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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두려움을 넘어 이해의 문을 연다

  • 기자명 시민필진 정라영
  • 승인 : 2019.04.03 16:23
  • 수정 : 2019.04.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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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여성비전센터에서는 <2019년도 세계여성의 날 및 광명시 여성비전센터 개관 21주년>을 기념하여 327일 특강을 개최하였다.

 

1998년 2월 4일 개관한 광명시 여성비전센터는 여성들의 능력개발과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통한 성 평등에 기여하기 위해 건립되었으며 올해 처음으로 기념강연 행사를 준비했다. (강연자 허경 씨)
1998년 2월 4일 개관한 광명시 여성비전센터는 여성들의 능력개발과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통한 성 평등에 기여하기 위해 건립되었으며 올해 처음으로 기념강연 행사를 준비했다. (강연자 허경 씨)

 

 

빵과 장미를 달라

세계여성의 날(38)2018년 우리나라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이 날은 19083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의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부터 시작됐다.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여기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하는 것이다.

이후 유엔은 1975 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3 8 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1898년에 발표된 한국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서인 여권통문(女權通文)
▲1898년에 발표된 한국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서인 여권통문(女權通文)
이루다님의 '여권통문' 낭송
이루다님의 '여권통문' 낭송

 

 

여권통문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들 스스로 권리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는가? "니체와 푸코, 레비나스가 바꿔놓은 세계와 여성"

 - 철학자 허경

강의는 현대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 니체, 푸코, 레비나스 사상의 핵심과 맥락을 짚어보면서,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저마다 봉착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철학적 사고와 방향 제시로 이뤄졌다.

 

 

최악의 권력 정당화 형식은 논리적 설득

최악의 부모, 권력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 

 

- 미셀 푸코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합리성은 자기 정당화의 궁극적 버전이다. 말을 잘하여 논리적 설득으로 사람의 본질과 목적을 대신 규정해주는 것이 예전에는 폭력이 아니었으나 이것이 진짜 무서운 폭력이라는 것이다.

푸코 이전에는 합리성과 폭력이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푸코 이후에는 합리성과 폭력이 양립하게 된 것이다.

, ‘합리적이면 폭력이 아니다’, ‘사랑하면 폭력이 아니다가 아니고 합리적이고 사랑해도 폭력이 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옆으로 자라는 나무를

위로 자라게 하려고 곧은 나무를 대고 묶어 놨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그린 걸까 안 된다고 그린 걸까?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첫 페이지 그림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첫 페이지 그림

 

특강 참석자 대부분은 안 된다.에 손을 들었다.

이 그림은 원래 18세기 말 교육학 책에 나오는 그림으로 옆으로 자라는 나무를 교정해야 한다고 그린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명제가 하나 나왔으니, 바로 교육은 교정이 아니다.” 이다.

 

 

너는 항상 틀리고, 나는 항상 옳아 !

 

미셀 푸코는 우리식 표현으로 '꼰대'를 도덕적 정형외과 의사라고 불렀다.

도덕적 정형외과 의사는 다른 사람을 자기의 도덕적 기준으로 뜯어 고치려는 사람으로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은 할 수 없는, 어떻게 하면 같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말이 '관용'이다.

나는 네 의견에 반대하지만

네가 네 의견을 말할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에 내 목숨을 바치겠다

-18세기 프랑스 볼테르

 

당신이 경멸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실상 당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그 사람이 말할 자유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촘스키

 

우리는 모두 경청의 중요성을 안다. 꼰대처럼 굴지 않고, 타인이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그런데 경청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능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제 그것을 배워보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데 왜 평등하며 언제부터 차별하게 되었을까? 무엇이 진실일까?

 

플라톤은 진리는 영원불변한 보편적인 그 무엇이고 그 개별자인 특수자들에게는 진리가 없는 것으로 규정했다.

, 자연의 이치에 따르느냐 어긋나느냐에 따라 아름답고 추함을, 훌륭함과 나쁨을 판단한다.

 

 연에 대한 해석의 독점이 정치권력 정당화의 궁극적 버전으로

여성을 여성다움으로 규정짓고 불평등이 마치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79년 Stuart McArthur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은 남반구가 지도 아래쪽에 표시되는 것에 반발해 '정확하게 수정된' 지도
▲1979년 Stuart McArthur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은 남반구가 지도 아래쪽에 표시되는 것에 반발해 '정확하게 수정된' 지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기? 광명시가 아니라 영국의 그리니치가 경도의 시작점?

 

이제까지 자연의 순리이고 법칙이라고 여긴 것, 그것을 어기는 사람을 비정상이라 치부한 것은 결국 권력투쟁의 정당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여성과 남성의 문제는 자연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학의 문제이고 권력의 문제다.

여성과 남성 모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왜 이런 강의를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기득권자인 남성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여성 골대 쪽으로 공이 들어간다. 결혼한 사람인 경우 시댁에 가서 남편이 중립만 지키고 있으면 여성은 계속 노동을 한다. 이 상황을 교정하려면 끊임없이 권력투쟁을 해야 한다.

올바른 여성학 해결책은 반드시 남성들의 불편을 수반한다.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서러운 일을 배우는 것,

섭섭한 일을 당하는 것을

배우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불편한 건강함이다.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며, 심지어 인간의 인식 능력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이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기득권자이고 가해자인 사람은 남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자신이 바뀌지 않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권력자이다. 그래서 상대에게 무관심하고 공감하지 못하며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 이해란?


com+préhension 같이 포착한다는 의미, ' 나만 아는 것이 아니라 너와 같이 안다 '는 것


 

우리는 때때로 자기만의 지도를 그려놓고 상대와 겹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 그를 비상식적이며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도덕성의 우열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그냥 다른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 스타일의 차이일 뿐이다.

내가 너를 이해한다.‘고 말할 때 그 이해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식하면서 상대를 규정하는 것이 규정폭력이다. 이해가 궁극의 폭력이 되고 마는 것.

 

무조건적인 환대는 당신이 타자(他者, I’étranger), 새로 온 사람, 손님에게 무엇인가 답례해줄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것, 심지어는 그 또는 그녀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설혹 그 타자가 당신에게서 당신의 지배력이나 당신의 가정을 빼앗는다 할지라도,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그것이 무조건적 환대의 조건이다.

-자크 데리다 환대, 정의 그리고 책임 : 자크 데리다와의 대화

 

이방인에게 무조건적인 환대를 할 수 있는가? 누구도 쉽게 환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해 레비나스는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타자(I’étranger)가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낯선 어떤 것, 낯선 생각 자체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견고하게 지키고 있는 성이 무너질까 두렵기는 하지만 타자(I’étranger)를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여보자.

 

 

사랑하고 상처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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