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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는 친구들 부럽지 않아요!”

<혁신교육> 서면초 수업보조교사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2.02.21 11:56
  • 수정 : 2012.09.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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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초 보조교사 수업장면



광명시 소하2동 기아자동차 공장 뒤편. 최근 몇 년 새 줄줄이 새로 들어선 아파트들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연립주택과 서민형 빌라들이 운집해 있다. 이 사이에 위치한 서면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년간 아주 특별한 수업이 이뤄졌다. 1학년 국어와 수학 수업에는 담임선생님 외에 또 다른 보조교사 선생님이 꼬박꼬박 함께 따라 들어왔다. 이 보조교사 선생님은 기초실력이 부족해 수업 진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거나,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준다.
 
탄탄한 기초실력, 학교만 믿으세요!수업보조교사의 수업장면
예전에는 담임선생님이 혼자 모든 걸 도맡으려니, 아이들을 하나하나 봐주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은 상황이 전혀 달랐다. 어떤 아이가 책 읽는 것이 어려운지, 잘 받아 쓰지 못하는지, 또 수학문제 개념과 원리를 제대로 몰라, 문제풀이 시간에 헤매는 아이는 없는지, 두 명의 선생님이 반 아이들 하나 하나를 꼼꼼히 살폈다.
 
서면초교는 지난해 광명혁신지구 사업 중 수업혁신을 위한 수업보조교사 지원프로그램인 ‘우리 함께 가르쳐요’를 실시했다.
저학년 기초과목 정규 수업시간에 보조교사가 1명씩 투입돼 담임교사와 협력수업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초실력이 많이 뒤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방과 후 특별수업인 ‘디딤돌 교육’과 읽기와 쓰기 등 국어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모아 ‘행복한 아침독서’라는 독서지도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성과는 괄목할만하다. 1학기 단원 평가시험에서 과목점수가 60점 이하로 학습부진아 실력을 보였던 아이들이 2학기 중간평가와 기말평가 시험에서는 80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 당당히 디딤돌 교실을 벗어났다.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수업시간에 딴청을 피우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장난을 걸며 분위기를 흐리던 아이들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전체 수업분위기까지 180도 달라진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우리 아이가 '확' 달라졌어요!
부수적이었지만 더 중요한 성과도 나타났다.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교생활에도 흥미를 잃고, 매사에 자신 없어 하며, 성취 의욕도 없었던 아이들이 드디어 자존감을 되찾고, 얼굴에 천진난만한 웃음이 피어나게 것이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해당 학년 담임교사들의 의견을 물을 때만 해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1학년 1주일 총 수업시간 25시간 중 국어와 수학이 차지하는 시간은 11시간.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업을 매번 공개수업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보니, 교사들에게는 힘겨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사업을 담당해 이끌어 왔던 안은숙 교사는 “담임은 자기 학급 교실에서 만큼은 자신의 신념과 방식대로 아이들을 진두지휘하는데, 그 모든 것을 제 3자와 공유하고, 그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어찌 보면 발가벗은 채로 수업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라며 “그러나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선생님들도 하나 둘 용기를 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기초학력부진은 초기에 확실하게 잡아줘야
인력여유를 통한 1:1학습 가능사실 서면초교의 지역적 위치는 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골목마다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노후된 빌라와 연립주택 건물들이 말해 주듯, 한부모나 조손가정, 생계형 맞벌이 가정, 다문화 가정 등 경제상황이나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 전 학년 각 반의 학생수가 30명 내외인데, 한 반에 급식비 등 국가지원을 받는 학생이 예닐곱 명에 달할 정도다. 즉 아이들의 실력이 뒤쳐진 원인이 지적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정에서 학습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보호자의 체계적인 관리지도를 받지 못해 초래된 결과인 셈이다.   

안 교사는 “인근 하안동 일반적인 지역에는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 계층이 한 반에 많아야 1~2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학교는 교육적인 돌봄이 취약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공교육에서 이를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학습부진을 보이는 아이들이 정상적인 실력을 되찾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아이들의 개인별 맞춤형 지도의 절실함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이런 학력부진과 학생간의 학력 격차는 저학년 때 다잡아 줘야 그 효과가 크다는 것. 이에 따라 서면초교는 1학년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보조교사 활용 수업과 기초학력 신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혁신교육사업이 '딱' 정해줍니다!
수업보조교사 수업장면이 학교 1학년 총 5개 학급에 배치된 수업보조교사는 총 2명으로, 총 1천200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사업 시행초기에는 학급 분위기를 전환하고, 정규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보조교사가 아이들 태도를 바로 잡아주고, 기초생활지도를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어 담임교사와 보조교사가 학생을 절반씩 맡아, 개인 수준별로 맞춤형 1:1 지도를 하면서, 매 수업시간마다의 성취목표를 달성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이렇게 정규 수업시간 지도만으로는 부족한 아이들은 따로 2개의 반을 편성해 매일 1시간씩 ‘디딤돌 교육’을 실시했다. 즉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방과 후 개별지도를 한 것인데, 10여명의 아이들이 이 수업에 참여했다.

특히 눈여겨 볼 수업은 ‘행복한 아침독서’. 학교 수업시작 전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 동안 이뤄지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으로, 한글을 제대로 깨치지 못한 아이들과 다문화가정 아이들 6명을 모아, 1학년의 눈높이에 맞춘 책읽기 수업이 진행됐다.
한글을 몰라 책 자체를 멀리하고, 독서를 싫어했던 아이들은 구연동화와 수수께끼 등 놀이처럼 이뤄지는 즐거운 독후활동을 통해 독서습관을 되찾게 됐다. 독서지도를 통해 향상된 읽기 실력은 창의력과 사고력이 강조 되는 수학은 물론, 전 과목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여, 결국 수업에 큰 흥미를 갖게 하는 좋은 결과를 보였다.    

"학원가는 친구들 더이상 부럽지 않아요!"
그래서 이 학교는 올해 한 발 더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1학년만 대상으로 했던 것을 2·3학년까지로 확대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수업보조교사를 지난해 2명에서 1학년 2명을 비롯, 2·3학년에도 각각 1명씩 총 4명을 확대 배치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시 교육지원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금 서면초교 1학년 교사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체계적이고 충분한 가정의 돌봄도, 그럴듯한 고가의 사교육도 받을 수 없는 ‘학교 의존도 100%’의 아이들을 위해 두려움, 불편함, 부끄러움 그 모든 것을 무릅쓰고 선택한 ‘우리 함께 가르쳐요’는 아이들의 위한 최선의 또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고…            
 

<글 : 홍선희 전문기고가/ 사진 : 서면초등학교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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