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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앞장서서 즐기니, 아이들도 저절로 따라오던 걸요!”

<인터뷰> 하안중 선헤영 교사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2.02.14 17:24
  • 수정 : 2012.09.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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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아이들에게 어떤 걸 바라면서 이 동아리를 이끌어 간 것은 아닙니다. 제 자신이 즐기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더니, 아이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고, 저보다 더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나비효과 선혜영 담당 교사는 자신 역시 전문 강사의 수업을 빠지지 않고 들었다. 1주일에 한번 수업이 있는 날은 하던 일도 제치고, 아이들과 보컬수업에 참여했다. 그 역시 재미있어서다.

원래 미술을 전공한 선 교사는 노래나 음악 부분에는 별다른 전문 지식이 없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과 마음속의 응어리와 억압을 확실하게 분출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 고민한 결과 노래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장르 역시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팝송과 대중가요로 정했다.   

나비효과 멤버들은 굉장한 고민 끝에 모아진 녀석들이다. 1년 반 전 하안중학교로 직장을 옮겨와 1학년 담임생활을 하는 동안, 학교의 눈총과 주목을 받는 몇몇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해가 바뀌어 지난해 2학년 학년 부장을 맡게 된 선 교사는 다른 담임교사들과 상담을 하고, 학급 설문조사 등을 통해 도움을 줄 학생들을 선발하게 됐다.   

 “모든 아이들이 공부가 즐거운 것은 아니잖아요. 누구나 모범생이 되기를 강요하는 학교이기 보다는, 누구에게나 재미가 있고, 신이 나는 학교가 된다면, 학교를 싫어하고 학교생활을 따분해 하는 학생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선혜영 교사
선 교사의 예상은 적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도 열성을 보이면서, 노래 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이다. 각각 다른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배움의 기회가 됐다.

“화음이라는 게 제 소리만 내질러서 나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때 비로소 최상의 소
리로 한데 어울려 진다는 것을 아이들이 깨달은 것 같아요. 이런 깨달음은 학교생활에도 변화를 주게 됐고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주 접하고, 소통의 매개가 달라진 사제는 격의 없는 관계가 됐다. 아이들은 예전에 하지 않던 얘기들을 털어 놓게 되고, 선 교사 역시 멤버 하나하나가 자신의 아들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학교 부임 초기 저를 속상하게 해서 미운 녀석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가 3학년 까지 따라 올라가, 아이들을 도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은 정이 들었어요. 의리로 똘똘 뭉친 저희들은 그만큼 믿음도 깊어졌기 때문에 서로 실망시키는 일도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듭니다.”

선 교사는 지난해 예산이 빠듯해 전문 교육이 욕심만큼 충분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으며, 짧은 시간이지만 보컬 전문 지도를 받고 진로까지 바꾼 아이를 보면서 동아리 활동이 주먹구구식 연습으로만 머물러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력 있는 전문 강사를 영입해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도록 돕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아울러 지도교사도 자신의 특기를 하나 기른다는 각오로, 업무로 여기지 말고, 배우려는 자세와 열정을 갖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야 해요. 그래야 비로소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의미 있는 동아리 활동이 될 테니까요”

지난해 11월 아이들을 광명시 동아리 축제 무대에 세우고, 아이들이 정말 대견해 자신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선 교사. 결과를 떠나 그들 사이의 유리벽을 허물로 서로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 만으로도 나비효과의 성과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글/사진 : 홍선희 전문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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