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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폐광에서 열리는 ‘동굴 음악회’ 가히 환상적일세~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06.07 15:34
  • 수정 : 2012.09.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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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에서 열리는 ‘동굴 음악회’ 가히 환상적일세~
 

 “동굴 탐험할 때 박쥐가 나올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다음주에 열리는 ‘가학광산 동굴 음악회’에도 꼭 다시 와보고 싶어요!” “동굴 안이 너무 너무 추웠어요!”

경기 가림초등학교 학생들이 답사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기도의 한 동굴을 찾았다. 입구에 ‘SINCE 1912’라고 씌어진 것을 보니 족히 100년은 넘었을 법한 이 폐광이 아이들의 탐험 장소가 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에 위치한 ‘가학광산동굴’은 1912년~1972년까지 60년 동안 광물을 채굴하던 곳이었다. 1964년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도 게재되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금속광산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지난 1972년 문을 닫았다.  

 가학광산을 관람 후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는 학생들
가학광산을 관람하고 나온 학생들이 입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폐광 당시 수해로 인해 광물찌꺼기가 가학천 주변 농경지로 흘러들자, 수해보상 문제로 생산을 중단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결국 폐광에 이렀다. 광명시는 지역의 골칫덩이로 남은 이 폐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비록 광물을 채취하던 동굴이지만, 인공적인 동굴이라는 점과 우리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특별한 유산이라는 점을 감안, 관광자원으로 활용키로 한 것.
 
이에 따라 총7.8km, 깊이 275m의 폐광산은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국내 동굴관광지로 유명한 삼척 환선동굴이 1.6㎞인 점에 비하면 규모가 제법 큰 셈이다. 동굴관람 안내를 맡은 김동현 문화해설사에 의하면 이곳에서 약 500여명의 근로자가 일을 했으며, 1955년부터 1972년까지의 체굴량도 금52kg, 은6.070kg, 동 1.247톤에 달한다고 한다.

관광객 이주락(65)씨 “예전에 다른 광산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며 감회에 젖은 듯했다. “이곳에 오니 기억이 새롭고 그때의 수많은 사연들이 생각나 눈물이 나오려고 해. 그땐 큰 장비 하나 없이 오직 삽이나 곡괭이 등의 간단한 장비로만 팠지 뭐 요즘처럼 포크레인이라는 장비가 있기를 해 뭐가 있어 안 그래?”

할아버지의 말처럼 동굴 안은 과거 광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고 있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안전모를 착용 한 뒤 광산으로 들어서자 저 멀리 은은한 불빛이 마치 지하궁전으로 가는 길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길은 외부처럼 작은 자갈을 깔아 놓아 편평했고 외부의 후텁지근한 날씨와는 달리 동굴 안은 에어컨을 켜놓은 듯 시원한 바람이 불어 싸늘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개발 전 갱벽의 울퉁불퉁한 모습들이 광부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개발 전 갱벽의 울퉁불퉁한 모습들이 광부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사진= 광명시청)
개발 후 가학광산 입구의 불빛 아래로 발자국 소리가 정겹다.
가학광산 입구의 불빛 아래로 발자국 소리가 정겹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안전하게 걷을 수 있도록 조명시설이나 배수로 시설들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넓이는 성인 2~3명이 나란히 이야기 하며 걸어도 될 만큼 전혀 무리가 없었다. 높이 또한 일반 아파트 천장보다 약간 더 높아 일반인들이 길을 걷는데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동굴 안의 길은 전부 자갈밭으로 이뤄져 있어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출입은 다소 어려울 것 같았다. 이들를 위한 배려와 함께 비상시 대피소의 안내판, 응급상황시의 비상 연락전화 등의 시설과 동굴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안전 요원이 없는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은 모든 시설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 관람시간은 평균 30~40분사이로 가족이나 연인들이 가볍게 걸어도 좋은 코스였다. “자기기 찾은 금붙이는 자기가 가져 갈 수 도 있다.”며 관광안내해설자의 익살스런 농담이 이어지자 일제히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고, 광산의 세부적인 설명 부분이 이어지자 학생들은 서로 먼저 질문을 하려고 “저요! 저요!” 를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100년의 역사를 느끼며 걷고 있다. (사진제공= 광명시청)
시민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100년의 역사를 느끼며 걷고 있다. (사진= 광명시청)

