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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스무살 순정을 그대로, 또 아름답게 늙어갔으면...

박범신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에 가다

  • 기자명 시민필진 최지연
  • 승인 : 2014.08.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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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작가’로 알려진 박범신 작가와 함께 하는 북콘서트가 지난 8월 23일 광명시 하안도서관에서 열렸다.
그는 ‘청년작가’라는 의미에 대해 독자들이 '부패하지 않는 작가, 항상 예민한 감수성을 소유한 작가'로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두었다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방송국 기상캐스터인 인하영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콘서트라는 느낌이 풍기는 북밴의 음악이 함께 했다. 북밴은 말 그대로 책을 노래하는 밴드로 '책 속 의미와 감동을 노랫말로 재탄생시키는 리뷰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북 콘서트의 진행방식은 사회자에 의해 차분하게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책 내용 일부를 직접 작가가 낭송하기도 하고 ,‘작가의 강연’에 이어 ‘관객과의 대화‘ 순으로 2시간 가량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다.

박범신 작가는 1973년부터 현재까지 41년간 작가생활을 하면서 자기를 끝없이 변화시켜 발전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자기변혁을 꿈꾸기만 한다면 어른이 되어도 청년’이라고 강조하며 계속 청년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소신을 내비쳤다.

그가 현재까지 쓴 장편소설만 해도 41권이 되고 수필집과 시집을 합하면 60권이 된다.
영화<은교>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그는 그 이후 <비즈니스>, <소금>,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 3편의 사회 비판적 소설을 썼으며 최근에는 <소소한 풍경>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현재 그는 방송과 인터넷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는 대화>

 

이야기의 우물은 마르지 않는다?
사람 한 명당 10권에서 100권의 소설이 있어요. 사람은 이야기의 우물이 마르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흰 도화지를 가지고 살아가요. 그리고 살면서 그곳을 채워가는 거예요.

올해 4월에 출간된 그의 41번째 장편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와의 이야기는 대부분 최근의 작품인 <소소한 풍경>에 대해서였다.

‘따스한 힐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소소한 풍경> 책을 쓰게 된 계기는?
15년 동안 인간 영혼의 본원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제 마음 속 본질적 그리움에 대한 질문이 있었던 것이죠.
그 이후 논산에 내려가서 살기 시작했어요. 그 곳에서 쓸쓸한 2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외로웠어요. 1993년부터 3년간 절필한 후 15년 만에 다시 딜레마에 빠졌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에 있는 '소소한 풍경'이라는 음식점에 가게 되었고 이 음식점의 이름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다시 소설 한편이 나오게 되었어요.

박범신은 위험한 노인네??
‘소소한 풍경’을 쓴 후 박범신은 위험한 노인네라는 생각을 가질까 염려되는데요.(하하하) 은교의 내용과 연결 지어 소소한 풍경도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은교는 여자라기보다는 완전한 사랑을 의미해요.
사람은 완전한 사랑을 못합니다. 부동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부동심(不動心)만 있다면,
적은 아파트에 살아도 행복할 수 있고 지금 나와 함께 사는 배우자와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완전한 사랑’의 의미는?
연애로서의 사랑은 정상이 아니에요. 비정상적인 연애감정을 정상의 틀에 넣어두고 합리성을 부여하기 때문이죠. 합리적 연애는 진정한 사랑도 될 수 없죠. 세상의 규칙과 우리의 미친 감정 사이에서 싸우다가 합리적 연애를 반박하게 만듭니다. 소유를 전제로 한 사랑은 완전한 사랑이 아니에요. 우리는 욕망으로 사랑을 망가뜨리면서 제도라는 틀 안에서 나를 망가뜨리면서 살고 있어요.

다른 소설처럼 플롯이 없어 이해하기가 어렵다?
소설이 매우 은유적이라 일반 소설처럼 읽으면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요. 시 읽듯이 읽어야 합니다.

