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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기 어렵다고요? 콜, 하세요 병원동행이 달려갑니다

  • 기자명 시민필진 김정옥
  • 승인 : 2020.08.25 15:32
  • 수정 : 2020.08.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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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사회적기업 (주)안녕은 지난 6월 환자를 위한 유료 병원동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편안하고 안전한 병원동행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평가와 입소문을 듣고 필자가 동행 취재에 나섰다.

 몸이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개인차로 혹은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 한다.
이는 본인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때에 한한다.

 

 

119 응급차가 있다.
시간을 다투는 응급 환자 외는 이용할 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대형 병원에서는 동네 병원 보호차원에서 법적으로 환자를 이송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사설업체인 129나 9119 응급차가 병원 입, 퇴원 및 병원 간 이동 환자의 이송운영을 하고 있다.
119 응급차처럼 응급의료 장비를 갖추고 훈련받은 전문가가 환자를 담당 한다.
이것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용은 쉽지 않다.

광명시에는 ‘광명 희망카’가 있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 교통약자만을 위한 제한된 교통수단이다.
비응급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 가기를 원하는 시민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 자유롭게 병원 이동이 가능한 병원동행 서비스는 광명시 사회적기업 (주)안녕이 유일하다.
 

동행 취재에서 만난 환자는 광명동 지하 셋방에서 홀로 사는 김준영(가명. 64세)씨다.
신장이 나빠 혈액투석을 했고 중풍에다 인지능력도 원활하지 않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다.
지병인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양쪽 발이 괴사된 상태라 걷지를 못한다.
한 달 전에 김준영씨를 돌보는 재개복지센터에서 병원동행을 요청해왔다.
거동이 불편한 성인 남성은 (주)안녕의 이수명 대표가 병원동행을 맡고 있다.

 

 

김준영씨와 광명시내 종합 병원으로 정기적인 동행을 했으나 담당 의사는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 다리를 절단 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기가 막혔다.
모든 병이 그렇듯 당뇨는 특히 음식물 섭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본인의 의지도 없고 강제로 돌볼 사람도 없었다는 게 망연할 뿐이다.
다른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주부터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이곳 의사도 똑 같은 진단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환자 자신이 자신의 걷지 못하는 두 발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인지를 못한 다는 거다. 
 

필자는 이수명 대표와 오전 8시30분 약속된 시간에 김준영씨 집에 도착 했다.
50일이 넘게 내리던 긴 장마가 이날만은 잠시 햇빛을 환하게 비췄다.


 

하루에 2시간씩 김준영씨를 돌봐주고 있는 방문보호사는 환자가 병원 갈 채비를 아직 못하고 있다고 해서 옷 입기를 기다려야 했다.
나무 덤불 사이로 유난스럽게 매미들이 울어 댔다.
8시 52분, 집으로 들어갔던 이 대표가 양쪽발이 붕대로 감싼 김준영씨를 등에 업고 나와 골목에 대기해 놓은 자동차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출발 전에 차 안을 소독 했고 환자에게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했다.
이 대표가 운전하며 병원으로 가는 중간 중간 김준영씨의 기분과 몸 상태를 체크하며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불편하지 않으세요?”라고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김준영씨는 “예”, “아니” 라고 기운 없이 대답했다.

이 대표는 “현대 사회는 시어른을 모시고 병원을 가던 시대는 지났어요.
누구나 바쁜 일상에  맞벌이 하는 가정이 늘어났고 심지어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오히려 가족 간에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젊었을 때 멋지고 많이 배운 김준영 씨처럼 가족이 있어도 단절 되었다든지 힘겹게 사는 분들이 생각보다 참 많아요.
어둡고 낮은 곳에서 사는 분들이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살겠어요?”하고 반문을 한다.


 

출발은 늦었지만 병원 예약시간에 알맞게 도착했다.
이 대표는 차 트렁크에서 재빠르게 휠체어를 꺼냈고 김준영씨를 감싸 안아 휠체어에 앉혔다.
힘을 쓰느라 얼굴이 불그레해졌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병원 출입자들의 발열검사와 설문에 표기를 하고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순서대로 병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광명시 관내 재개복지센터의 센터장이 오늘 진료를 위해 미리 접수를 하고 기다리고 있어서 수월하게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병원동행 서비스라는 업무는 환자나 보호자가 전화로 신청하면, 담당자가 가정을 방문해 환자를 병원으로 동행하고, 진료 받도록 돕고 약국을 들러 자택으로 되돌아오면 마무리되는 정도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듯 병원에 가면 환자의 증세에 따라 채혈, 혈압, 소변검사, 방사선 촬영, MRA 촬영 등 다양한 일로 보호자는 병원 안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병원동행 담당자가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안심시키며 보호자 역할을 대신한다는 게 큰 강점이다. 
 
