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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신 커피 한 잔, 또 다른 사람의 삶을 변화 시켜요

  • 기자명 시민필진 김정옥
  • 승인 : 2020.02.26 23:50
  • 수정 : 2020.02.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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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는 오는 5월 세계 공정무역위원회로부터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 막바지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10월 공정무역도시 추진 선언 후 그해 11월 공정무역도시 지원과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선포했다.

공정무역은 개발도상국 생산자와 경제 선진국 소비자 간에 물품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무역을 말한다. 평등하고 건강한 거래 속에서 생산자의 불평등한 인권 빈곤의 문제를 퇴치하는 사회운동이기도 하다. 

공정무역도시 인증은 지방정부와 의회의 지지, 지역 매장 접근성 확대, 다양한 공동체에서 공정무역 제품 활용, 미디어를 통한 홍보와 대중의 지지, 공정무역위원회 조직 등 5가지 기준을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다. 


광명시는 지난 1월 공정무역위원회를 발족했다. 공정무역위원회는 광명시 공정무역 기본 계획과 사업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조언하는 자문기관 역할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강주례(47) 공동위원장을 만났다.

 

 

현 광명나래아이쿱 이사장인 강 위원장은 자신을 자칭 ‘오지랖퍼’라고 소개한다. 집밥을 해먹고 맛있는 먹거리가 있으면 이웃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유익한 내용이 있으면 서슴없이 공유하는 게 일상이다. 시원시원한 나눔 속에서 사람들과 연결되었고 마을 조직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한다. 이번 공정무역위원회 위원장직 수락에 있어 “너무 큰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지만 이것도 감당해야 할 몫이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활동을 즐기고 있음이 느껴진다. 강 위원장이 꿈꾸는 공정무역에 관해 들어 봤다. 

 

왜, 공정무역인가

2018년 광명에 르완다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여성 생산자가 방문했다. 공정무역으로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더니 ‘깨끗한 화장실과 따뜻한 온수 샤워를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내가 나의 즐거움으로 마신 한 잔의 공정무역 커피가 르완다 여성의 생활을 행복하게 바꿔 놓을 수 있다니. ‘바로 이것이다’라는 공정무역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제3세계의 이슬람교 문화권 여성들은 가정폭력에 의해 핍박을 받거나 열악한 환경으로 인신매매 당하는 일이 많다. 그런 현장을 탈출하거나 구출이 된 여성들을 불쌍히 여겨 돈을 주는 원조만 한다면 그녀들 삶에 희망이 없을 것이다. 

네팔 쪽은 직조기술이 발달돼 수공예품을 만들어 공정무역을 통해 판매하면서 경제적 자립이 생겼다. 자녀들을 위한 학교가 지어졌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세워졌다. 폭력에 시달렸던 여성들은 교육을 받고 희망을 갖게 됐으며, 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있던 여성들의 재 교육자가 됐다.

다양한 수공예품은 중국의 싼 제품을 사서 한번 쓰고 버리는데 익숙해진 우리 소비 패턴을 바꾼다. 쓰레기를 줄이고 플라스틱을 줄여 위기로 치닫고 있는 환경파괴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우리나라 공정무역 시장이 1%가 안 됨에도 불구하고 내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 내 삶을 변화시키고 상대방의 삶도 변화 시키는 운동이다. 

 

 

공정무역도시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가

한마디로 ‘광명 시민의 가치 상승’이다.

80년대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를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광명시는 젊은 세대가 많이 살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 즉 국제공정무역인증기구나 공정무역단체가 개발하거나 유통하는 제품을, 광명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사회 시스템 구축이 된다면 ‘우리 동네 괜찮은 동네네! 그 속에 살고 있는 나도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자부심이 생기지 않겠는가? 사회 전체가 공정함을 원하는 요즘 우리 시가 지구 반대편에 절대 빈곤한 이들에게 희망에 기여하는 도시라는 신뢰가 쌓인다면 가치 실현 도시라는 공통의 키워드로외부의 시선은 더 좋아지고 세대간의 격차는 줄어들것이다.


작년 일본 불매운동으로 시국이 서슬 퍼런 때 일본 나고야의 공정무역 마을을 다녀왔다. 그곳에서는 시에서 청소노동자분들에게 공정무역의 면화로 일할 때 입는 단체 의류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었다. 공공의 힘과 공정무역과 연결이 된 것이다. 시민이 낸 세금으로 시민이 원하는 곳에 쓰이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제안으로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과 복지관 같은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공공단체나 민간단체의 식사나 간식에 공정무역 제품 재료를 우리가 낸 세금으로 사용하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시민 전체가 가치를 실현하는 셈이 된다. 

 

공정무역을 시민에게 어떻게 알리고 있는가

광명시가 공정무역도시 추진을 선언하면서 사업크기는 커지고 속도가 빨라졌다. 시단체인 공정무역위원회가 발족됐고 시민단체인 광명공정무역협의회(준)에는 35단체와 개인 2인이 참여해 광명시가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위해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광명시 공정무역은 5년 전부터 민에서부터 시작했다. 생협 매장에서는 커피 초콜릿 바나나 마스코바도 설탕 후추 등을 판매했다. 미래의 소비자가 모인 광명시 초중고 학교에서 공정무역 강의를 진행하는가 하면, 광남중학교와 경영회계고등학교에서는 축제 때 부스를 열어 공정무역의 취지를 안내하고 체험하게 했다. 구름산협동조합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초콜릿 등을 넣은 꾸러미를 시민에게 나눠 주며 홍보 캠페인을 했다. 홍보자료를 만들어 공정무역을 잘 모르는 시민에게 배포하는가 하면 티파티를 열고 그 필요성을 알려내는데 광명시 생협 단체와 시민단체가 연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오는 4월부터 시민활동가를 양성할 것이다. 어린이 교육사업, 찾아가는 공정무역 티파티, 시민주도 동아리 캠페인에 활동하게 된다. 도서관 및 시청 청사에 공정무역 전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생산지 교류 사업도 과제다. 

공정무역에 관한 인식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경제 활동이 되도록 소비 촉진의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광명시는 1월 13일 광명공정무역쇼셜네트워크를 구성했다. 보나카페, TODA, 두드림카페, 광명공정무역회계고등학교, 광명YMCA 등대생협, 경기두례생협, 광명나래 아이쿱생협 7개 단체다. 현재 ‘보나카페’ 등 18곳에서 공정무역 현판을 달고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20년 공정무역도시 인증이 되면

‘광명시’ 하면, ‘아, 공정무역도시!’ 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됐으면 한다. 오는 5월 도시 인증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다. 2년마다 재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공정무역 운동은 지속적이어야 한다. 지구상의 모두 이들이 우리와 같이 동등한 삶을 살 수 있기까지. 

매년 5월 세계공정무역축제는 광명에서 열렸으면 한다. 각 처에서 모이기에 가장 유리한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있고 광명이 자랑하는 관광명소도 둘러볼 수 있으니 방문자들에게 일석이조다. 해외 공정무역 생산자와 우리나라 지역 생산자가 자신들이 가꾼 특산품을 가지고 만나 한 해 동안 땀 흘린 보람과 고단함도 이야기로 풀어내고 서로 토닥이며 나누고 즐기는 축제를 상상해 본다. 이 모두가 공정무역도시가 되면 가능해질 달콤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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