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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불합격해서 울고, 합격해서 또 울다

9급 공무원 합격수기 릴레이 연재 ⑤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1.12.13 16:13
  • 수정 : 2012.09.1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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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따기’라는 공무원 합격. 올해 4월에 치른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는 1,529명 모집에 142,732명이 출원해 무료 93.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명시에도 ‘바늘구멍’을 뚫고 9월 20일 새내기 9급 공무원 5명이 임용됐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이들의 합격수기 5편을 릴레이로 연재한다. 꼼꼼함으로 승부한 김예림 씨 합격수기, 마인드 컨트롤로 관문을 뚫은 박용우 씨 합격수기, 절실함으로 재도전한 윤성준 씨 합격수기에 이어 국가직 면접 불합격의 눈물을 머금고 끝내 합격한 김미경(광명5동 근무 중) 씨의 생생 합격수기 공개. <편집자주>

9급 공무원 합격생 김미경 씨
안녕하세요? 2011년 광명시 9급 공채 합격자 김미경입니다.

저는 긴 수험생활을 하며 "나는 지금 마라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마라톤과 긴 수험생활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 마인드 컨트롤…. 이제야 길고 긴 마라톤의 결승선을 통과하고 합격수기를 쓸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네요.

1. 출발선에서
전 다른 분들보다는 조금 이른 나이게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친한 오빠가 경찰을 1년 만에 합격한 것을 보고 저 또한 1년 안에 합격하겠다는 생각으로 ‘공시생’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당시엔 학원 홈페이지가 지금처럼 활성화 돼있지 않고 정보가 많이 없어서 공시생들이 많이 들어가는 카페에서 들은 작은 정보로 노량진을 찾아가 어느 종합반에 등록했습니다.

처음엔 각오가 대단했습니다.
1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나타나지 않겠다며 핸드폰도 정지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습니다.
스스로를 노량진 속 수험생활 속에 가둬두고 생활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했고 공부에만 매진했습니다.
동생이 “언니 그렇게 공부하다 쓰러지겠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맨 앞자리에서 수업 듣고, 예습복습 철저히 하고, 1분 1초 아까워하며 책상에 오래 버텼는데... 점수가 오르진 않았습니다.
그동안 워낙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터라 공부방법을 몰라서,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무식하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1년간의 무식한(?) 공부로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공부방법을 알 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노량진 생활이 1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2. 포기하지 않아요!
1년간의 노량진에서의 생활이 지나고 다시 3월이 왔습니다.
3월은 새 학기, 새 출발 그런 의미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3월에 처음 노량진에 입성했는데 노량진의 시작은 9월인 것 같습니다.
시험들이 4월, 5월쯤에 있다보니까 3월에 시작하면 그해 시험은 거의 포기하게 되거든요.

어쨌든 다시 3월이 왔는데도 제 점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노량진의 회색빛 하늘처럼….
그 해 9월 서울시 시험을 보았습니다. 영어가 과락이 나오더군요. 제일 신경 쓴 과목이었는데...
아직 나는 1년차라며 스스로 합리화 시키며 내년을 준비합니다.

3. 계획쟁이
노량진 수험생활 동안 만나서 친해진 언니가 저에게 붙여준 별명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니 성격이 그대로 공부방법에도 나왔습니다.
조금은 덤벙거리는 점이 합격으로 가는 길에 독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1년, 한달, 일주일,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공부했습니다.
하루하루 스톱워치로 순수 공부시간을 체크하기도 했습니다.
늦게 일어나거나 일찍 일어나거나 최소 8시간은 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못 지킬 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계획이 있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공부 할 수 있었습니다.

4. 슬럼프 물렀거라!
저는 슬럼프가 올 때마다 합격수기도 많이 읽고 주변에 많이 묻기도 했습니다.
"나 요새 열심히 안하지?" 스스로 열심히 안하니까 그렇게 묻게 된 것 같습니다.
초반에 난 안 이랬는데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는데 괜히 주변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했을 때의 달력을 보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습니다.

