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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한국인, 유럽을 지휘하다.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Maestro 노태철'

“광명시 청소년들과 함께 해설이 있는 음악공연 하고 싶다”

  • 기자명 시민필진 정현순
  • 승인 : 2014.09.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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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청소년수련관 개관식에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일반 왈츠와 비엔나 왈츠는 리듬이 완전히 달라요.” 하며 직접 비엔나 왈츠동작을 보여주었다. “그런 관계로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에서 동양인이 지휘를 한다하니 처음엔 단원들의 반대가 아주 심했지요. 연 120회 공연이 있고 하루에 600석이 모두 팔리는 웅장한 공연인데 동양인이 지휘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찾아오겠냐는 거지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해도 갔어요. 포기하고 비엔나 아카데미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더니 결국엔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에서 인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곳으로 다시 가서 3년, 프라하오케스트라에서 2년, 헝가리 하이든 쳄버 오케스트라에서 10년 등 유럽 오케스트라에서는 거의 다 공연을 해봤지요”
라고 노태철 마에스트로는 말한다.

지난 9월24일 시립 광명시 청소년수련관 개관식 날 기획공연으로 러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초청공연이 있었다.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명지휘자, 대음악가)가 바로 한국인 노태철 씨이다. 그가 어려운 시련에도 굴하지 않았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와의 특별한 만남을 가져보았다.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92년 러시아 개방과 함께 최고의 음악가들이 모여서 창단되었다.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실력은 시중에서 발매되고 있는 500장 이상의 C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92년 ‘페레스트로이카’ 의 바람을 타고 많은 젊은 음악가들이 러시아를 대표하는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갈망하였다. 이들의 뜻을 모아서 창단한 대표적인 오케스트라가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지휘자 M,Pletnev)와 러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자 노태철)인 것이다.

그는 서울시향 등 세계110개 오케스트라와 650회 이상 음악회 지휘, (세계160여개  콘서트홀과 오페라극장데뷔) 캐나다 Huntsvile Music Festival, G verdi Opera Festival 등 세계 30여개 국제음악축제에서 지휘를 했고, 동양인 최초로  비엔나 오케스트라, 프라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했다. 그 외에도 그의 이력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이다. 미국, 유럽에 이어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가 동양인이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등이  궁금했다.

 

러시아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 그리고 힘든 점은?
제가 유럽에서 10년 동안 유학생활을 했어요. 유럽은 물질보다 예술을 중요시하고 삶 자체와 그로인한 고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그런 유럽생활을 끝내고  미국으로 가서 3년 동안 있었는데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너무나 물질을 따르는 미국사회에서  무언가 허전한 생각이 들어서 러시아로 가게 되었어요.  러시아는 그리 잘사는 나라가 아니지만 어려운 삶 속에서도 여유와 안정을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아울러 대개 서양인들은 동양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실은 문화의 수준이 떨어지면 싫어하더라고요. 어려운 점이라면 우리나라 특유의 情(정)문화가 러시아에는 없어요. 굉장히 합리적이죠. 그것 때문에 적응하는데 많이 힘들었지만 오랫동안 단원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조금씩 극복이 되더라고요.

광명시에서 공연을 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고형복 광명시 청소년수련관장이 청소년 프로그램을 위한 부탁을 해서 광명에 오게 되었어요. 제가 한국에서 300번 정도 공연을 했어요. 1999년부터 ‘찾아가는 음악회’를 하고 있는데 전라도 남원을 비롯해서 40여개 초등학교에서 꼬맹이들 앞에서 연주하는 기분이 꽤 좋았답니다.

전교생이 30여명 밖에 되지 않는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최고의 연주자들과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한 적이 있었어요. 지방에서는 처음 보는 공연이기에 최고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이후로 한국에 올 때마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쫓다 보면 어떤 것이든 오래가지 못해요. 마음으로 맺어져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여러 가지 경험을 고형복 관장과 함께 하게 되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 된 마음이 느껴졌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지휘자 였을까요?
음악을 늦게 시작했는데요. 제 꿈은 처음부터 지휘자가 아니었어요. 대학도 공대계열로 지원했었는데 3번을 계속해서 떨어졌고 5번째에 합격했었죠. 그 후 사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가족들과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어느 지휘자가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와 바로 저거야!’ 라는 생각에 다시 작곡과를 지망하게 되었고 지휘자가 된 거지요. 지금 제 모습이 피곤해 보이죠? 저 어제 4시간 정도 잤는데 무대에 올라가면 제 얼굴 한 번 보세요. 팔팔 해져요. 음악을 하게 되면 확 달라지지요. 음악이 신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늦게 찾은 꿈이지만 아주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청소년들에게 투자가 없으면 미래가 없어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공부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새로운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합니다. 19살이면 일생에 1/5밖에 살지 않았는데 인생의 진로가 모두 결정된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때야말로 시작인데요. 저도 흔히 말하는 명문대를 안 나왔지만 외국에서 단 한 번도 무시당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클래식음악은 예비지식이 있으면 그다지 어려운 음악은 아닙니다. 기회가 된다면 광명시 청소년들과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을 했으면 합니다.

 

그는 오늘 광명시 청소년수련관 개관식 때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광명시민들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니 청소년들의 미래가 밝아 미래도 굉장히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윽고 광명시 청소년수련관 개관식 기념 공연이 진행되었다. 소박하지만 말쑥한 차림의 그의 모습에 모든 단원들이 일제히 집중했다. 작은 체구지만 강렬한 그의 날개짓이 하늘을 훨훨 나는 듯 했다. 신들린 듯한 무대에서의 그의 열정이 관람석에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노태철씨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글/시민필진 정현순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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