<저자의 강연>

 

‘가시와 물’이란 주제로 작가의 짧은 강연이 있었다.
매년 히말라야를 오르는 작가, 상대방의 그늘이나 상처를 보는 것, 그 사람이 갖지 못한 것을 보는 것이 참된 의미에서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작가, 박범신 그가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예가 되지 마라. 외부에서 주입된 욕망에 따라서 살지 마라.
그러면 행복하지 않다.여전히 우리는 20~30년 전의 삶의 방식, 전략에 따라 사는 것 같다. 이젠 사는 방법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는가?

세상에서 가르치는 방법대로 살지 말라.
내가 원하는 빛깔의 삶을 살아야 한다. 원하는 인생을 살아야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인생은 적절하게 그늘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 또한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하라.
높은 산에 올라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 넓이와 가슴에 합당한 내 봉우리를 가지고 사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내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들로 가득찬 집이 행복한 집이고
'이게 사랑이야'라고 하는 게 많은 사람이 행복하다.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것을 가르쳐라. 결코 남과 비교하지 마라."

<관객과의 소소한 대화>

 

박범신 작가는 관객들에게 한걸음 다가와 친근하게 이야기 하였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붙이고 자신의 90%시간을 앉아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시간을 사교하는 데 보내지만 그건 아니다.

여행이 주는 의미
여행을 하면 현실 속에서 분리되었던 자기가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온다.
중요한 건, 함께 가되 혼자가고 혼자 가되 함께 가는 여행을 해야 한다.
동료와 함께 여행해 그들의 숨결을 느끼며 안전함을 느끼고 혼자서는 추억과 상처를 생각하며 산을 오른다.  고유한 자기 삶이 있어야 하지만 공동체도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추천 여행코스가 있다면?
어렵겠지만 히말라야 트레킹을 추천한다. 팔천 여 봉우리가 있는 히말라야에 가면 높은 곳에 눈이 켜켜이 쌓여 있다. 아래쪽에 있는 눈은 단군시대에 내린 눈일 것 이다. 에메랄드빛도 나온다. 그것은 불멸의 세계, 초월의 세계를 느끼게 해 준다. 그것을 보면 나의 삶의 문제들이 티끌 같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도전과제나 꿈이 있다면?
소설을 계속 쓰는 것. 다른 것은 잘 못한다. 소설 쓰는 것을 제일 잘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우기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생의 비밀’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 아름답게 늙는 것이 소원이다. 또 20살의 순정을 유지하고 싶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책 많이 팔겠다는 욕심도 없고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나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싶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나의 꿈이다.

<그 밖의 소소한 풍경들>

 

저자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관객들을 위한 하안도서관의 섬세한 배려가 즐겁다.
박범신 작가의 열렬한 팬이라는 일명 '아줌마 부대'도 있었고 평생 간직하고 싶다며 입고 온 티셔츠에 직접 사인을 받는 시민도 있었다.
어린 아이와 함께 참석한 박승민(광명동) 씨는 "자기 본연의 깊은 마음을 작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라며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소소한 풍경>을 가슴에 꼭 안고 줄을 서고 있던 유선희씨(광명동)도 "이 책을 여러 번 읽었어요. 남자 작가인데도 여성의 심리를 잘 묘사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북 콘서트도 처음인데 참 좋았어요. 작가님이 소탈하신 것 같고 가까이에서 뵈니 좋았어요."라며 들뜬 기분을 내비쳤다.

<박범신 작가와 함께 하는 북 콘서트>는 개인적으로 필자가 ‘소설’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이 있는 풍경과 함께 작가를 만나 직접 작가의 삶과 그의 생각을 들으며 책을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책을 소재로 만들어 낸 노래를 들으며  책 속의 비밀스런 세계를 경험해본 새로운 개념의 콘서트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작가와 책의 만남이 도서관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광명시민들의 정서적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글과 사진/시민필진 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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