수험생활이 오래 되다보니 슬럼프가 일주일 단위로 오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은 열심히 하는 주, 일주일은 하기 싫은 주….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도 아껴야함을 알면서도 마음을 다잡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2009년, 당시 모든 시험에 낙방하고 이 세상에 스스로가 너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어딘가에 나도 쓸모 있는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알아보고, 이후에 제가 공직생활을 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당시 서울시 공무원들과 자주 교류도 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도와주며 자존감도 회복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도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오래 앉아있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점차 무작정 책상에 앉아 있다고 공부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멍하니 머리가 멍해질 땐 요리사진이나 여행사진을 보며 합격 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5. 인생은 새옹지마
2010년은 저에게 희로애락이 분명한 해였습니다.
국가직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에선 떨어졌으니까요.

거의 떨어지는 사람이 없다는 국가직 면접 발표 날.

불합격.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준비했던 면접이었는데 면접관님들이 보시기엔 전 부족했었나봅니다.
이틀 정도는 내내 울었습니다.

저보다는, 물조차 안 먹힌다는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빽이 없어서 떨어진 건 아니냐고 물으시는 모습에 제 마음이 무너져 내리더군요.
하지만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남들은 한두 달 간다는 불합격의 충격, 슬럼프를 겪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행정안전부 인턴에 지원하게 되고 공직생활을 2개월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행정안전부에서 2010년을 마무리하며 공직에 대한 꿈을 더 구체적으로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시험 준비는 다른 해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했습니다.

인턴이 12월에 끝나다보니 4월 국가직 시험까지는 4개월, 5월 지방직 시험까지는 5개월밖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도 오래 공부를 해서인지-_- 하다보니 익숙해지고 다시 제 것이 되었습니다.
이때는 매일매일 모의고사를 풀며 하루하루를 점검하고 요약집이나 마무리 공부를 주로 했습니다.

제가 정말 오고 싶었던 광명시는 처음 공무원 시험에 발 들였을 때를 빼고는 응시하지 못했습니다.
합격이 우선이었던 수험생으로 광명시 커트라인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습니다.

2011년엔 무슨 용기가 났는지는 몰라도 10명밖에 뽑지 않는 광명시였지만 과감하게 지원을 했습니다.
필기 합격자 발표 날. 합격자 명단에 있는 제 이름에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엉엉 소리 나는 울음이 터지더군요. 지난 몇 년간의 수험생활이 떠오르며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참 행복한 울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의 불합격 경험이 떠올라 마냥 좋아할 순 없었습니다.
올해엔 조금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열심히 했는데도 면접 날 너무 떨려서 면접관님들께 인사와 동시에 눈물을 보일 뻔 했습니다.
그렇게 결국엔 제가 제일 오고 싶었던 광명시에 최종합격하고, 광명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당시엔 참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이렇게 더 좋은 날이 오는 것을 보니 국어시간에 열심히 외운 새옹지마가 틀린 말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I have done!
긴 수험생활 저를 버티게 해준 건 긍정적인 마인드였습니다.
주변에선 저 같은 성격이 아니었으면 긴 수험생활 못 버텼을 거라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말로는 쉬운 게 긍정입니다.
저 또한 하루하루 한숨이 늘어나고 걱정으로 잠 못 이룰 때도 많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에 달이 너무 밝아서 눈물이 난적도 있었습니다.
수험생활이 길어질수록 한없이 예민해지고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는 먹어가고, 한창 예쁠 나이에 꾸미지도 놀지도 못하고, 부모님께 효도도 못하고, 합격을 하긴 하는지 걱정도 되고….
겉으론 “괜찮아, 괜찮아 언젠간 되겠지”라고 말하면서 속은 썩어간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길을 스스로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온 길이고, 내가 떠나고 싶지 않아서 떠나지 않은 길이기에 제가 그 길 위에서 해야 할 일은 노력뿐이었습니다.
그 길에서 조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했습니다.
조금씩 오르는 성적에서 희망도 얻고 언젠간 될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2011년 광명시 9급 공무원 합격생 임용 첫날

        지난 10월 광명시 9급 공무원 합격생 임용 첫날, 새내기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광명시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왼쪽부터 김미경, 이지선, 김예림, 박용우, 윤성준 씨.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께 - 나만의 공부방법 노하우 공개


전 모든 과목을 필기예습-> 수업-> 문제-> 기본서의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께서 하시던 예습, 복습 잘하라던 그 말을 이제야 지키는 구나 싶었습니다.
아무튼 전 처음엔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학원 강의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한 과목당 반복적으로 수업을 3,4번은 들었으니까요.

