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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또 하나의 나무로 서기까지

여성이 살맛나는 폭력없는 세상을 꿈꾼다... '광명여성의 전화 창립20주년 기념 여성인권영화제'

  • 기자명 시민필진 김정옥
  • 승인 : 2018.09.18 15:19
  • 수정 : 2018.09.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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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서로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

명절날의 우리집을 떠오르게 해 씁쓸했어요.

 

-김지은(철산동)

 

『김장』은 주인공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영상도 흔들린다. 분명히 피해자는 잘못이 없는데 ‘피해자는 끝없이 피해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난 9월4일(화) 오전 10시 평생학습원 강당 2층에서 여성의 전화 창립20주년 기념 여성인권 영화제가 진행됐다. 상영된 영화는 모두 3편으로 『까치까치 설날은』, 『김장』, 『언프리티 영미』로 약 27분 내외의 단편영화다.

 

 

영화 '까치까치 설날은'
영화 '까치까치 설날은'

 

  • ‘까치까치 설날은’은 온가족이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야 하는 설날에 벌어지는 가족 간 갈등을 다룬다.

 

  • ‘김장’은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내면과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어 하지 않는 주변인들의 심리가 상영 내내 관객사이로 무겁게 흐른다.

 

  • ‘언프리티 영미’는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든 예뻐지려고 하지만 만족이 안 된다. 상처를 준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배우게 된 랩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영미의 모습이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영화 '김장'
영화 '김장'

 

 

주최 측은 “늘 있을 법한 일상을 다룬 작품을 골랐다. 내용이 너무 무겁거나 비참하고 우울하면 우리 일이라기보다 남의 일로 치부하고 말 것 같아서 누구나 공감함과 동시에 인권에 대한 인식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랐다.” 라고 영화 선정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작년에 여성인권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서 딸까지 데리고 왔다는 시민에게 여성인권하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물었다.

정말 세상 좋아졌어요.  억울한 일이 있어도 여자는 그저 그렇게 사는가 보다 했지요.

요즘 애들은 어림없어요. 딸에게 가끔  ‘네가 여자니까 좀 참아라’ 하면 펄쩍 뛰지요.   -주정숙(광명동)-

주정숙 씨
주정숙 씨

 

 

우리는 중간에 낀 세대라서 더 힘들어요.

세상이 변한 걸 이해 못하는 부모와 제 의견이 또렷한 아이... 힘듦은 끝이 없네요.  -딸 노윤명 -

 

 

 

지금껏 열심히 달려왔듯, 앞으로의 20년도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힘쓸 것

 

 

 

이날 평생학습원은 이른 아침부터 여성인권영화 관람을 미리 신청한 참가자, 광명시민, 타 지역 여성 단체 등 약 12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성의 전화가 걸어온 20년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여성이 겪는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성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흔적이 개회식 축사만 들어도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훈훈했다.

김성현 목사(하안동 한길교회)와 정애숙 회장(여성의 전화)이 영화 소감을 나누는 프로그램 '톡톡톡' 이 영화가 끝난 후 이어졌다.

정 회장이 “관객 모두가 엄마로, 딸로 빙의 되면서 영화를 보시지 않았을까 한다.”고 운을 떼자, 관객은 “네!”라고 한마음으로 입을 모아 답했다.

다음은 '톡'에서 다뤄진 의견들이다.

 

지금은 '톡톡톡' 타임
지금은 '톡톡톡' 타임

 

 


 

  • 성폭력 피해자의 시간은 상처받은 그대로인데 설렁설렁하게 하는 김장처럼 대충 버무려 묻어 두려는 안일함이 두렵다.
  • 우리사회는 가해자의 말에 익숙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회다.
  • 미투(Me Too) 생각이 저절로 났다. 더 이상 성차별 권력구조는 없어야 한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났는데 치료하지 않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충 넘어가면 상처가 속으로 썩고 곪아 몸 전체가 망가지는 것과 같다. 당장 아프고 흉터가 생기더라도 바로 치료해야한다. 이것이 미투의 배경과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문제인식을 하면서도 본인 자식은 성형수술을 시킨다. 실력보다 외모로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 '언프리티 영미' 中
영화 '언프리티 영미' 中

 

 

  •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성실성, 좋은 품성으로 역량을 평가하는 인권감수성을 가져야겠다.
  • 이번 인권영화는 여성인권만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대중들이 좀 더 인권에 민감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여성의 전화에서 해왔다. 물론 법과 제도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생활에서 바꾸어나가야 한다.

 


 

다음날, 광명 여성의 전화 상담소를 다시금 방문했다.

 

♤광명여성의 전화를 설립하게 된 계기?

 

1996년 이상희 할머니 사건이다. 사위가 지속적으로 딸을 폭행하는 것을 보다 못한 친정엄마가 우발적으로 사위를 살해한 사건이다. 많은 여성이 직언과 구명운동을 했고 여성단체가 합류했다. 이것이 광명 여성운동의 시작이었다. 가정 폭력 때문에 경찰에 신고를 해도 국가가 가정 일에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되돌아오던 때다. 이 사건은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광명여성의 전화가 하는 주요 활동?

 

여성경제교육, 여성의식,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 성교육강사양성교육, 여성인권교육, 초. 등. 고 및 성인 폭력예방교육을 한다.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여성정책 모니터링, 이주여성 지원사업을 했으며 매년 7월 여성주간행사로 여성단체와 지역단체와도 활발하게 연대하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딸ㆍ 아들 캠프는 부모가 자녀를 가장 보내고 싶어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든 활동은 후원금으로 이뤄진다.

또한 부설 가정폭력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화 면접 사이버상담을 하고 있다. 여성이 긴급하게 위기를 호소하면 잠시 피해서 쉴 수 있는 쉼터를 안내하고 법률이나 치료가 필요할 때는 국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돕는다. 가정폭력 상담이외에도 직장문제, 대인관계와 같은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다양하고 폭넓은 문제를 상담한다.

 

 

남성이라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여성은 무엇에 해당할까?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돌직구 질문.

얼떨결에 “뿌리”라고 답했다. 집안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 여성이라는 나름대로의 계산을 깔고서 말이다.

하지만 답은

.

.

“또 하나의 나무"

“대부분 기둥이라느니 나뭇잎, 꽃, 열매, 뿌리 등으로 대답하죠. 이제는 누구의 딸, 며느리, 아내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평화롭게 남녀가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공존해야 합니다.

국가가 나서는 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구요.“ 

 

성의 전화 상담 건수는 2017년 총 1,202 건이다. 이중에 가정폭력이 1,00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623건(6월 현재)이다.

상담 수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스스로 자신이 못났고 부끄럽다는 생각의 틀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자존감을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상담으로 마음이 치유되고 생활을 되찾은 여성이 이곳의 활동가가 되어 또 다른 피해자 여성을 돕기도 한다.

여성의 전화가 일궈낸 결실은 이 가을에 어느 때보다 더 풍성할 것 같다.

 

 

 

상담 중, 여성들이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릴 때는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여성의 전화를 제2의 친정이라고 말하곤 해요.

다시 태어났다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보람도 되는 한편 뭉클합니다.

 

 

●상담전화 : 02)2060-2545

●상담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월~금)

●면접상담 : 전화상담후 예약

●문의 : 02)2060-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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