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열기로 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에 대한 관심이 뜨거지고 있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첫 발을 떼게 되면 북한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육로 운송이 가능해지면서 세계 물류 허브 선점을 위한 지자체들의 '시발역'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도내 지자체들에 따르면 한국철도건설협회가 주관한 국회철도정책 세미나에서는 남북 고속철도 출발역으로 광명역을 비롯해 서울역, 삼성역, 부산역, 목포역, 오송역 등이 거론됐다.
이 세미나에서 김시곤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북 철도 출발역은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역은 모두 가능하지만, 국제 철도의 효율성을 위해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철도 시발역의 필요조건은 우선 독립터미널과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철도역 터미널 운영에 대한 수요 가능성 여부와 KTX 시·종착역 및 분기점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객이 국제간 이동을 위해서는 국경 통과 시 기본적으로 출입국관리(CIQ)를 수행한다.
CIQ는 국가 간 이동을 할 때 거치는 3대 수속으로 세관검사(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을 의미한다.
철도의 경우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국제 철도역 여객·화물터미널이 필요하고, 화물의 경우도 총기·마약 등 수출입 금지품목, 관세, 검역을 위한 CIQ 기능을 갖는 장소가 국경 주변에 별도로 있다.
이처럼 타 교통수단과 달리 국제여객철도의 경우 CIQ 터미널 기능을 갖춘 철도역은 시발역이 될 수 있다.
남북 철도 출발역 선정기준 및 평가에서 독립터미널과 국제철도 플랫폼을 확보한 곳은 경부선에서는 서울역·광명역·오송역·대전역·동대구역·부산역이며, 호남선에선 익산역·광주송정역·목포역, 삼성·수서 SRT선에선 삼성역·수서역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후도시 인구 규모면에서는 500만 명 이상인 서울역·광명역·부산역·삼성역·수서역 등이 꼽혔으며, 상징적 의미의 출발역으로는 서울역·부산역·목포역·삼성역 등이 추천됐다.
김 교수는 "수도권의 이용인구와 철도가 북쪽 방향인 것을 감안해 경의축에서는 서울역·광명역, 경원축은 삼성역, 상징성을 감안하면 고속철도가 출발하는 부산역과 목포역을 추천한다"고 제시했다.
이외에 남북 철도가 연결되는 노선과 역의 규모에 따라 경기 북부지역의 파주, 연천, 철원, 포천 등도 철도의 시발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남북 일반철도 및 물류철도 시발역으로는 '국경 인접지역'인 파주시 도라산역이 거론되고 있다. CIQ가 이미 설치돼 있고 접경에 가장 인접한 철도역이기 때문이다.
남북철도 연결이 가시화되면서 지자체들은 저마다 시발역 유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준비작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