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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노후를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바로 광명이지요"

철산2동 민경환 어르신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10.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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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충탑 근린공원을 청소중인 민경환 어르신
 
민경환(86. 철산2동)어르신은 오전 8시면 집에서 나온다. 현충탑근린공원 청소를 위해서다. 장갑과 모자로 복장을 갖춘 후 쓰레기봉투와 빗자루를 들고 집주변부터 훑듯이 거리의 쓰레기를 줍기 시작해 근린공원 안을 한 바퀴 돌면 1시간이 훌쩍 지난다. 휴지조각 담배꽁초 등을 말끔하게 치우나면 마음까지 개운하다. 이런 생활이 빠짐없는 일상이 된지 30년을 바라본다.

서울에서 하던 사업이 기울어 이사 왔던 광명. 시름을 달래려 찾아왔던 이곳은 그때는 공원이 조성되기 전이었다. 산책하기 좋은 예쁘고 낮은 산이었지만 진입로가 마땅히 없이 시민들이 자주 드나들며 길을 내고 있었다. 길이라지만 비만 오면 깊숙이 패여 물웅덩이가 되는 곳을 힘든 줄 모르고 연탄재를 여기저기서 모아 메우기 시작하여 판판하게 만들어 놓으니 여러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어 흐뭇하다.

더욱이 이곳은 호국영령을 기리는 곳이 아닌가 외부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으므로 내 집안 청소하듯 정성을 더하게 된다. 이곳을 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아껴주면 좋을 텐데..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광명시가 눈부시게 발전해가듯 점점 시민의식도 높아질 것이고 나름의 봉사할일이 있으니 이 또한 불만은 없다.

마을을 돌아보면 볼수록 애착이 간다. 그러면서 광명 사랑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다시 시작한 사업도 순조로웠고 제2의 고향으로 뿌리를 내려 이제는 노후를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근린공원 청소하는 이들은 물론 있다. 그러나 어르신이 맡은 곳은 좀 비탈지고 손이 안가는 곳을 주로 한다. 공원 기슭에 모종을 심어 꽃이 피고 가을에 씨를 받아 다시 봄에 뿌려 꽃밭을 늘려가다 보니 어느 사이 꽃 할아버지로 통 한다. 가로등이 나가거나 불편한 곳이 있으면 바로 동사무소에 연락하여 고치고 보완하도록 하는 지킴이 역할도 마다 안는다.

현재 공원내에 있는 배드멘트장에서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저녁 8시에 나와 11시까지 수업을 하며 물론 자원봉사다. 3급 시력 장애를 갖고 있지만 17년간 광명대표선수로 뛰었을 정도이니 자세와 기본 잡기는 눈감고도 지도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이 나이에도, 나누어 줄 수 있으니 기쁘고 고맙지요” 라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 푸르른 청년 같은 건강함이 들어앉는다.

평소 '욕심 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살자, 가지고 있는 것 아낌없이 나누자'라는 소박한 가훈 덕인지 5남매 모두 잘 자랐고 자리 잡고 산다. 이것은 비단 자식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예전에는 부엌 근처도 안 갔었는데 요즘은 시장 봐오고 설거지는 도맡아 한다. 다섯 살 아래인 아내와 구순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삶이 참 좋다.

진시민필 김정옥(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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