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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있어 외롭지 않았네, 이 골목길

광명5동 이동식 공연

“안녕, 광명”

  • 기자명 시민필진 정라영
  • 승인 : 2019.06.19 10:17
  • 수정 : 2019.06.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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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이 공연장이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광명5동 골목에서 67~ 9일에 걸쳐 광명문화재단 초이스 EVENT 안녕 광명, 광명 새로 보기공연이 무료로 진행됐다. 야외에서 이동하며 관람하는 형태로 공연예술단체 코끼리들이 웃는다.’에서 제작한 것이다. (주관 : 광명문화재단, 후원 : 광명시)

 

토요일 오후 5, 관람을 위해 광명문화의 집을 찾았는데 삼삼오오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사전예약으로 전석(매회 35) 매진되는 인기 공연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50분 동안 이동하면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길거리에서 배우의 목소리가 들릴까?

 

동네 주민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한 방에 날리는 방법은 헤드폰을 통해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는 것이다.

 

거리에서 행해지는 연극, 서커스 등의 모든 예술 활동을 거리예술이라고 하는데 오늘의 공연도 거리를 이동하면서 하는 연극이다. 공연장을 찾아가지 않고 생활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화와 예술에 소외된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을 예술과 연결시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코끼리가 웃는다] 공연단체에서는 이번 공연을 위해 3개월 전부터 광명5동을 찾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공연을 해야 할지 막막했으나 시민들과 소통하며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시민들의 삶의 애환과 마을의 오래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직접 시민을 길거리 캐스팅하여 연극에 참여시켰다.

 

 

시작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가자 헤드폰을 하나씩 나눠준다.
시작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가자 헤드폰을 하나씩 나눠준다.

 

 

어딘가에서 이야기꾼 배우의 목소리가 헤드폰을 통해 들려온다.

모두들 두리번거리며 배우를 찾았는데 앞 건물 2층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처음부터 색다른 공연에 탄성과 기대가 가득하다. 관객들은 배우의 대사에 따라 바라보고, 이동하고, 생각해보고, 느껴본다.

 

누가 관객이고 배우인지,

누가 주민이고 방문객인지 알 수 없지만 배우와 관객들은 그들만의 세계로 진입한다.

 


광명5동의 옛 지명은 너부대로써 말 그대로 넓은 터를 나타내고 동, , 남쪽이 확 트인 남향의 마을이다.

현재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및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아파트 단지를 제외한 일부지역이 뉴타운 개발지역에 포함되어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안녕, 광명은 이러한 광명5동을 바탕으로 오래된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헤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배우의 설명에

모두들 귀를 쫑긋

 

이동식 공연은 거리를 중요시합니다.

관찰하기 위해 온 것이지 관찰당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네사람들이 관객을 의식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세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흘러나오는 음악에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몸을 맡기면 됩니다.

 

 

이동식 공연은 동네의 모든 것이 소품이 된다. 주택과 담장을 넘는 고양이 그리고 풀과 나무, 바람까지.

분명 이야기꾼 배우와 같이 출발했는데, 어느새 사라졌다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어떤 건물이나 골목에서 나타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거주 비율이 주택을 넘어섰고 우리 광명도 아파트 비율이 더 높지만 광명5동은 아파트보다 단독, 다세대, 다가구주택이 더 많다.

그래서인지 골목마다 오래된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었다.

어떤 연립주택은 5개 동 중 2개 동만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뉴타운 지역은 아파트로, 그 외 지역은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는데 광명시에서 첫 번째로 오는 10 월부터 너부대 마을 재생사업을 시작한다.

 

광명5동은 너부대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20~30년간 살아온 주민들이 많은데 무허가 건축물이 많고 비만 오면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구도심이다.

 

오래되고 낡은 집들을 허물고 아파트로 올리는 것도 좋다. 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집들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재생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이들을 기억의 한 켠에 꼭 간직하도록 하자.

 

거리를 이동하는데 지나던 주민이 지금 뭐하느냐고 묻기도 하고 잠깐 동안 공연 길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같은 시공간에서 관객들만의 세계를 공유하며 눈가와 입가에 미소 가득이다.

예상치 못한 배우의 등장에 놀라고 어떤 때는 정말 깜짝 놀라 모두 파안대소다.

 

어느 골목길을 돌아가니 REMING, 과자굽는 쀼 등 예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어느 골목길을 돌아가니 REMING, 과자굽는 쀼 등 예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이제까지 진지하게 바라본 적이 없었던 우리 이웃들의 삶을 바라보고 골목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

 

 

대성 참기름 앞에서는 여러 명의 배우들이 참기름을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며 헤드폰 밖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음악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했다.

오래된 것, 현재의 것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빨리빨리를 외치며 새로운 것, 화려한 것, 높은 것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러 명의 배우들이 놀이터에 등장하여 선보였다.

 

 

놀이터 앞
놀이터 앞

 

 

50분 공연의 마지막은 골목길 위 언덕에 아담하게 자리한 장미연립이다.

오래 되어 낡긴 했지만 그곳에 살고 계신분이 정성껏 키우고 있는 창가의 초록이들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장미연립 앞
장미연립 앞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젊은 배우들이 손을 잡고 함께 퇴장하며 50분의 공연이 끝이 났음을 알린다.

 

 

뒤로 보이는 고층아파트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같이 하는 이들이 있기에 마을 주민들은 외롭지 않다.

 

 

 

 광명문화의 집 안에 적혀 있던 글귀로 마무리한다.

 

예술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이웃을

자신의 지역을 사회를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 토니 쿠시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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