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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담판행정’의 현장을 보다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03.19 16:03
  • 수정 : 2012.09.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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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를 얻으러 갔다가 호박을 넝쿨째 안고 왔다.”

지난 15일 양기대 광명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간의 면담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어렵게 마련한 면담 자리였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고 왔다는 의미다.

양 시장은 시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가학광산 동굴개발에 경기도의 지원을 받기 위해 직접 김 지사와의 면담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재정적 지원이었다. 자칫 도시 속의 흉물이 될 뻔한 폐광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양 시장의 도전적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자치단체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사업비가 문제였다. 경기도 내 주관부서도 명확하지 않아 업무 지도 등 행정 절차도 삐걱거리기 일쑤였다.
이런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려면 광명시와 경기도 사이에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 양 시장의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 김 지사와의 대화가 필요했다. 홍보실에서 정성들여 제작한 가학광산 개발과정이 담긴 앨범 한 권을 들고 경기도청을 찾았다. 김 지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양 시장의 표정에는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도가 광명시의 맏형이니까 맏형께서 동생 하는 일에 잘 도와달라는 의미에서 이번 광명시와 경기도의 MOU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면 가학광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에 찬 표정으로 앨범을 넘겨보던 김 지사는 양 시장의 제안을 기다렸다는 듯이 흔쾌히 수락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파격적인 제안도 덧붙였다.

“선거 임박해서 체결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당장 다음 주에 합시다. 경기도 실국장 회의를 가학광산에서 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MOU를 체결하지요. 가학광산은 우리 경기도의 명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긴장감이 감돌던 면담장이 한 순간에 웃음으로 가득 찼다. 두 단체장의 의기투합으로 광명시가 관광불모지에서 벗어나 세계 수준의 관광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기반이 마련되는 순간이었다. 경기도와 광명시는 20일 가학광산 동굴 안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KTX 역세권 활성화와 더불어 광명시를 친환경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양 시장의 진심이 통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것으로도 부족한 지 양 시장의 광명시 발전 제안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광명시에 변변한 청소년 시설이 없어 청소년 수련관을 설계 중에 있습니다. 올해 착공하면 내년에 완공 예정에 있는데 60억원의 건립 비용 가운데 30억원 정도를 도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또 소하동 기아자동차 주변을 개발하는데 인근 그린벨트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주 낙후된 지역이니 그린벨트를 풀어서 대규모로 개발했으면 하는데 한번 살펴봐 주셨으면 합니다”

여러 차례 현장을 돌아보고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된 사안이지만 쉽게 꺼내기도 힘든 의제들이었다. 경기도의 협력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수월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김 지사가 흔쾌히 도와준다고 장담할 수도 없었다. 정치인 출신 단체장으로서 김 지사와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마음 한 켠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광명시를 명품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양 시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이런 의지에 김 지사도 크게 공감하는 것 같았다. 김 지사는 주저하거나 미루지 않고 쾌도난마처럼 해결책을 제시했다.

“청소년 수련관은 착공에 들어가면 곧바로 지원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도 지역 주민이 원하는대로 검토하겠습니다. 광명시를 일자리와 주택, 교육이 어우러지는 자족적 계획도시로 만드는데 적극 돕도록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두 단체장은 보금자리 주택지구 내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KTX 광명역 활성화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양 시장의 적극적인 현장 및 소통행정과 김 지사의 통 큰 맞춤행정이 만나 광명시는 앞으로 그 발전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변화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새내기 공무원에게 작은 감동을 안긴 만남

필자는 광명시청 홍보실에서 업무를 시작한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새내기 공무원이다. 그 동안 공무원 조직에 대해 불필요한 규정과 행정 절차가 많이 남아 있어 효율적으로 일하기에는 불편한 환경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양 시장과 김 지사의 담판 현장을 보니 역시 현장은 생각과 달랐다. 시정의 최고책임자가 누구를 만나 어떤 설득 작업을 거쳐 하나의 정책적 결정을 완성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그 동안 가진 편견이 부끄럽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도 경기도가 경륜장 레저세 징수에 따라 광명시에 1천억원 대의 재정 지원 확대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지난해 6월)에도 가학광산 개발과 관련해 경기도가 수익금 회수 없이 35% 지분투자에 참여하는데 양 시장과 김 지사의 면담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 단체장이 만나면 시 현안문제 해결은 언제나 OK라는 동료 공무원들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평소 책상과 사무실을 벗어나 현장에서의 정책 판단을 강조해왔다. 이른바 현장행정이다. 오랜 기자생활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와 시민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판단의 중요한 단서는 현장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이해당사자를 직접 만나면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지기 마련이다.

행정은 듣기다. 시정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이 행정의 시작이다. 홍보도 듣기다. 할 말을 줄이고 남의 말을 듣는 것이 진짜 홍보다. 홍보담당자로서 지금부터 할 일이 보다 많은 현장을 경험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에 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됐다. 이는 필자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공무원 생활에 비로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일 출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광명시청 홍보실 온라인미디어팀 권동욱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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