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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내 존재의 이유, '디자인, 그리고 나눔'

세 번째 만남,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

나는 디자인한다. 고로 존재한다.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8.12.24 09:25
  • 수정 : 2019.01.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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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삶은 하루하루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현실과 마주하면서 항상 정답을 찾을 순 없겠지만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면 안 된다.


 

 

배상민 교수는 늘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나는 왜 디자인을 하는가? 

과연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는지 배상민 교수의 여정을 찬찬히 따라가보기로 하자.

 

배상민 교수. 그가 디자인한 바지가 인상적이다.
배상민 교수. 그가 디자인한 바지가 인상적이다.

 

 

90년대 초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배 교수는 뉴욕에서 머문 14년 동안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다.

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든 1등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쓰러질 때마다 홍삼액기스를 한 숟갈씩 먹으면서 악착같이 공부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그 당시 20대였던 배 교수에게 롤모델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디자인 분야의 최고 마스터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책과 뉴스에서 보던 유명 디자이너들이었다.

70세 80세가 넘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활동하는 전설적인 마스터들의 공통점이 뭘까. 유심히 지켜본 결과, 그들은 3H를 가지고 있었다 한다.

 

 

배교수의 제안 : 본인의 3H는 무엇인지 정의해보고, 반드시 찾을 것
배교수의 제안 : 본인의 3H는 무엇인지 정의해보고, 반드시 찾을 것

 

1. HEART

PASSION(열정) DREAM(꿈)이다.

70세가 넘은 한 디렉터는, 배 교수에게 한국말을 배우는 건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1년 동안 배웠다.

마스터들은 20대 청년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2. HEAD

KNOWLEDGE(지식) SKILLS(기술) EXPERIENCE(경험)이다.

인생을 살면서 꿈과 열정만으론 절대 뭔가를 이룰 수 없다.

꿈에 합당한 경험과 지식과 기술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

 

3. HAND

SHARING (나눔) IMPLEMENTATION (실행)이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본인뿐만이 아니라 동료와 커뮤니티, 이웃을 위해서 나누면 결국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배상민 교수의 3H는 무엇일까? 그는 3D라 요약했다.

  • HEART-DREAM (나는 꿈꾼다)
  • HEAD-DESIGN (꿈꾼 것을 디자인 한다.)
  • HAND-DONATE (디자인한 것을 나눈다.)

=> ID+IM 나는 디자인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세 가지 3H-3D가 배 교수에게 디자인을 하는 이유, 더 나아가 그가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가 되었다.

 

 

구멍 뚫린 삶

디자인이란 뭔가 사람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사회를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제가 더 나쁘게 만들고 있더라구요.

 

배 교수는 뉴욕에 있는 가장 오래된 디자인 학교 파슨스 스쿨의 교수였고, 디자이너를 스무 명 정도를 둔 자신의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배 교수가 처음 꿈꿨던 뉴욕 최고의 디자이너라는 꿈에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

 

그럼 기뻐야 하잖아요? 근데 하나도 기쁘지가 않은 거예요. 

 

메이시스 백화점에 그가 디자인한 제품이 처음 발매되고, 1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았던 것이다.

 

 

제가 매일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에게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을

신상이라는 이름으로 껍데기만 화려하게 바꿔서

돈을 쓰게 만드는 앞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저를 보았죠.

 

 

90 : 10

 

하루에 한국 돈, 만 원 이상 소비할 수 있는 전 세계 인구는...  상위 10%

이 말은 나머지 90%는 하루에 만 원을 소비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더 심각한 건 그중 80%는 하루에 이천 원도 소비할 수 없는 극빈자이다. 매일 죽음의 공포 앞에서 하루하루 연명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99.9%의 디자이너들은 상위 10%를 위해 디자인을 한다.

2005년 힘든 고민 끝에 14년 동안의 뉴욕 생활을 접고 배 교수는 카이스트로 왔다. 그리고

 PHILANTHROPY DESIGN(사람을 사랑하는 디자인)을 시작했다.

 

 

하트모양일 때, 불이 가장 밝아요.