동굴길을 걷는 동안 가볍게 이야기도 나누는 가족들도 있었고, 혹시나 금을 발견할 새라 여기저기를 쉴 새 없이 두리번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자도 가는 곳마다 반짝이는 광맥을 바라보며 ‘혹시 저것이 금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가슴 설레하며 자꾸 뒤를 돌아보곤 했다. 실제로 김동현 문화관광해설사는 “아직도 많은 광물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곳이 그린벨트라서 현재 광물 채취 허가는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갱도가 모이는 큰 광장이 나왔다. 이곳은 지난 연말 신영희 명창과 광명시립합창단,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금관5중주의 무대가 펼쳐진 곳이기도 하다. 동굴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주고 있는 이 ‘동굴 음악회’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오전 11시 20분~12시)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연말 가학광산에서 열렸던 동굴음악회 (사진제공= 광명시청)
지난 연말 가학광산에서 열렸던 동굴음악회 (사진= 광명시청)

김상범 광명시 동굴개발팀장은 “가학광산은 3년 전까지 만해도 개인 소유였는데, 1년에 3,000여 통의 새우젓과 묵은지 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며 “사시사철 내부의 온도가 늘 12도 선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그 수량이 년 평균 200~500통으로 줄자 처분을 고심하고 있던 차에 이 광산을 광명시가 인수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와인저장고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수익률이나 지리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관광지가 없는 광명시의 사정을 감안, 관광자원화 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명시는 지난해 예산 42억을 들여 동굴테마파크 개발에 돌입해, 지난 3월에는 경기도와 경기관광개발공사에 이어 한국동굴학회 및 인하대학교와도 성공적인 관광개발과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광산 개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개발 전 가학광산의 내부 모습 저 멀리 새우젓 보관 통이 보인다.(사진제공= 광명시청)
개발 전 가학광산의 내부 모습 저 멀리 새우젓 보관통이 보인다.(사진= 광명시청)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명시는 동굴 안에 3D영화관 만들어 상영하거나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갱도 탐험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색적인 차 한 잔을 위한 동굴 카페, 아주 특별한 광산만의 공포체험, 음악이 흐르는 이색동국 음악회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달에는 광명시민 중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와 부부를 위한 ‘우리들의 프러포즈’라는 특별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가학광산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정광해 공원조성팀장은 “가학광산 주변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해 조각공원을 만들거나 피크닉장, 전망대 등으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라며 “시민들이 편안하게 찾는 쉼터로서의 매력을 살림과 동시에 가학광산만이 갖는 특별한 관광지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6월에 시작 되는
6월부터 시작되는 ‘우리들의 프로포즈’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를 위해 마련된 동굴 안의 특별한 이벤트이다. (출처= 광명시청 홈페이지)

김동현 문화관광 해설사가 추천하는 ‘보물창고를 찾아서’ 역시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보물창고를 찾아서’ 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광산의 역사, 광부들의 뼈아픈 사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에서 ‘역사 바로알기 퀴즈’ 등을 통해 광산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광산 탐방 프로그램이다. 주5일 수업제 실시 뒤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매주 토요일 20가족 80명을 대상으로 33회 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탐방코스로는 오리 이원익선생의 기념관에서 부터 출발해 절골 약수터, 도고내산 오거리, 서독산 갈림길, 가학광산을 거쳐 소화동 52사단 화살회관 앞까지 총 3.54km를 걷게 되는데, 약 3시간 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김동현 문화관광해설사는 또 “옛길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 하이킹도로1.4km연장구간을 추진 중”이라며 이 길이 완공되면 완벽한 관광 코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자전거 길과 동굴탐험, 가벼운 등산과 문화유적지탐험 등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냐!”며 이 코스 역시 적극 추천했다.
 
김동현 문화관광해설사가 재치 있고 간결한 입담으로 가학광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김동현 문화관광해설사가 재치 있고 간결한 입담으로 가학광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양기대 광명시장은 “KTX 광명 역세권과의 연계를 통해 수도권 유일의 도심 속 동굴이자 최대 규모의 광산인 가학광산을 국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며 “관광불모지였던 광명시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시키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학광산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11시, 오후는 2시~3시 사이에 은 하루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관람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평균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약 15분~20분에 한 팀씩 공개하고 있으며, 휴일은 없고 관람료는 무료이다. 문의 광명시청 공원녹지과 02) 2680-2376
도목현 시민필진 (jointp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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