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동분서주하는 건 현재 330세대의 통장을 맡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올해 3년 임기를 마치고 재임을 하게 됐는데 그동안 세대를 파악하는데 마음을 다했다면 본격적으로 마을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소하동은 김장이나 바자회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은 통장들의 협력이 잘 이루어진다.
지난 체육대회 때 서로 주민들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활력이 되어 그녀는 혼자사시는 어르신 말벗은 기본,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며칠 안보이면 마음이 쓰여 얼른 들여다보고 안부도 묻고 건강상태도 살피게 된다.
엄마 없는 아이들이나 장애인들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여리고 따뜻해 모처럼 맛있는 것이 있으면 들고 나서게 된다. “뭐 그게 별건가, 조금만 마음을 먹으면 되는 일인데.”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퉁명스럽게 말한다.
어느 어르신은 고맙다고 먹을 것을 들고 오는데 형편을 뻔히 아는 남편은 보다 못해 짐짓 화난표정으로 못하게 막기도 있다. 어려운 이를 생각하는 심성이 부창부수다.
“이웃이 행복했으면 해요. 그리고 어르신은 나중에 나의 모습이잖아요. 나도 늙어갈 것이고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잖아요 후에 내가 했던 이 역할을 또 다른 사람이 하고 있겠죠?”라며 순박한 웃음을 짓는다.
신혼부터 30년 넘게 마음 편하게 정 주고 살아온 광명, 이곳이 누구에게나 추억이 묻어있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이웃에게 눈길을 접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앞으로 그녀는 전문분야인 인형극이 어른신과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데 쓰였으면 한다. 나이 오십에 하고 싶은 열 가지 중 하나였던 자전거 배우기 목표가 이루어졌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알림을 전달할 때 자전거 바퀴는 더 신나게 굴러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시민기자 김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