배상민 교수가 디자인한 갓이 움직이는 등
배상민 교수가 디자인한 갓이 움직이는 등

 

 

나눔 프로젝트

 

카이스트에서 매년 자선상품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판매액 전액(수익금이 아닌 매출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사업이다.

나눔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고 포장을 뜯는 순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전액 기부가 된다.

 

2006년도에 처음 나왔던 CROSS TO CUBE MP3 플레이어. 미국 최고 권위의 디자인공모전인 IDEA DESIGN AWARD에서 애플을 제치고 은상을 받았다.
2006년도에 처음 나왔던 CROSS TO CUBE MP3 플레이어. 미국 최고 권위의 디자인공모전인 IDEA DESIGN AWARD에서 애플을 제치고 은상을 받았다.
전기를 쓰지 않고 박테리아가 생기지 않는 가습기 LOVE POT. 2007년도 4대 어워드를 다 석권했다.
전기를 쓰지 않고 박테리아가 생기지 않는 가습기 LOVE POT. 2007년도 4대 어워드를 다 석권했다.

 

 


가짜 제품 주의!!
진품확인법 : 앞부분에 나눔, 뒷부분에 카이스트 IDIM   트레이드마크 확인


 

내부 온도를 알려주는 텀블러 HEARTEA. 이 제품도 2년 연속 4대 어워드를 다 받았다.
내부 온도를 알려주는 텀블러 HEARTEA. 이 제품도 2년 연속 4대 어워드를 다 받았다.

 

 

씨드 프로젝트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경 지역에 있는 한 마을.

아이들이 학교도 안 가고 왕복 8시간을 걸어서 물을 뜨러 다닌다.

배 교수 연구팀은 황토와 흰개미 집, 소똥 등 그 나라 재료만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정수기를 만들었다.

100mL2800마리의 대장균이 득실대던 5급수의 물이 필터로 걸러지며 1급수로 바뀌었다.

그리고  1년 후, 온 마을이 전부 이 정수기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걸 확인했다.

 

아프리카 마을 사람들은 정수기를 배 교수팀에서 개발한 것인지 모른다. 동네 이웃집 아이들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동등한 입장에서 돕는 것이 씨드프로젝트의 핵심.
아프리카 마을 사람들은 정수기를 배 교수팀에서 개발한 것인지 모른다. 동네 이웃집 아이들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동등한 입장에서 돕는 것이 씨드프로젝트의 핵심.
 

 
 

  아프리카나 제3세계에 가서 뭔가를 나눠준다는 것을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그들의 물질적인 삶뿐만 아니라 정신과 문화 세계를 유지해주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 동등하게 독립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리카에는 말라리아로 인해 30초마다 어린이가 한 명씩 죽는다.

UN에서는 모기향, 에프킬러, 모기장을 제공하지만 지속가능성이 없다. 끝도 없이 줘야 한다.

 

이 제품은 2분을 흔들면 충전이 된다. 버튼을 누르면 모기가 가장 싫어하는 초음파가 나간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이 제품은 2분을 흔들면 충전이 된다. 버튼을 누르면 모기가 가장 싫어하는 초음파가 나간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지역사회에 씨앗이 뿌려지면 배 교수팀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이것이 씨드 프로젝트의 비전이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여러분은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거기 계신 겁니다.

크기나 규모는 상관없어요. 나눔을 실천하세요.

 

배 교수는 강조했다.

죽을 때까지 꿈꾸세요.”

지금 이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기 계발하세요.”

디자이너 사이에서는 생물학적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여러분의 스토리로 그 자리에서 나누시기 바랍니다.

삶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면서

승리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배상민 교수와 제자들
배상민 교수와 제자들

 


누구나 꼭 그것을 해야만 행복하도록 타고난 무언가가 있다자기가 타고난 것, 그 한 수로 자아를 실현하고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의 비밀!

 배상민 교수에게 디자인이란 바로 그 신의 한수가 아니었을까.

열정,오기,노력을 동력으로 꿈을 이루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찾아낸 삶의 지혜를 귀하게 얻어간다.

 

평소에 배상민 교수가 멘토였다는 한 친구를 만나 후기를 들었다.

 

 

 

- 청년, 인생을 묻고 답하다 <운명> 편이 이어진다.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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