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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천 번의 정성으로 연주하는 음표 하나, 가사 한 구절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3.05.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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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과 재능기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다소니챔버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장면(사진제공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뭐 제대로 하겠어?”  ...
“우와! 정말 대단하다. 브라보~!”

지적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광명다소니예술단>의 공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장애인 그것도 지적 발달장애인들이 악기를 다루고 노래를 부르는 공연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막상 이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감탄과 감동에서 쉽게 빠져 나오질 못하게 된다.

‘에이~ 설마’라며 이들의 공연 실력을 의심하는 분들에게는 오는 6월 4일 광명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제3회 광명다소니예술단 정기공연’ 관람을 적극 권장해 본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적발달장애인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광명다소니예술단>은 챔버오케스트라, 합창단 그리고 뮤지컬단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하고 있다.

  ▲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전찬수 사회복지사

광명다소니예술단원들의 연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전찬수 사회복지사는 “지적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천 번 이상 반복 연습을 해야 겨우 음표 하나, 가사 한 구절, 몸짓 한 번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연습과정을 보면 정말 인간승리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한다.

챔버오케스트라는 2008년, 합창단은 2003년, 뮤지컬단은 2010년에 각각 창단돼서 독자적으로 활동을 했는데, 지난 2010년에 이를 <광명다소니예술단>으로 그룹핑해서 공연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 한해 동안 무려 52회 공연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챔버오케스트라는 작년에 말레이시아 아동복지시설에 가서 공연도 하고 기금도 전달하고 왔어요. 평소 도움을 받기만 하던 장애인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줬다는 면에서 볼 때 참으로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라고 덧붙인다.

 

  ▲ 말레이시아 아동복지시설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있는 '다소니챔버오케스트라'(사진제공→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다소니’는 순 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을 담고 있는데, <광명다소니예술단>에게는 이름과 연관된 에피소드가 있다.

전 복지사는 또 “재작년 겨울 한국철도공사에서 ‘다소니패스’라는 자유여행승차권을 출시한다는 기사를 봤어요. 우리 예술단 네이밍과 같은 의미였던 거죠. 그래서 무작정 한국철도공사 본사에 전화를 걸어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 귀사의 ‘다소니패스’와 같은 의미의 <광명다소니예술단>이 있으니 기회가 닿으면 한번 초청해줄 것을 부탁했어요.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KTX이용고객 3억 명 돌파기념행사 축하공연을 해 달라’는 회신을 받았지요. 서울역에서 실시된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죠.”
라며 상기된 얼굴로 그 날의 감격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 무대에 서서 악기 연주하는 것이 즐겁다는 '다소니챔버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 남우식  씨

<광명다소니예술단> 챔버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는 남우식 씨(21). 그의 어머니 안영순 씨는 “우리 아들은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지낼 수 없는 지적발달장애인입니다. 저는 아들이 남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는 혜택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악기를 배우게 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만 가르치는 데 무려 5년이 걸렸어요. 하지만 지금 우리 아들은 솔로 연주도 한답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안씨가 아들에게 힘들게 악기를 배우게 하자, 처음에는 가족들이 ‘그냥 편하게 살게 놔두자’며 반대했다고. 하지만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들에게 악기를 가르쳤고, 그 결과 지금 그 아들은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 입고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강한 어머니 안씨는 늦둥이 아들 남우식 씨를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 우리 집 황금송아지’라고 애칭하며 아들 자랑이 그칠 줄 모른다.

이런 훌륭한 단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한 명 있다.  그는 챔버오케스트라 지휘자인 김수진씨. 제3회 광명다소니예술단 정기공연을 한달 남짓 앞두고 막판 연습에 매진 중인 김씨에게는 꿈이 있다고 한다.

“저는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어요. 간혹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 때 <광명다소니예술단> 챔버오케스트라가 찬조 출연으로 공연을 해요. 물론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찬조 출연이 아닌 <광명다소니예술단> 챔버오케스트라와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가 동등한 입장에서 협연 해보고 싶어요. 저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도 생각합니다. 지금 단원들이 악기 연주하는 거 보세요.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어요.”

<광명다소니예술단> 챔버오케스트라 출신 중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한 바이올리니스트도 있고, 인간극장에 출연한 첼리스트도 있고, 클라리넷과 피아노 전공으로 비장애인과 똑같이 명문대를 다니는 음대 학생도 있다. 비장애인들도 걷기 힘들다는 아티스트의 길을 멋지게 걷고 있는 <광명다소니예술단> 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 요즘 각종 행사와 정기연주회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는 '다소니챔버오케스트라', 오늘은 유행가 '어머나'를 멋들어지게 연습하고 있다.

 글/진시민필 김은정     사진/광명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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