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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꼭 자격증 취득해서 일자리 찾고 싶어요"

市,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상금으로 한식조리전문가 양성과정 운영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3.07.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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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울 요리는 칼국수와 풋고추 전, 표고 전 이에요.”

  ▶ 요리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모든 수강생들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 집중된다

수업이 시작되자 손놀림이 분주하다. 강사의 설명을 교재에 적기도 하고, 휴대폰을 꺼내 들어 입력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열심히 들어두지 않으면, 실습할 때 실수가 나오기 마련. 집에 가서 연습도 해야 하는데,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이렇게 눈과 귀를 모아 집중한다.

더위가 무색할 정도의 뜨거운 배움의 열기를 내뿜고 있는 현장은 광명시종합사회복지관 4층의 조리교실. 지난 17일 이곳을 찾았을 때 그간의 소문과 다름없이 출석률 100%를 자랑하며, 수강생 25명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이토록 열의를 보이는 것은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 후 취업이나 창업을 하는 것이 수강생들의 하나같은 꿈이다.

   ▶ 3인1조가 된 이들은 손발을 척척 맞춰, 주어진 시간안에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바쁘다 

이들 수강생들은 지난 5월말 6.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면접까지 거치면서 광명시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 같은 행운은 시가 올해 3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한 전국 일자리정책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챙긴 8,000만원의 상금을 이번 한식조리 전문가 양성과정 및 취업지원 사업에 투자하면서 생긴 일이다.

시는 관내 외식·요식업체 가운데 60% 이상이 한식 관련 업체이고, 특히 최근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교, 병원, 기업체 등지에서 단체급식에 종사할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점 등을 감안,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의 일환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수업은 매주 수·금요일 오후 1시30분과 저녁 6시30분에 각각 시작해 3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각 반에 24명씩 모두 48명이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정진하고 있다. 또 정원 외 수강생인 80세 이상 고령자도 2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끈다.   

더욱 환영받는 일은 수강생들 모두가 수업료나 재료비, 교재비 등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시가 지원한 사업비로 수강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 행운의 기회를 바탕으로 창업의 길에 도전하는 손공주씨(35세)

결혼한 지 채 1년도 안됐다는 새댁 손공주(35)씨는 “요리에 남다른 취미가 있어, 도시락 또는 반찬가게 창업을 목표로 한식조리사 과정을 준비 중에, 필기시험까지 합격한 상황이었는데, 무료 수강의 기회가 찾아와 정말 기뻤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부담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경력이 거의 20년에 달하는 훌륭한 강사님으로부터 세심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실기 시험도 꼭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라며 생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업 시작 이후 1시간여에 걸친 강사의 설명과 요리 시연이 끝나자 각자의 재료를 들고 자리로 돌아간 수강생들이 본격적인 실습에 돌입했다.

3명씩 한 조가 돼 8개의 조로 묶인 이들은 손발을 척척 맞추며, 제한시간 내에 요리를 마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 자연주의 요리사를 꿈꾸는 임준섭씨(31세)

자연주의 조리법에 관심이 많아 수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임준섭(31)씨에게는 이날 강의가 더욱 설레는 시간이었다. 강사의 요리 준비와 뒷정리는 돕는 도우미 역할을 임씨가 속한 조가 맡으면서, 강사의 바로 옆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여느 주부 못지않게 화려한 손놀림을 자랑하는 임씨. 그가 이렇게 요리에 뛰어든 것은 청소년기에 비만탈출을 위해 저칼로리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찌거나 끓이고, 혹은 생식으로 조리하는 한식은 제게 딱 맞는 다이어트 음식이었어요. 얼마 전 여기서 배운 대로 어머니께 간장소스를 이용한 담백한 비빔국수를 해 드렸는데, 극찬을 받았어요. 앞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면 자연의 재료를 있는 그대로 활용한 조리법을 더 연구해 그와 관련한 창업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이 교실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송현수(22)씨는 취업에 대한 포부도 젊은 혈기만큼 야무지기 이를 데 없다.
“요리사로 진로를 정하고, 준비하던 중에 광명소식지를 통해 이번 교육과정을 알게 됐습니다. 파스타 조리에도 관심이 많은데, 자격증을 따고 나면 서양 요리 분야도 준비해 호텔이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취업하려고 합니다.”

가장 고령인 김현경(86)씨도 이 반에서 화제의 인물 중 하나. 자신의 나이에 아랑곳 않고 배움과 활동의 의지를 면접관들에게 강력히 어필해 정원 외로 선발된 수강생이다.

  ▶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를 위해 이곳에서 배운 요리를 직접 만들어주고 싶다는 김현경 어르신(86세)

귀가 잘 안 들리는데도 보청기를 착용한 채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정성을 다해 칼국수의 밀가루 반죽을 하는 김씨의 열정만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늦은 나이라 할지라도, 도전해 보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어요. 선생님이 만들어 낸 요리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과 다름없다보니, 집에서는 배운 대로 잘 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지만, 이곳에 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얻어요.”

김씨는 또 “직접 해 보니 요리가 그리 녹록한 게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면서도 “현재 부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식사를 거의 혼자 챙겨 먹고 있는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집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인에게 점수를 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창업을 준비하며, 이 수업에 참여한 한양수(46)씨는 난생 처음 요리를 접하며, 음식과 요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넓어진 것을 또 다른 소득으로 꼽았다. 그는 이 같은 이론적인 지식은 창업 아이템이나 메뉴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제2의 인생을 찾아 나선 경력단절 여성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중학생 자녀를 둔 박남미(44)씨와 김정희(49)씨는 버스 정류장에 붙은 홍보 게시물을 보고 이곳의 문을 두드렸다. 이들은 이 수업이 주부, 엄마로서의 삶에서 한 발짝 더 나가기 위한 도전의 시작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요리를 눈짐작, 손대중으로 해 먹었는데, 뭔가 갖춰지고 보기에도 좋은 음식을 해 식탁에 올리니, 메뉴가 풍성해져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온 가족이 저희들의 도전을 환영합니다. 자격증을 따면 학교 등 단체 급식을 하는 곳에 취업하려고요.”

과거 구내식당 운영 경험을 가진 지용희(48)씨도 “요즘 같은 스펙 시대에 관련 자격증 하나 없이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만인 것 같아 수업을 듣게 됐다”며 앞으로 전문인으로서 새롭게 음식업계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고 자격증 취득에 나선 까닭을 말했다.

  ▶ "칼국수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밀가루 반죽의 정도, 그리고 면의 두께는 0.2mm로 썰어야... " 단 하나의 설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수강생들, 이들이 꿈꾸는 창업이 곁에 있는 듯하다

지난 6월 5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벌써 6주째 13회기 수업을 마친 이들은 이날까지 실기시험에 출제되는 49가지 예상요리 중에 39가지를 배웠다.

이젠 첫 만남의 어색함을 모두 떨치고, 동지이면서, 친구가 됐다는 수강생들. 전원 자격증 취득의 영광을 안기 위해 오는 10월 11일 마지막 수업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수업 운영을 돕고 있는 정지윤 사회복지사는 “지금은 수강생들끼리 호흡이 어느 정도 맞춰져서인지, 수업분위기에 대한 평가도 좋고,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수업이 끝날 때까지 자격증 취득에 실패한다 해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최종 목적을 이루도록 도울 것이며, 면접 동행 등의 취업준비 지원은 물론, 관내 업체 발굴을 통해 지속적인 취업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진시민필 홍선희    사진/광명시청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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