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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찻잔 속 그윽한 향기, 인성까지 우려내...

명인에게서 배우는 다례(茶禮)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4.01.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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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을 10년간 꾸준히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아 부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는 ‘1만시간의 법칙’,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1만시간의 법칙’에 적용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주변을 찾아보면 ‘1만시간의 법칙’이 적용된 이들이 있답니다. 그리고 혹자들은 이들을 가리켜 ‘명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목공예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광명시 마을기업 9호점인 ‘꿈꾸는 자작나무’에는 주말마다 ‘다례(茶禮) 수업’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고 해서 찾아가 봤답니다. 다례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분은 명원 다도문화원 이인자 선생이세요. 다례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이인자 원장님을 '명인'이라고 부르더군요. 여기서 잠깐! 사족 같지만 ‘다례(茶禮)’는 ‘차로서 예(禮)를 행하는 것’을 일컫죠. 우리에겐 ‘다도(茶道)’라는 표현이 더 익숙할 겁니다.

1월 셋째 주에도 ‘꿈꾸는 자작나무’에서는 이인자 선생이 참석한 가운데 어김없이 다례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평소 마시는 차(茶)라곤  마트에 가면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녹색 포장지 속 녹차가 전부인 저의 눈 앞에 놀라움이 펼쳐졌답니다.
 

 

  여학생들이 다소곳이 앉아 차를 우려내며 다례수업을 받고 있다.사진 위쪽부터 김해든(안현초 6), 이지영(광문고 2), 홍지현(안현초 6)

 

태어난 지 21개월 된 뒤뚱뒤뚱 아가부터 꿈 많은 고등학생, 아니 그들의 엄마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다례수업을 듣고 있는 거예요. 제 눈으로 목격하지 전 까지는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어르신들이 학생으로 앉아계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린 여학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다소곳이 앉아서는 기품 있는 자태로 차를 우려내며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지난 해 5월에 열렸던 제18회 '대한민국청소년차문화대전'에서 고등부 최우수상을 거머쥔 이지영(광문고 2학년) 양은 “2년 전에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어요. 처음엔 당연히 하기 싫었죠. 제가 잡생각이 많은 편인데, 이인자 선생님께 다례수업을 듣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공부하는 데도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라며 다례수업 예찬론을 늘어놓더라고요.

 

그리고 이인자 선생이 자신의 애제자라고 소개하는 김해든(안현초 6학년) 양은 특이하게 엄마와 함께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해든이 엄마 김훈미 씨는 아이가 사춘기를 까탈스럽게 겪는다면 다례수업으로 슬기롭게 승화시켜나갈 것을 강추하더라고요. 다례수업의 효과가 생각보다 대단하죠.

 

이인자 선생은 현재 전국 11개 초등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다례수업을 하고 있답니다. 요즘 집안마다 외동이 많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기 때문에 예의범절에 취약한 게 사실이잖아요.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을 방치해두면 나중에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 아시죠?
예의범절이 아이의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

 

이인자 선생은 차(茶)문화와 예절문화를 한번에 알려주는 다례수업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너무나도 뿌듯하다고 말씀하시네요.

“다례수업이 고리타분할 것 같죠? 전혀 아니에요. 1박2일 과정의 차문화 캠프에 들어온 아이들이 처음에는 못 견뎌 해요. 무릎 꿇고 앉는 것 조차 힘들어하죠. 하지만 퇴소할 때는 ‘캠프 기간이 너무 짧아요. 일주일로 늘려주세요.’라고 말들을 했답니다. 아이들이 직접 차를 준비하고, 우려내고, 마시고, 설거지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절교육을 익히게 되니까 지루해 하지 않고 재미있어 하는 거죠.”
이인자 선생은 버릇이 없는, 아니 버릇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 인성교육 방법으로 다례수업이 제격이라고 말씀하시네요.

생각해보니 저 역시도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좀처럼 갖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힘든 세상 을 살아가야만 하는 저는 매일같이 ‘마음의 치유가 필요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거든요.  갑오년 설 명절을 앞두고 이인자 선생께 수업 받은 대로 차의 색(色), 향(香), 미(味)를 느껴봐야겠어요. 그럼 누가 아나요? 새해에는 인간성 좋다는 말을 듣게 될지요.

글/시민필진 김은정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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