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전통 시장의 끝자락.

광명2 동 104-16 번지에는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되는 냉면집이 있다.

양명순(64)·김현수(64) 부부가 23년째 운영하고 있는 '해주냉면'은 착한가격과 맛으로 소문난 냉면집이다. 초여름부터 한여름에 더운 열기를 식혀주는 냉면도 냉면이지만 특별한 맛과 정성 덕분에 23년간 손님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게 안 한쪽 벽에 붙은 내용이 인상적이다.

♣ 해주 냉면이 처음 개업한 때는 언제인가요?

광명에서 결혼 후 1986 년부터 광명에 살았고 두 딸 모두 광명에서 태어났습니다. 해주냉면은 1996 년  5 월 개업했으며, 해주와 개성은 양가 부모님 고향으로 부모님 모두 실향민이셨습니다. 집에서 먹던 냉면과 만두의 맛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황해도식 냉면과 만두를 직접 빚어 향수를 달래고 실향민들을 위하고자 냉면집을 열게 됐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오전 11 부터 오후 9 시 30 분)   까지 영업하며 일요일은 정기휴일 입니다. 2017년 가게 옆 매장으로  확장 이전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원래 1996 년만 해도 우리 가게 앞 신작로에서 10 일장이 열렸었고, 그 전에는 5 일장이 열렸어요. 그래서 냉면가게가 더 번창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게가 생기기 전 정감어린 골목길을 기억하는 광명시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 해주냉면이 다른 냉면과 어떤 점에서 가장 다른가요?

해주냉면은 맛있게 매운 냉면으로 담백한 물냉면과 비빔 두 가지이며 모든 재료는 국내산으로 최상의 재료만 사용합니다.

원래 황해도 해주 냉면에는 무가 많이 들어가요.우리 냉면도 무를 많이 넣고 있습니다. 경북 예천에서 태양초 고춧가루 1 년치를 계약해 집에 저장해놓고 일정한 맛을 내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고추 하나하나 손으로 손질하고 질 좋은 사골과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서 재료의 유통마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비싼 원가를 손님에게 부담 시키는 것이 아닌 손님이 원하는 맛있고 건강한 냉면의 맛을 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 냉면집을 운영하면서 인상에 남는 손님이나 일화가 있으신지?

단골손님은 주로 지역 동네 주민들이시죠. 냉면 맛을 잊지 못해 멀리서도 찾아오시는 고객들도 많이 있습니다. 냉면의 맛있는 매운 맛을 잊지 못해 출산 직후 우리 가게를 찾아온 산모도 있었고, 일주일에 한두 번 해주냉면을 먹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냉면 마니아 손님도 많습니다. 오랜 손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 특별히 더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광명시 착한 업소로 선정되면서 많이 홍보가 되었는지 좀 더 손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가족같은 고객들에게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않지만 물가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3-4년 마다 500 원씩만 인상하고 있습니다.

1997 년 IMF 때 손님이 많이 줄어 어려웠던 적도 있었고 그때 1,800원 하는 냉면이 2,000원, 2,500원, 현재 5,000원에 이르렀지요. 할머니, 할아버지 손잡고 오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 이제 단골손님이 되는 것을 볼 때 보람이 느껴집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뉴타운 4 구역으로 선정돼 2,3년 이내 가게 이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높아진 권리금 때문에 걱정입니다. 25 년 동안 착한 가격과 최상의 맛을 손님에게 나누며 자리를 잡게 된 가게를 옮겨야 하는 게 다소 부담스러워요. 원가상승과 운영으로 인한 부담이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또 손님과의 오랜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늘 이웃에게 베풀고 성실하게 살자는 좌우명대로 지역에서 외식조차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 식사제공 등 작은 나눔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착한가격업소」

2011년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대책으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요금 안정화를 위해 도입되었다.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행정자치부에서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