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을 누르자 어른신이 손수 현관문을 열고 반갑게 맞아 주시는데 103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발음도 정확할 뿐 아니라 우렁찬 목소리에 힘이 있다. 환하게 웃는 얼굴이 부드럽고 자애롭다.
어르신은 아침 6시에 커피를 곁들인 토스트에 계란 한 알로 식사를 하고, 점심은 세계 3번째로 좋은 곳이라고 칭찬하는 광명노인 종합복지관에서 대접을 받고, 저녁은 주로 광명시장에서 장을 봐 직접 요리를 하는데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무엇이든 잘 드신단다.
그 당시 스무 살 늦은 나이에 결혼한데다 자손도 늦게 여섯을 두었다. 셋은 외국에 있다. 부인은 9년 전에 사별을 하여 현재 외삼촌의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동생이 몸이 좋지 않아 가벼운 살림살이는 즐겁게 혼자 해결을 하지만 옆에 사는 둘째 딸이 살뜰하게 보살펴준다.
TV는 뉴스만 보고 밤 9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책을 본다. 규칙적인 일상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것은 성경읽기다. 안경은 안 쓰고 나쁜 생각은 아예 안한다고 한다.
TV는 뉴스만, 규칙적인 생활과 물건에 욕심이 없는 생활이 건강의 비결~
걸음을 못 걷는 병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신앙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물건에 욕심이 있으면 공상이 많아 잠이 안 올 텐데 그렇지 않으니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이고 절로 편안하고 넉넉하다. 그래서 건강 한 것 같다.
백 년 전과 지금의 시대상황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다. 무섭고 두려운 전쟁을 겪었고 보릿고개로 끼니를 거르던 때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지금은 너무나 신기하고 물자가 풍부하다. 뉴스를 보면 세상이 복잡하고 어지럽지만 실제로는 남을 돕고 봉사하는 사람이 더 많다.
“요즘 일어나는 청소년 폭력문제도 어른들이 좋은 본을 보여 바른 생각을 갖도록 이끌어야 한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보람이고, 해되는 일을 안 하며 항상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잊지 않고 산다”고 어르신은 힘주어 말한다.
시민기자 김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