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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길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어기면 안 되는 것’

<인터뷰> 임인환 주정차 팀장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2.12.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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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거리로 나가 광명시민의 편의를 방해하는 것들은 없는지 살펴보는 이들. 바로 지도민원과 직원들이다. 지도민원과를 대표해서 불법 주정차 단속 담당 임인환 팀장을 만나 지도민원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매력과 스트레스’를 함께 들어봤다.

“불법주차 단속에 예외가 없고 그 기준이 명확한 서유럽에서는 시민들이 불법주차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료주차장에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은 이유가 불법주차를 했다간 유료 주차장 요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내야 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직업의식이 투철한 단속원들이 맹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담이 커도 불법주차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도민원과에서 불법주정차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임인환 주정차팀장(성명 직급)의 말이다.

서유럽처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이 설정되어 있고, 이것을 모두가 정확하게 공유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준법정신이 투철하다면 불법 단속으로 인한 시시비비는 사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법과 약속을 지키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며 이것을 어길때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임 팀장은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말을 잇는다.

“이 전제 앞에서 사람들은 굳이 옳고 그름을 따지려 하지 않습니다. 불법 주정차, 노점상 운영 그리고 불법 광고물도 마찬가지 개념이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가 도시 생활을 하면서 다 같이 불편함 없이 살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고 이것을 의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권리라고 생각을 해야되는데 아직은 그런 인식의 전환이 조금 부족한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준법정신과 시민의식에 대한 개념 정립 및 공유, 확산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계도활동을 벌이다 보면 언젠가는 불법 주정차, 불법 노점상 운영 그리고 불법 광고물이 ‘어길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어기면 안 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지 않겠냐는 게 그의 확고부동한 생각이다. 수준 높은 시민의식 형성이 하루 아침에 뚝딱 되는 일이 아니기에 그는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는다.

그는 시민들의 의식수준 향상만큼 중요한 게 불법 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 마련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환경 탓, 여건 탓만 하면 계속 제자리 걸음만 할 뿐이지 개선책과 해결책은 나올 수 없습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묘책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도민원과를 비롯해 광명시 전체가 끊임없이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사소한 규정 위반 정도는 근절될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겠습니까?"

지도민원과 일을 하다 보면 갈등의 기로에 종종 서게 된다는 임 팀장은 “사실 허리 구부러진 어르신들이 생계 차원에서 노상에서 야채 파는 것을 보면 측은지심이 들어 그냥 못본척 하고 싶을때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심적 갈등을 토로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모르는 척 지나치다 보면, 불법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 숫자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그 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쾌적한 보행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차 한대쯤 차도에 정차돼 있는다고 해서 큰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다른 운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죠. 만약 출퇴근 시간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교통지체로 이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겠죠. 혹시라도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광명에 대해 느끼는 이미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의 딜레마에 빠질 때마다 단속을 하는 입장에서는 원칙과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예외를 두면 봐주기 단속이 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양산되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 이 정도야 괜찮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파만파로 피해를 끼치게 되니까, 불법 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이를 단속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간혹 가다가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냐는 물음에 그는 ‘경청이 해법이다’라고 답한다.

“안하무인 격으로 나오는 분들이 계세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이신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억지를 부리기도 하시죠. 이럴 땐 먼저 그 분이 하는 이야기를 무조건 경청합니다. 그냥 흘려 듣는 게 아니라 귀담아 듣습니다. 경청하다 보면 그 속에서 얘기치 못한 해결책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교감하면서 들어드리면 그 자체만으로도 화가 누그러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는 법. 불법 행위를 하는데도 ‘나름의 이유’가 다 있다. ‘나름의 이유’를 내세우며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분들에게는 설득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으로 교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순간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서 함께 언성을 높이면 광명시 전체가 무례한 공무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다고 한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광명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나선다.

“불법 행위로 단속 대상이 되어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물게 돼서 시청에 대해 혹시 조금이라도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계신 시민 여러분!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지갑은 얇은데 돈 내라고 하니까 야속하시겠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법 행위를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도 바뀌기 힘들게 됩니다"

때론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수고한다’는 시민들의 말 한마디를 들으면 희한하게 힘이 난다는 임 팀장. 그를 포함한 지도민원과 직원 모두는 광명시 정의의 사도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진시민필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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