 
이수명 대표는 2018년부터 뜻을 같이 하는 지인들과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무료 병원동행 서비스를 해왔다.
활동을 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사회적 약자 환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 힘든 사람이 있으니까 좀, 도와주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나이도 있고 하니 봉사해야 되겠다.’ 하고 했던 활동은 하면 할수록 물적 인적 자원이 개인의 역량으로는 힘에 부쳤다.
‘내가 그 것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나라에서 해야 할 국민복지제도가 아닌가? 이쯤에서 손을 놓자’ 했다.
하지만 빠져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도와줘야 할 사람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을 기회가 왔다.
올해 정부 지원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병원동행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낸 것이 3차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 사업 모델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병원동행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체계화 시켜 다양한 환자가 병원 진료를 마음 놓고 받게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일자리창출까지 연결되는 경제적 가치로 발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광명시에서는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에 사무공간을 마련해줬다.
경제적 가치 창출이라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오히려 환자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첫 마음 그대로 건강한 사회 가치를 추구하는 이윤 제로(0) 사업이 유지 됐으면 한다.


병원동행 서비스는 일자를 정해놓고 서비스를 받는 정기적 서비스와 필요에 따라 신청하는 비정기적 서비스가 있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미리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왕복기본요금 5,000원(4㎞ : 1시간 이하 기준)부터이며 거리 시간 병산제다.

허리디스크로 월, 수, 금 정기적인 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순자(76세)씨는
“친절하고 너무 좋아요. 자식들은 직장 출근으로 나를 병원에 데리고 다닐 엄두를 못 내는데 동행서비스가 있어 안심이에요.
직원 두 분이 양쪽에서 정성스럽게 나를 부축해 병원을 다닐 수 있게 해주니 치료해서 빨리 낫겠다는 의지가 생겼어요.”라고 말한다. 

 

김준영씨를 이날 병원에 입원 시켜 최고의 의료기술 보호 아래 두고 싶었으나 의사는 다리절단 수술 외에는 입원 할만한 이유나 방법이 없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준영씨에게 상황을 설명해도 묵묵부답이다.
환자를 대신할 보호자도 없다.
재개복지센터 센터장과 이 대표는 전부터 논의했던 대로 광명시 관내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김준영씨를 입원시키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나마 의료 종사자들 속에서 규칙적인 보살핌을 받는 게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려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을 나와 보건소로 갔으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했거나 발열 기침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어야 검사가 가능하다는 규정에 따라
다시 선별진료소가 있는 종합병원으로 갔다.
수속을 밟고 검체 채취를 하려고 음압병실로 이동하려는데 김준영씨가 급하게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 대표는 또다시 김준영 씨를 안아 화장실로 옮기고 볼일을 보게 도왔다.
병원동행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는 돌발 상황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화장실 가는 것쯤은 애교다.
이윽고 코로나19검사를 무사히 마쳤다.
결과는 내일 나온다고 하니 요양병원 입원도 내일로 미뤄야 한다.

 

 

이 대표는
“선생님, 빨리 나아서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스시 먹으러 꼭 같이 가요” 한다.
말 속에 한숨이 섞였다.
“환자로 하여금 제때에 진료를 받아 병이 악화되지 않게 진료의지를 갖게 하는 커뮤니티 케어가 중요해요. 그 핵심이 바로 병원동행입니다.”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오후 2시 46분에 김준영 씨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장장 5시간을 넘는 병원 동행이다.
김준영씨는 처음과 달리 앉아 올릴 때는 두 팔에 힘을 주어 이 대표가 힘이 덜 들도록 목을 꼬옥 감쌌고 방안의 좁은 문 사이를 지날 때는 자신의 발을 바짝 오므리는 움직임에
본능적인 삶의 강한 욕구가 느껴졌다.
살며시 바닥에 내려놓자 어눌하게 ‘고맙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는 이 대표의 얼굴에 엷게 회한이 스쳤다.

 

 

병원동행 서비스를 찾는 의뢰가 많아지니 해야 할 일도 늘어났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병원동행 사업,
지역의 지속가능한 돌봄 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역사회와 관이 협력하는 토론의 자리를 마련했고, 환자를 위한 ‘투약달력’을 제작했다.
홍보를 위한 영상촬영도 기다리고 있다.
환자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장애인 자동차도 구입해야한다. 
8월11일은 어르신들이 사고나 질환이 생겼을 때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광명시립소하노인종합복지관’과 (주)안녕이 병원동행 서비스 MOU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바쁨이 사회공헌사업으로서 비전을 활짝 펼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주)안녕에서는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호사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할 직원을 모집 하고 있다.
 
* 문의 : 02)89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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