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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묘미를 알게 해 주고 싶어요”

<인터뷰> 운산고 박병윤 교사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2.05.04 15:30
  • 수정 : 2012.09.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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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박병윤 선생


다부진 체격에 까무잡잡한 피부색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일상이 어떨지 짐작하게 했다. 시범을 보여 달라는 요구에 망설임 없이 두 손으로 인공 암벽장의 홀드를 잡고, 몸을 훌쩍 들어 올리더니,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
불혹을 넘긴지가 한참이라는데, 그 체력과 가벼운 움직임만큼은 십대도 저리가라 할 정도다.

클라이밍 중인 박선생
운산고 박병윤 체육교사가 이처럼 암벽등반을 즐기게 된 것은 20년도 더 된 일이다. 지금은 자연암벽 등반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대학 시절에는 구 소련의 코뮤니즘 봉과 레닌 봉까지 다녀올 정도로 마니아였다.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를 수업에 접목해 체육시간에 암벽등반 수업을 했더니,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영화에서도 한번 씩은 등장하는 스릴 있는 장면을 학생들이 직접 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학생들 스스로 한계를 극복해 내는 과정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성취감을 안겨 주었다.

사실 이런 묘미는 등산이나 등반을 할 때마다 박 교사도 느끼는 재미다. 지난해 운산고에 부임한 후 예산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 가장 안전하게 스릴과 쾌감을 맛볼 수 있는 모험스포츠가 바로 스포츠클라이밍이라는 것. 또한 아이들이 건전하게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해소할 만한 놀이문화로도 이만한 것이 없다고 박 교사는 자신한다.   

수업에 열중하는 운산고 학생들
“저희 학교는 사실 학생들의 학업 실력이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에요.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학생도 많고, 학습의욕이 부진하거나, 자심감이 없어 무기력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이 많기도 하다는 뜻이죠.”

박 교사는 처음 이 학교에 부임해서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그전에는 접해보지 않았던 다소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고, 사사건건 아이들과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다.

어찌 보면 수업에 스포츠 클라이밍을 도입한 것은 아이들은 물론, 박 교사에게도 아이들과 새롭게 관계하고, 소통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썽꾸러기 녀석들이 평소와는 달리, 홀드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버티고 견뎌내서 완등을 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 녀석들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본인들 역시 바로바로 나타나는 결과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친구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조금씩이나마 자존감도 회복하는 것 같아 나름대로 보람 있었습니다.”

운산고 클라이밍 박병윤 교사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학생들도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특색 있는 시설에 대해 여기저기 자랑도 한다.
“지난해 아이들 몇 명을 데리고 경기도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수업시간에는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던 남학생이 다른 학교 아이들에게 ‘우리 학교에서는 암벽등반 수업을 한다’면서 신나게 자랑을 하더라고요. 저 혼자만 좋아 하는 수업이 아닌지 한편 염려도 됐었는데, 아이들의 그런 반응을 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요”
지금은 학교 홍보자료에도 교내 스포츠 클라이밍 시설과 활동 내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문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박 교사의 발걸음을 더욱 바쁘게 한다.

“암벽 등반이라는 것이 결국은 실외 자연활동을 위한 하나의 훈련 과정인데, 지난해 야외 체험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해 사실 미안한 마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토요 휴업일이나 여름 방학 때 직접 야영을 나가보는 친 자연적인 프로그램도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박병윤 교사는 앞으로 학생과 교사 동아리 활동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내 등반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에 무척이나 들떠있는 모습이다.
 


<글 : 홍선희 전문기고가/ 사진 : 광명시청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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