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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불러볼 이름, 설월리

  • 기자명 시민필진 김창일
  • 승인 : 2018.06.15 16:05
  • 수정 : 2018.08.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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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도 집도 물건들도 세월에 장사 없다.

팔팔했던 몸도 나이를 먹으며 한 두 곳 고장이 나기 마련. 관절은 삐그덕 거리고, 허리는 굽어진다.

태어나 가졌던 치아는 금니나 임플란트를 해야 밥을 먹을 수 있다. 큰 수술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쉬운 예로 자동차를 들 수 있겠다. 시원스럽게 내달린 차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수리비가 든다.

어차피 소모품은 갈아야 하고, 멀쩡했던 부품이 고장 나면 바로 이때, 새 차에 대한 욕구가 발동된다.

하물며 집은 어떻겠는가? 오래 살면 낡게 되고, 집 역시 수리를 해야 한다. 이것도 귀찮으면 이사를 하면 된다.

공간 활용이 잘 된 요즘 주택을 보고 있자니, 새 집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젊은 세대야 조금 덜 하겠지만, 부모님 세대는 이사가 쉽지 않다.

바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가족처럼 생활했던 이웃과의 이별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명에는 새로 지은 아파트도 많고, 다세대 주택이 모여있는 지역도 있다. 이 중 설월리는 가장 목가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마을이다.

오래된 주택이 많은 설월리.

설월리도 도시개발을 피해갈 순 없었다.

가구마다 찬ㆍ반은 있겠지만, 설월리(구름산지구)는 2015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후 지장물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측량, 기본설계, 감정평가, 개발계획변경 등을 진행했으며, 현재는 실시계획인가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교육환경평가, 교통영향평가(변경) 및 실시계획의 분야별 계획(안)을 작성 중에 있다.

개발을 위한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제는 볼 수 없다는 맘이 앞서 설월리를 찾았다.

 

 

 

 

지털광명문화대전을 보면 설월리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조선 중기의 명재상이었던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이 관직에서 물러나 영당말에 살면서 호미로 농사를 지었다고 하여 ‘호미 서(鋤)’자를 써서 서월리(鋤月里)라 하였다가 발음이 변하여 설월리라 하였다는 설, 이원익이 눈 오는 밤에 마을길을 걸으면서 사색에 잠기곤 했다 하여 설월리(雪月里)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설월(雪月)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눈과 달’ 또는 ‘눈 위에 내리 비치는 달빛’이란 의미다.

 

전자보다 후자가 더 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눈이 왔을 때, 달빛이 비치면 설월리의 이미지가 더 잘 설명될 것 같다. 설월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고, 산으로 이어지는 넓은 공터가 많아던 터라 달빛이 그대로 비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도심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의 풍경처럼 인공적인 느낌은 덜할 테니까.

 

설월리에는 텃밭이 많다. 인공적인 개발로 만든 텃밭이 아닌, 자연 그대로 방치된 공터에 농사를 짓는 곳이다.

도시농부라고 해야 할까? 큰 길에 인접한 마을이라곤 느껴지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참샘물 약수터에는 아직도 약수가 흐르고 있다. 바가지를 집어 약숫물을 담아 시원하게 한 모금 넘기니 갈증이 사라진다.

요즘은 집집마다 정수기를 들여 놓고 수돗물을 정수해서 마신다. "물맛 좋다~"라고 시원스레 얘기했던 날이 언제였을까.

단지, 수돗물을 정수했다는 안심이 더 큰 오늘을 살고 있자니 씁쓸함이 몰려온다.

 

 

 

마을을 돌고 버스를 타러 나오는데 마실을 나온 할머님들이 보인다.

설월리에서 오랜 시간 이웃으로 지낸 듯이 보였다.

 

개발이 시작되면 지금과 같이 느리지만, 정(情)으로 향기로운 설월리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부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 주민을 위한 새로운 설월리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설월리 풍경 더하기

 

 

그립다 말을할까 하니 그리워...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 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 노래출처 : 바람의 노래(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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