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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절대로 혼자 읽지 마라
영어책, 절대로 혼자 읽지 마라
  •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2012.02.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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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북시터들이 알려주는, 깐깐한 영어 책 읽어주기 노하우 4가지

소하어린이도서관에서는 겨울방학 기간 동안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영어책을 읽어주는 ‘잉글리시 북시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북시터’란 아이를 돌봐주는 ‘베이비시터’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신조어로, 책을 읽어주며 어린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소하어린이도서관에서는 활동한 중고생 북시터 4명이 들려주는 영어 책 잘 읽어주기 '생생 노하우'.

1.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라!

북시터 조영경일 방적으로 책을 읽어주기만 하는 것으로는 집중시간이 짧은 아이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의 참여를 최대한 유도해 어린이가 자신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수시로 일깨워준다.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은 물론, 책장을 넘기도록 한다거나, 질문을 주고받으며 아이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표현이라고 귀 기울여 들어 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또 책속의 사물이나, 인물에 대해서도 아이가 직접 설명해 보도록 퀴즈나 수수께끼 등을 적극 활용한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북시터 조영경(18·철산동) 양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기발한 생각에 때로는 제가 더 놀라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아이들의 사생활까지도 속속들이 알게 될 때가 많다”고 말한다.

토 익 점수가 945점이나 되는 영어 실력자인 조 양은 서울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인데, 내신성적도 상위 1%대로 우수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 양은 현재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혼자 공부한다는 것이다.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온 적도 없다. 국제회의나 국제 프레젠테이션 기획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조 양은 현재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스페인어 능력시험인 DELE에도 응시할 계획이다.

우등생 비법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었던 것과 바쁜 엄마 덕분에 오히려 뭐든지 스스로 해야 했던 환경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조 양은 영어 알파벳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알았다고 했다. 지금은 신문, 책 등 다양한 원서들을 많이 읽는다. 또 영어 포털사이트를 통해 정보 검색과 채팅을 하거나, 채팅으로 알게 된 사람들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는 방식으로 독해와 회화 실력을 쌓고 있다.  

2. 풍부한 몸짓과 오버가 관건 북시터 이승민

무엇보다 책을 통해 아이와 교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책을 읽는 과정이 단순히 책 속의 내용을 전달하거나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의 말과 생각에 귀 기울이기 위한 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 라서 뭐든지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아이가 하는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게 중요하다. 잉글리시 북시터들은 입으로 영어 책을 읽는 것과 동시에 몸짓으로도 표현하며, 때로는 과장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경직된 분위기가 아닌, 편안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휴게실이나 단 둘만의 공간을 적극 활용한다.

조 양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단짝 친구 이승민(18) 양은 “저는 아이들과 1대 1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란도란방’과 ‘오순도순방’ 등 별도의 개인 룸을 자주 이용한다”면서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책에 나온 광경을 몸으로 흉내 낸다거나, 아이와 몸 놀이도 하는 등 마음 놓고 실컷 오버한다”며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했다.

이 같은 방법이 효과를 보는 지, 책을 더 읽고 싶다며 약속된 시간이 끝나도 자신을 붙잡는 아이들을 볼 때면 저절로 신이나 더 큰 오버와 몸짓을 하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어 린 아이를 특히 좋아해 예전에도 어린이와 관련된 쪽으로 봉사활동을 했다는 이 양은 조 양과 마찬가지로 우등생이다. 경영과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아, 벌써부터 진로를 정해놓고 준비 중이다. 이 양은 회화와 듣기 실력 향상을 위해 ‘프렌즈’ 같은 인기 미국 드라마를 자주 본다고 했다. 그 역시 학원은 단 한 곳도 다니지 않는다.

3. 숨은 그림 찾기

북시터 장문경책 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독서의 큰 목적중 하나다. 영어책도 마찬가지다. 주로 그림책을 많이 읽게 되는 어린이에게는 책 속의 그림을 적극 활용하면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도 풍부해 진다는 것. 그래서 북시터들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미리 살펴보고, 추가적인 내용에 대해 자료도 더 찾아보면서, 사전 정보를 잔뜩 머릿속에 담아둔다.

또 아이들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페이지 구석진 곳의 작은 그림을 직접 찾게 하거나, 일부로 손으로 가리고 상상하게 하는 등 일종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면서 그림과 연관된 다른 얘기들을 영어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그림 뒤의 다른 그림, 애기 뒤의 다른 얘기 등을 추가로 생각해보게 한다.

초등학생인 동생과 자주 소하어린이도서관을 오가던 엄마의 소개로 이곳 북시터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는 장문경(14·소하중 2) 양은 “저에게도 어린 동생이 있어서인지, 초등학생 아이들을 다루는 일이 낯설지 않고, 다들 진짜 제 동생 같다”며 “동생이 한글을 모를 때 제가 책을 많이 읽어줘 한글을 깨치게 됐는데, 그 경험이 북시터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는 열심히 준비해서 영어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간혹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쭉 빠진다”며 어려움도 얘기했다.

나직한 목소리와는 달리 학교 록 밴드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는 등 무대에만 서면 완벽한 변신을 하는 장 양. 이곳에서도 아이와 책을 읽을 때는 연극 무대 위의 배우처럼, 직접 책 속의 주인공이 돼 아이들을 깔깔 웃게 만든다.

4. 다양한 부사를 활용하라 북시터 이유진

엄 청, 진짜, 매우, 훨씬 등등의 표현을 극대화하는 부사를 최대한 활용해 애기의 흥을 더하고,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책에 쓰인 그대로 읽기보다는 거기에 이야기를 더하고, 표현을 다소 과장해 내용을 더 풍성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또 아이가 알기에는 어려운 표현은 쉬운 말로 바꿔 읽어주며, 다른 단어나 문장도 알려주고, 비슷한 말이나 반대말 등도 가르쳐 주면서,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자극을 준다.

학교 록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이유진(14·소하중 2) 양은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 때는 정말 난감하다”며 “그럴 때 저는 더욱 목소리 톤을 높이고,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즉각적으로 맞장구를 치면서, 아이의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이 양은 또 “책을 읽어주면서도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관심사에 대해서도 수시로 이야기를 나눈다”며 “아이들이 북시터를 친근하게 여기고, 신뢰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고 덧붙였다.

아 직 중학생이지만 영어 신문을 자주 읽고, 시사적인 문제나, 관심 내용에 대해서는 가족들과도 의견을 나누면서 영어 공부를 한다는 그는 “북시터 활동을 통해 교과서 밖의 새로운 영어 단어나 표현 등을 알게 돼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며 “기회가 된다면 북시터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하어린이도서관의 북시터들은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1시간 동안  활동한다. 하루 유아 8명, 초등학생 8명 등 최대 16명까지 신청해서 북시터와 만날 수 있다. 아이가 북시터와 만나려면 화요일에서 금요일 아침 10시경까지 소하어린이도서관 담당 데스크에 찾아가 신청하면 된다. 북시터 제도는 이번 겨울방학에는 1월까지만 운영하며, 오는 7월 여름방학 기간에 다시 시작된다.

사진 맨 위부터 조영경, 이승민, 장문경, 이유진 양.


소하어린이도서관 02-2680-6102
글/사진·홍선희<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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