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KTX 광명역 25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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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KTX 광명역 25시 ①
  •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2011.11.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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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KTX

AM 5:00 창밖이 아직 어둡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추분도 지나 서서히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계절이 왔다. 새벽 공기는 계절을 더욱 실감하게 한다. 재킷의 옷깃을 여미게 할 만큼 쌀쌀한 공기가 뺨을 스친다.

전조등을 켠 채 새벽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KTX광명역. 광명시의 대표 명물이자 명소다. 하안1동에서 출발해 오리로를 달려 광명역에 도착한 시간은 5시 20분. 광명역의 하루를 열어주는 첫 열차가 도착하기까지 아직 10분 정도 남았다.

AM 5:30 KTX 광명역에는 5시 30분에 첫 열차가 들어온다. 서울에서 마산까지 운행하는 열차로, 지난해 12월 경전선 삼랑진~마산 복선 전철 개통과 함께 운행이 시작됐다. 이후 올 2월부터는 1시간 정도 앞당겨 첫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창원 마산지역은 대규모 공단과 대기업 생산 공장이 운집한 곳. 이에 따라 첫 열차 운행 시간을 앞당겨 달라는 출퇴근 족들의 요청이 많아 이를 반영했다. 

이날 이 첫 차를 이용하기 위해 광명역에 온 컴퓨터 프로그래머 심재인(38)씨는 “직장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인데, 주요 거래 업체가 거의 창원과 마산쪽에 몰려 있어 이 첫차를 1주일에 2~3번은 이용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이 열차가 없었다면 하루 전에 출발해야 했을 텐데, 이렇게 아침에 가도 충분히 볼일을 다 마치고 올 수 있어 정말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KTX 출근길

굉음과 함께 광명역 첫 차가 떠난 뒤에도 대전이나 천안아산, 오송 등 광명에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지방으로 출근하는 이용객들이 계속해서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반대로 이들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발길도 끓이지 않았다.

안양에 직장을 둔 회사원 김재훈(41) 씨도 “수도권 집값이 너무 비싸 천안에 내 집 마련을 하고 매일 출퇴근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TX 50%정기 할인권을 이용하면 버스비까지 포함한 한 달 교통비가 30만원 내외”라며“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나 서울에서의 출퇴근 비용을 따지고 보면 오히려 천안에 살며 서울로 직장을 다니는 게 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AM 9:00 치열한 출퇴근 시간이 끝나갈 무렵인 오전 9시. 3살난 아들과 임신 6개월의 임산부인 아내의 손을 잡고 안형진(36·안양 평촌)씨가 역사로 들어선다. 안씨는 1박2일 일정으로 부산 여행에 나서는 길이다. 그는 관악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 15분마다 다니는 이 셔틀버스를 타면 보통 15분만에 광명역에 도착하고, KTX이용 때는 버스요금 1천원도 환불해 준다.

안씨가 탈 열차는 10시 16분에 출발한다. 1시간 남짓의 여유가 있다. 일찍부터 서둘러 나오느라 아침도 거른 탓에 안씨 가족은 일단 식당가로 향한다. 광명역에는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한식당과 푸트코트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들이 많다. 또 편의점과 약국, 액세서리 팬시점 등 약 20여 개의 상점이 들어서 있다. 안씨는 “푸드코트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영업을 해 오늘처럼 아침을 못 먹고 오거나 밤늦게 역에 도착하는 경우에도 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청명한 날씨 덕분인지 등산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왔다는 회사원 한승연씨(29·남)도 정읍에서 친구들과 만나 내장산에 갈 계획으로 이날 광명역을 찾았다. 승용차를 몰고 온 한씨는 제 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20여 분만에 KTX 광명역에 도착했다. 한 씨는 이번 등산을 다녀온 뒤에는 KTX를 이용해 울릉도·독도 섬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지난 6월 출시된 ‘KTX와 함께 떠나는 섬여행’ 은 KTX를 타고 울릉도 독도로 여행을 가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KTX와 신경주역~포항여객터미널 셔틀버스, 고속선박을 연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열차 및 셔틀버스, 선박 이용요금을 15~30% 할인해 준다. 여행코스는 1박2일, 2박3일, 3박4일 등으로 3종류. 일~목요일에는 코레일 제휴 리조트를 정상요금의 반값에 이용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가 광명역을 경유하기 때문에 한씨는 독도 울릉도 여행을 떠날 때도 광명역에서 열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KTX 광명역 즐기기

 
AM 11:00 어느덧 오전 반나절이 지나 11시. 어디선가 흘러오는 진한 커피향기를 따라가 봤다. 역사 1층 동편의 커피와 베이커리 전문점이 그 범인이다. 마치 카페처럼 꾸며진 베이커리 안쪽에 주부 대여섯 명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한 창이다. 광명시 하안동 한 초등학교 반모임을 온 엄마들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뒀다는 김혜옥(36) 씨는 “시내 커피숍이나, 제과점은 자리도 비좁고 복잡해 이런 모임을 하면 눈치도 보이고, 차분히 대화를 나누기도 어렵다”며 이곳에 온 이유를 말했다. 그녀는 “베이커리 전문점은 카페보다 저렴한 가격에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아줌마들의 부담이 덜하다”며 “ 특히 이 시간에 오면 갓 구운 다양한 빵들을 맛볼 수 있어 1달에 1번 정도는 이곳에 들른다”고 말했다.


글·홍선희<자유기고가>/사진·KTX광명역, 온라인미디어TF팀


 기사 계속 보기 > KTX 광명역의 오후~막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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