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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봉사요? 그저 '일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명 시민필진 고리들
  • 승인 : 2013.07.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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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광명역에 위치한 광명시 홍보관

 KTX 광명역사 높은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릴 정도로 비는 세차게 내린다. 광명시 홍보관에는 지금 광명가학광산동굴에서 영화가 상영되었던 장면의 동영상이 흐르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5분, KTX 광명역에 위치한 광명시 홍보관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광명시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최차랑 총무님에게 도착했다고 알렸다.  ‘4번’이라 크게 쓰인 간판 아래의 사무실로 갔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노란색 봉지 커피를 타 주시는 최 총무님과 대화하며 회장님을 기다렸다. 회장님이 도착하기 전 봉사단의 약력을 정리한 종이를 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고리들: 저는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입니다. 우선 봉사를 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 멀리 한두 분이 보이는데 봉사단은 모두 몇 분이신가요?

최차랑: 우리는 오전과 오후 3명의 봉사자가 교대로 근무를 해요. 하루에 7명의 봉사자가 일을 하며 3교대로 하니까 모두 21명이죠. KTX 광명역사가 넓기 때문에 보기보다 봉사할 일들이 많습니다.

고리들: 가장 많이 활동하시는 일은 어떤 종류입니까?

최차랑: 대부분 KTX 광명역에 도착한 외지인들에게 버스나 택시, 전철을 탈 수 있도록 안내 하는 것입니다.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출구 방향을 혼동합니다. 표지판을 잘 보이도록 배치했지만 처음 온 외지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서 우선 눈에 띄는 봉사자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밖에도 학생봉사단이 오면 역사(驛舍)에 대해 설명을 하고 안내하는 요령도 가르치고, 환경정화도 합니다. 내일은 대학생 봉사단도 오기로 했어요

고리들: 요즘은 봉사가 의무교육이 되어서 학생들이 수동적일 수도 있는데, 특히 어린 중학생들과 함께 봉사를 한다면 어려운 일도 있을 겁니다. 학생들 인솔은 어때요? 어렵나요?

최차랑: 요즘 아이들이 쓰레기와 담배꽁초 줍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어요. 우리 봉사단이 시범을 보이면서 땀을 뻘뻘 흘린 후에야 아이들이 따라서 도와줍니다.

그리고 처음 봉사활동을 하러 온 몇몇 학생들의 경우 슬리퍼를 신고 오거나 너무 짧은 치마를 입고 와서 곤란하기도 합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자의 복장에 대해 안내를 하지만 종종 그런 학생들이 올 때도 있지요. 그렇다고 그냥 돌려보내기도 그렇고... 허허허(미소와 함께)

얘기를 나누는 중 '광명시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의 신욱균 회장님이 도착하셔서 먼저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자연스러운 포즈를 위해 사진기의 타이머를 움직이면서 신 회장님의 은퇴 전 직업이 궁금하다고 여쭈었다.

 

신욱균: 우리 봉사단은 교육자 출신이 많습니다. 저는 광명여고에서 5년 넘게 교장을 했구요. 노인대학 학장을 10년 했습니다.

‘봉사의 달인’이란 별명을 가진 봉사단의 정기숙씨는 성애병원에서도 활동을 하시는데 전 문인협회장을 하신 분이구요. 그래서 2002년 창단 후에 주로 교육분야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글교육과 영어, 일어, 컴퓨터 교육 봉사도 했었고, ‘디딤돌과 지팡이’라는 이름으로 전 과목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어느새 우리 봉사단의 평균 연령이 76세가 넘어가고 있네요...
(헉^^)

고리들: 80세가 넘으셨어도 이렇게 오래 서있거나 안내를 하는 등 육체적인 힘을 쓰는 것을 보니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실감합니다. 두 분도 봉사를 통해서 젊음을 유지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봉사단에서도 은퇴하는 연세가 있나요?

신욱균: 하하하 아뇨!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겁니다.

고리들: 봉사활동 중에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나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최차랑: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장애인들을 택시나 차량까지 안내하면서 짐을 들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택시의 번호를 적으면서 기사님께 당부를 하고 보내드립니다.

고리들: 와~ 저라도 그런 봉사를 한다면 너무나 뿌듯한 기분을 느낄 겁니다. 그분들은 광명시가 친절한 곳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최차랑: 네, 봉사단으로서 자긍심이 드는 순간들입니다. 반대로 매우 곤란한 경우는 표는 부산에서 동대구까지 끊은 후 광명까지 오는 분이나 무임 승객들입니다. 화장실에 간 이후 도망도 갑니다. 그런 경우에도 속셈을 알고도 모른 척하며 친절하게 역무실로 안내를 하지요

대화 도중 가장 인상깊었던 얘기가 있었다.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설 · 추석 명절에는 차례를 준비하는 여성 회원들을 집에 보내고 회장님과 총무님과 남성 봉사자들이 쉼 없이 고객들을 안내하고 돕는다는 것이다. 역사(驛舍)의 식당도 쉬기 때문에 도시락을 싸 온다는 것이다.

세상의 역사(歷史)를 공부하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낀 바가 있다. 세상의 좋은 일들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철도나 고속도로도 시민의 평범한 행복이나 투표권도 누군가의 희생으로 생겼다. '광명시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이 그런 경우다.

  ▶  봉사는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일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광명시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신욱균 회장(사진 왼쪽)과 최차랑 총무(사진 오른쪽)

인터뷰가 끝나고 최총무님과 정기숙님과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광명문인협회장을 지냈던 정기숙 어르신은 교사 시절 박봉에 원망도 하며 힘들었지만, 지금은 제 돈을 써가면서도 봉사하는 삶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90대의 치매노인 봉사도 하는데, 그분이 정상적일 때 해주시는 얘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노인은 살아있는 역사다. 어르신들의 얘기와 인류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혜택은 삶의 실수를 줄여주는 것과 숨겨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 참고로 ‘광명시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지난 6월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제2회 행복나눔人:자원봉사 & 재능나눔’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글 · 사진/진시민필 고리들(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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