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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소녀상’의 시작은 ‘기림비’였다

전국 75곳의 ‘소녀상’을 화폭에 담은 청년 작가 김세진

  • 기자명 시민필진 최지오
  • 승인 : 2019.08.08 16:31
  • 수정 : 2019.08.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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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극한의 상황인 전쟁. 그 전쟁 속에서도 약자는 존재한다. 총과 칼보다 강간을 두려워하며, 비인간적인 성적 폭력 속에서 오랜 시간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꾹 참고 여성들은 버텨왔다. 그들이 받은 상처와 아픔을 함부로 얘기조차 할 수 없는 시기를 넘어 시간은 흘렀고, 2019년 광복 74주년을 맞이한다. 그러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938년 3월 4일 일본군의 위안부 모집에 관한 명령서

 전쟁 속에서 침해받았던 여성의 인권과 폭력을 기억하고 소녀상’ 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21세기 현재에 와서도 전혀 변하는 모습이 아닌 일본, 군국주의의 허상에 대한 대한민국의 조용한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 지역별 특징과 각계각층의 자발적이고 상징적으로 만들어진 소녀상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평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평화의 소녀상‘을 화폭에 담고 ’평화의 소녀상을 그리다‘라는 책은 발간한 32살 젊은 예술인, 김세진 작가의 강연을 듣기 위해 지난 8월2일 금요일 저녁 7시 철산동에 위치한 철산도서관을 찾았다.

김세진 작가


 

기림비, 평화비, 소녀상 이 3가지에 대해 여러분은 아십니까?”

 그의 첫 강의 일갈(?)이었다.

원래 소녀상은 기림비

즉, 비석에서 출발 했습니다.

위안부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기획되고 세워졌지만,

일본은 반대와 압력에 대한

반일 감정을 시작으로  

조그마한 비석이 조금더

큰 평화의 비석으로,

여기서 더 나아가 청동의 동상으로

처음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기림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려 했으나, 한국에는 없고 오히려 일본에 더 많았다고 한다. “기림비는 위안부들을 기리기 위한 비석으로, 1977년 오사카 노자키 관음이라는 한국식 절의 ’이시다 류후‘스님이 최초로 비석을 세우면서 시작 되었습니다.”
 소녀상의 원래 이름은 ’평화‘를 기리는 비석이었다. 

 

오사카 노자키 관음절 입구 자료 https://company.matcha-jp.com/ko/

 

 마지막 강의에서 그는

일본의 강제 동원에 의한

위안부 활동에 대해 혹자들은

무엇이 자랑거리여서 나서느냐,

혹자는 왜 뒤에 숨어서 피해입은

이야기를 못해 주느냐는 등,

우리는 쉽게 그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의 아픈 과거에

대한 통찰일 수도 있지만,

위안부 할머니 개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무시하면서

우리가 함부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고 역설하고 있다. 2시간이 넘는 강의 안에서, 젊은 작가 김세진의 ‘소녀상’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랑과 정신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잔한 ‘미래의 희망’을 주고 있었다.

 

다음은 김세진 작가와의 인터뷰. 

 

 

필자 : 간략한 작가님 소개를 해 주십시오. 
작가 : 네, 저는 1989년생 김세진이라고 합니다. 상명대 만화에니메이션학을 전공했구요. ’평화의 소녀상을 그리다‘ 라는 첫 문집을 냈습니다. 원래는 만화가를 가려했지만 의도치

않게 수채화를 그리게 됐습니다. 

소녀상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사회 전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인해

국가적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정치가 우리와 전혀 동떨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에 깊은 위기의식을 느낀것이죠.

 

그 와중에 ’12.28 한일합의’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부의 독단적 처사에 대해 충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생들이 일본 대사관 안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며,

나도 생각에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이었기에 그리고,

한 없는 평화의 상징인

‘소녀상’이 만들어 지고 있었기에,

전국의 ‘소녀상’을 한 곳으로 모아보자는 생각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104일간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필자 : 작가님의 그림에서는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십니까?

 

작가 : 저의 그림은 전국 각지에 있는 소녀상들이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현재형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겨지지 않는 이상, 현지에서 현지 이웃들과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대구 12.28공원 대로변에 있는 소녀상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광명시 광명동굴 앞에서 시민들을 맞이하는 소녀상 등, 우리가 함께하고 있고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필자 :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앞으로의 소녀상은 어떤 ‘소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작가 :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의 소녀상이 나왔으면 합니다. 현재 전 세계에 111개의 소녀상이 있습니다. 이 중 김운성, 김서경 작가님의 작품이 70개 이상 됩니다. 물론 그분들의 작품도 다양성이 있지만, 현지에 호흡을 같이하는 현지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지역의 이야기를 하고있는 ‘소녀상’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필자 :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국투어를 하면서 긴급 상황이나 불편한 상황은 없었나요?
 

작가 : 있었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부산과 특히 서울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노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번은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그리려 할 때, 저를 끝까지 따라와 ‘나는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데, 이런거 하면 국가의 위신을 해치는 일이다. 국가 반역이 될 수 있다.’고 협박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내심, 무서웠죠 ㅎㅎ

 

필자 : 현재 작가님의 근황은?

 

작가 : ‘소녀상’ 관련 어른들과 단체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과 소녀상이라는 주제로 다큐멘타리를 준비 중입니다. 실제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소녀상에 대한 의지와 사랑은 굉장하거든요.  그리고 참신한 행동들과 연대가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아까 강의에서도 그 모습을 좀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 시민들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광명동굴 앞에 있는 ‘소녀상’도

저에게는 의미있는 장소였습니다.

광명 시민 여러분들이 한 분 한 분 생각해 주시는

‘소녀상’이 광명시 아이들의 역사관과 의식에 깊은

교육과 공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 퇴촌면 나눔의 집
광주 퇴촌면 나눔의 집

 

 

소녀상(Statue of Peace)

'평화의 소녀상' 이라고도 불리는 소녀상은 역사적 비극의 재발을 막자는 의미를 지닌 상징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하기 위해 만든 소녀 동상입니다. 

 2011년 12월 서울 종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되었으며, 이후 30여 개가 설치된 후에도 계속해서 건립 추진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10억엔의 배상금을 받고 더 이상 위안부 관련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12.28 한일 위안부 협상'을 체결했습니다.

협상을 체결한 후 일본은 소녀상을 철거할 것과 더이상 소녀상이 설치되지 않도록 힘써줄 것 또한 요구했습니다.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및 국민들 모르게 협상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고자 나섰습니다.

일본의 한 시민운동가 또한 이러한 한일 간 갈등에 대해 "한국 국민이 어디에 소녀상을 세우든 일본이 관여할수 없다." 며 도리어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해 반성해야 하며 반성을 담은 기념물을 자국에 설립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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