그래서 더 수험생활이 길어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는 거니까, 처음에 어느 정도 틀이 잡히면
스스로 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1. 국어
국어는 처음에 만만하게 봤다가 제 뒤통수를 친 과목입니다.
정말 영어만큼 점수 올리기 어려운 과목 같습니다. 엄청난 범위, 종잡을 수 없는 문제 ㅠ ㅠ
국어도 영어처럼 고유어단어+한자+고사성어+맞춤법 암기를 매일 병행해야 오를 수 있는 과목 같습니다.
암기할 수 있는 부분은 스터디 많이 하시던데 저도 초반에 3달 정도 한자, 고사성어 스터디를 했는데 한번 잡아두니까 후에도 보기가 쉬웠습니다.

2. 영어
영어는 가장 저를 골치 아프게 한 과목입니다.
처음에는 암기위주의 강의를 선택해서 멋모르고 그냥 effect와 affect를 외웠습니다.
그러다가 이해위주 강의를 찾고….

공무원 강의는 어려운 것 같아서 노량진에 있는 수능 강사 분을 찾아서 새벽강의를 들었습니다. 수능 준비하는 친구들은 5시 수업도 쌩쌩하게 와서 듣더라구요.
아직도 아찔한 게…. 녹화강의를 찍던 날 선생님이 제게 질문을 하셨는데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대답도 못한 적이 있습니다.
옆에 고등학생이 바로 대답을 하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앞자리에 앉아서 선생님과 눈 마주치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 수업만큼은 눈을 책에 고정 시킨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저도지지 않으려고 집에서 4시에 일어나서 5시까지 노량진에 가서 수업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영어에 많은 애정을 주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많이 좋아했는데 영어는 저를 많이 안 좋아했습니다.
매일 4시간 이상은 영어에 투자를 함에도 점수는 제자리였습니다.
70점 나오면 그나마 행복한 점수. 그래도 긍정마인드로 첫 시험 과락보단 낫다며 스스로 위로도 많이 했습니다.

단어+독해+문법. 많은 분들이 문법포기하고 독해하겠다고 하시는데 독해자체가 문법을 모르면 엉뚱한 해석을 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독해하면서 글짓기 참 많이 했답니다 ㅠㅠ
그렇게 꾸준히 하다보니 2010년엔 80점도 넘고, 어느 정도 점수가 상승되고는 하루에 모의고사 1회씩을 풀면서 2011년 준비를 했습니다. 2011년엔 90점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3. 국사행정법행정학
학·법·사 - 이 세 과목은 암기과목인지라 꾸준히 해나간다면 효자과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선택하신 강사와 교재를 믿고 열심히 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이 이렇게 마지막까지 왔네요.
공부할 땐 꼭 써보고 싶었던 합격수기였는데 막상 쓰려니 참 어렵고, 쑥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쓰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이 세상엔 더 대단한 일도 많고 좋은 일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길고도 짧은 제 인생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사실이 스스로 참 행복하네요.
제가 대단한 일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직접 경험해 온 지난 길들이기에 지금도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시는 공시생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분들, 자기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수험생활은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미워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 외우지? 잘 까먹을까? 왜 쉽게 이해를 못할까? 왜 이렇고 살지?
누구나 한번쯤은 그럴 거라 생각됩니다.

공무원 준비하면서 상처 없이 단번에 합격하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는 누구에게나 오고 그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느냐에 따라서 합격 불합격이 가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상황이 와도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합격, 불합격은 정말 한 글자 차이에 불과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걸음만 더 크게 뛰면 됩니다. 2012년 합격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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