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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가락에 흐르는 신명나는 학교생활!”

<혁신교육> 광명고 가야금 동아리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2.03.12 10:59
  • 수정 : 2012.09.1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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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고 가야금동아리

    혁시교육지구사업3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나  듣던  졸리고  지루한  음악이라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12줄의  현이  떨리면서  흘러나오는  그윽하고  청아한  울림은  어느덧  눈을  감게 하고,

    그  소리를  조용히  음미하게  만든다 . . .



김주연 선생 가야금 연주모습
 

3월 신학기 시작을 며칠 앞둔 어느 날 광명고 음악실에서는 가야금 연주가 울려 펴졌다. 연주곡은 아리랑. 이 학교 가야금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김주연 음악교사가 직접 시연했다. 국악기의 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광명고는 지난해 혁신교육지구 사업 가운데 ‘향기나는 문화예술 교육 사업’ 일환으로 ‘가야금반’을 운영했다. 학생들 대부분이 음악수업에 흥미는 있지만, 그 흥미를 배가시킬만한 음악적 도구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쉬운 상황. 특히 학생들 사이에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서, 국악도 알리고, 음악수업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금이 지목된 것이다. 가야금은 국악기 가운데서도 비교적 다루기 쉬운 악기여서, 국악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안성맞춤이었다.


‘퓨전’을 가미하니, 아이들 참여도 ‘쑥쑥’

광명고 가야금 동아리 선생님과 학생들광명고의 가야금반이 단순히 동아리 형태로만 운영된 것은 아니다. 1학년은 정규 음악 수업시간에 가야금 연주 지도가 이뤄졌다. 이 학교 유일한 음악 교사인 김주연 선생이 가야금 전공자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 사업을 위해 학교가 광명시와 시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500만원. 이 지원금으로 가야금 20대를 대여했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학생 개개인 모두가 가야금을 차지하기에는 악기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각종 타악기와 관악기 등을 총 동원해 합주곡을 연주하는 것. 학생들은 장구, 리코더 등 집에 한 개씩을 있을 법한 악기들을 모두 들고 와 김 교사가 직접 편곡한 음악을 팀을 나눠 연주한 것이다.

 

선곡도 고전음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최신 대중음악부터 팝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국악기로 연주하면서, 학생들은 오히려 국악에 대한 재미를 새로 알게 되고,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김 교사는 “현재 고등학교는 정규 음악수업이 1학년에만 편성돼 있는데, 그나마 1학기 또는 2학기 중 한 학기에만 수업이 가능해요. 그 잠깐의 수업마저도 기악수업이라고 하면, 리코더 연주가 고작이어서, 아이들이 시시해 하거나, 지루해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런데 가야금이라는 새로운 악기를 음악수업에 접목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하고,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우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음악수업도 ‘맞춤형 교육’으로~

 

광명고 가야금 동아리광명고의 가야금 수업은 이 같은 교실 수업 외에도, 20명의 학생들은 따로 모은 동아리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기초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을 우선적으로 뽑고, 음악전공 예정자나, 정규 수업을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이 각별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어 선발했다.

 

또 3학년은 예체능 과목 가운데 음악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로 반을 구성해 가야금 기초 수법과 연주 기교를 지도 받고, 아리랑이나 캐논 변주곡 등 그동안 학생들이 자주 들어왔던 국악과 양악을 퓨전 합주곡 형태로 연주했다.

 

동아리 수업은 매주 월, 수, 금 3차례 방과 후에 김 교사가 직접 강사로 나서 지도했는데, 정규 수업시간보다는 한 발 앞서 기초수법 뿐만 아니라, 가야금 산조 등 좀 더 심도 있는 전문수업이 이뤄졌다. 동아리 활동은 사실상 1주일에 3번이었으나, 학생들의 열의가 워낙 뜨거워 거의 매일 음악실에서 가야금 연주 소리가 끓이지 않았다.

 

정규 수업시간에 음악 과목이 아예 없는 2학년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는데, 그 이유로 가야금을 연주하며, 학생들이 수업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음악적 욕구도 채우고, 학업 스트레스도 해소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으로 김 교사는 평가했다.


동아리 활동 통해 효율적인 진로지도광명고 가야금 동아리

동아리 수업을 통해 얻은 성과는 학생들의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 1학년 학생은 자퇴후 복학했는데, 여전히 학교생활에 적응 하지 못하고 방황을 거듭했었다. 그러다가 가야금 수업을 통해 이 분야 전공으로 진로를 정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수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 교사는 “이 학생은 초등학생 시절 잠깐 가야금을 배운 경험이 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다시 가야금을 접하면서, 학교생활에 자신감도 되찾고, 대학 진학에 대한 꿈도 키워가고 있다”면서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니는데, 가야금을 전공으로 대학 진학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가정형편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올해 졸업생 중 한 학생은 성악을 목표로 음대 진학을 준비하다가, 고3때서야 가야금으로 전공을 바꿨는데도 지난해 청소년 예술제 현악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대학 역시 수도권 대학에 수시전형으로 무난히 합격했다.



2012년 더 높은 비상을 꿈꾼다!

 

국제 교류 발표회광명고 가야금 동아리는 공연 성과도 화려하다. 지난해 7월 광명고 국제교류 환송 발표회에 참가해, 외국에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가 하면, 교내 축제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열풍을 일으켰다.

 

비보이 댄스와 비트박스, 랩, 밴드 뮤직을 가야금 연주와 결합한 퓨전 음악 공연을 광명고 학교축제인 해오름제에서 선보였던 것. 당시 학교 운동장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가 대단했다. 고루하고 따분하게만 여겨졌던 국악의 새로운 변신을 전교생에게 보여 줄 수 있어서, 그 어떤 공연보다도 의미 있었다는 게 동아리 학생들의 반응이다. 또 2학기 음악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도 높아져, 김 교사에게 가야금 수업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광명시 교사 학생 동아리 축제’ 무대에 서는 것을 비롯, 외부 행사에까지 초청돼 연주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연말 광명시민회관에서 열린 명사초청 강연회에 광명고 동아리 반이 멋진 단독공연 무대를 가졌다. 특히 이 무대는 11월 교사 학생 동아리 축제 무대의 공연을 본 시 교육지원청 장학사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학생들은 가야금 연주 실력과 그 특색을 인정받은 하나의 성과로 자부하고 있다.

 

광명고 가야금 동아리올해 역시 이 가야금 수업과 동아리 운영을 이어가기로 한 광명고는 정규수업시간에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가야금 수업 진행을 위해 전문 강사 영입은 물론, 악기 보유 확대를 위해 고민 중이다.

 

특히 가야금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다른 음악 동아리와 가야금 동아리의 연합을 통한 퓨전 음악 연주를 확대하고, 대회 출전도 활발하게 할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가야금을 통한 음악전공 예정자들의 진로 지도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하니 광명고등학교의 바쁜 행보가 2012년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글 : 홍선희 전문기고가/ 사진 : 광명고 제공, 광명시청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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