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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농악패 꼬맹이 예인으로 우뚝서다” 2편
“동네 농악패 꼬맹이 예인으로 우뚝서다” 2편
  •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2012.03.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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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수 선생

스토리4“광명농악을 바로 세우다”
임 보유자는 광명농악을 복원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철산리 광산노인정을 찾아가 유인필·구형서 선생 등을 통해 광명농악의 가락과 놀이형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소하리 원이뿐 할머니에게서는 도당굿을 할 때나 두레농악으로서 광명농악의 놀이방법과 복장 등에 대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무형문화재 복원을 위해서는 고증이 중요한데, 구전으로 전해오는 얘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자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어른들이 하는 말이라, 논리적이지도 않고, 퍼즐을 하나씩 끼워 맞춰가는 기분이었어요.”

임웅수 선생1991년부터 3년에 걸쳐 이뤄진 광명농악 복원은 드디어 마무리 되고, 1995년 한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까지 출전, 2위에 입상하게 된다. 이어 1997년 9월에는 광명농악이 경기도무형문화재로, 고 유인필 선생이 1대 보유자로 각각 지정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그때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제 수많은 공연 중 가장 의미있는 공연도 바로 광명농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철산동에서 가진 첫 발표회입니다. 광명농악이 이 지역의 가치 있는 민속예술임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뒤 새로운 마음으로 선보인 공연이었으니까요. 저희도 즐거웠지만, 그 무대에 흥을 더해 함께 어깨를 들썩였던 관객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임 보유자는 어렵사리 복원한 광명농악을 후대에 잘 물려주기 위한 일들도 서둘러 진행했다.
“무형문화재는 발굴과 복원보다도 어떻게 계승해 발전시켜 가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특히 농악은 많은 인원이 필요한 전통 놀이라서, 그 인적 자원이 정말 풍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직후 광명농악보존회를 결성하고, 충현고교가 광명농악 전수학교로 지정받도록 추진했죠. 충현고는 올해로 광명농악 전수학교 지정 15년째를 맞습니다. 이 학교에는 농악반이 있는 것은 물론, 이 분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위해 1학년의 2개 반을 전통 연희반이라는 이름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광명 관내 18개 동별로 농악단을 창단해 농악인구 확대는 물론, 매년 정기적인 합동 공연을 펼쳐, 농악의 저변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광명농악을 이어 갈 후학 양성 작업은 어느 정도 기틀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충현고에서는 제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여기 학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좋은 학교에 진학할 때면 얼마나 보람된지 모릅니다.”

이제는 그를 이 지역 전통예술계의 ‘대부’라고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스토리5“묵묵히 바라봐 준 아내가 최고의 지원군”
올해로 결혼 17년째인 임 보유자는 자신의 오늘이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부인을 꼽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아무 말 없이 그저 지켜봐 준 부인이 있었기에, 이런저런 걱정 없이 예술가의 길을 걸어 올 수 있었던 것이란다.

광명농악“제 아내는 지금도 장구가 뭔지, 북이 뭔지 도통 모릅니다. 저와 처음 결혼할 당시 제게 돈 한 푼이 없어, 아내가 가지고 온 비상금으로 생활했는데, 그도 1년이 지나자 바닥이 나더라고요. 제가 한 달에 가져오는 돈이 불과 20~30만원이었거든요. 둘이서는 어떻게 버텼는데, 두 남매를 낳고 나서부터 한 동안은 아내가 거의 매일을 눈물로 보낸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들 잘 키워주며, 제 곁을 묵묵히 지켜 줬으니, 그 고마움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그가 여기 저기 강의도 나가고, 광명 시립농악단 예술 감독직도 맡고 있어, 그나마 고정수입이 있지만, 이 역시 10여년 밖에 안 된 일이다.

그의 후진들 역시 이제 갓 30살을 넘긴 청년들이 대부분인데, 그가 걸어왔던 것처럼 배고픈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단호하게 말했다.
“너무 배부르면 예술 하기 힘듭니다. 돈보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오기와 끈기로 고난을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의 양손에 단단히 자리 잡은 굳은살에서도 그의 뚝심과 집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는지는 이 한마디로 갈무리 된다.

“제 중학생 아들이 드럼과 꽹과리 등 타악기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아들놈이 끝까지 하겠다고 하면 막지 않겠지만, 제가 직접 가르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스토리6“전국을 휩쓸다.”
2000년 초·중반은 경기도내에서 전통놀이 분야에서 광명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임 보유자는 광명농악 뿐만 아니라 아방리 줄다리기와 농요도 복원해 경기도 및 전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 충현고 학생들 역시 2008년 전국 청소년 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나가기만하면 상을 받아 온다고 할 정도였다.
“하도 광명에서 상을 휩쓸어 가니까, 경기도내에서는 심지어 ‘광명 타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어요.”

지난해에도 철산리 디딜방아 액막이놀이를 경기도대회에 출품, 3등에 입상했다.
“디딜방아 놀이는 마을에 역병이 왔을 때 이를 물리치기 위해 여성들이 중심이 돼 했던 놀이인데, 매우 전투적이고 파격적입니다. 비록 대상은 아니었지만,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놀이 문화를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임 보유자는 학온동 호상놀이, 광명5동 집터다지기 놀이 등 광명 곳곳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많은 민속놀이들이 산재해 있다고 했다. 또 이 모든 놀이에 빠지지 않는 것 역시 광명농악이다.

광명농악의 발전은 다른 향토 민속 문화의 재발견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갖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광명농악 전수회관 건립입니다. 전수회관을 통해 상설 공연장을 확보하고, 전국 대학생 농악 동아리나, 관광객, 시민들이 언제라도 농악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게 시급합니다.”

그는 아울러 전수조교를 비롯, 이수자, 전수 장학생 등 광명농악의 명맥을 이어갈 인재들을 부지런히 발굴해 자신의 재능과 지식을 아낌없이 물려줄 참이다.

어찌 보면 앞으로 그가 가야 할 길은 더 험난할 지도 모른다. 후진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지금까지 발굴한 전통 민속놀이는 그 명맥을 이어가도록 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보유자로서 그가 할 역할임과 동시에 그가 걸어온 외길 농악 인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80세가 되면 명예보유자가 된다. 임 보유자가 광명농악 최초 명예보유자라는 영예까지 안을 수 있을까. 현재 그의 행보로 봐서는 요원한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글 : 홍선희 전문기고가/ 사진 : 광명시청 홍보실, 광명농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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