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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경쟁력 갖춘 당당한 여성이 미래의 진정한 주역

행복 플러스 시민특강 '한국 여성의 미래',이희호 여사의 강연을 듣고

  • 기자명 시민필진 옥연희
  • 승인 : 2014.10.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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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자가 더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한다. 딸 낳는 비법을 알려 달라며 산부인과를 찾는  부부도 많다는 우스개 얘기도 떠돌 정도다. 하지만 아직도 이 땅에서 여성의 권익은 부족하고 더 높아져야한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 이희호 여사가 그 분이다.

이희호 여사가 광명을 찾았다. 대통령 영부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본래 여사는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선구자로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행복 플러스 시민특강 제목도 <한국 여성의 미래>이니 여성 문제에 대한 여사의 평생에 걸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찬 바람이 가을을 몰아내는 10월 말, 광명시민회관을 찾은 이 여사는 아흔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곱고 정정한 모습이었다. 흰 칼라가 돋보이는 진 보라색 투피스 차림에서는 단아한 품위가 느껴졌다. 여사는 다리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기에 거동이 불편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자 마련된 의자를 뿌리치고 내내 서서 강연을 했다. 힘 있는 목소리가 여사의 꼿꼿함을 보여주었다.

이 여사는 일제 강점기 이후 6·25를 거치며 싹텄던 여성운동을 먼저 회고했다. 신고를 하지 않아 호적에 오르지 못하고 버림받는 조강지처를 위한 ‘혼인신고를 합시다’ 캠페인과 ‘첩을 둔 자는 국회에 보내지 말자’는 활동에 앞장선 얘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세상에 그런 일이?”에 해당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두 운동은 60년대 초까지 전개되었던 우리나라 여성 운동사에 남을 활동으로 당시 여성들의 열악한 처지와 아픔을 덜고자 했던 실천의 산물이었다.

 

 

이 여사는 “현재 우리 사회문제인 소득 양극화의 큰 피해자는 여성이다”고 진단하였다. 교육이나 건강 면에서는 양성평등이 거의 이루어졌으나 경제적 참여와 기회 등은 여성이 많이 낮은 현실을 말씀하신 것이리라. “(하지만) 21세기는 생명과 평화의 여성문화시대이다. 섬세함과 유연한 품성이 요구되기에 여성에게 유리한 시대이다. 여성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는 격려의 말씀을 해주었다.

강연 마지막에 이 여사는 세 가지 일에 여성들이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첫째, 어렵고 소외된 분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둘째, 우리 사회의 각가지 갈등을 화합으로 이끄는데 셋째,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 설 것” 을 말이다. 평생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힘써온 당신의 노력을 이제는 후배들이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는 당부였다.

 

강연 후 철산동에서 왔다는 강성자 씨에게 소감을 물었다. “(강연이) 기대했던 대로였다. 봉사 많이 하고 여자로서 당당하게 행동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이 번 강연을 주관한 광명여성단체협의회 진명숙 회장과도 얘기를 나눴다. “올해 시민 특강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고 싶어 특별히 이희호 여사를 모시게 되었다”며 “여성운동을 최초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긴 세월 실천한 분을 직접 만난 것 자체가 감명이었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강연에 앞서 광명시립합창단 공연이 있었다. 반짝이는 금빛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는 합창단은 무르익은 가을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주치의였던 의료원장이 여사의 건강비결도 전해주었다. 소식(小食) 하고 욕심 부리지 않으며 의사 지시를 잘 따랐다고 한다. 명문학교를 나오고 미국 유학까지 했지만 약자를 향한 헌신의 삶을 살았던 것이 여사의 건강 비결은 아니었을지? ‘순탄치 않은 인생을 빛나게 살아 온' 이 여사를 만난 것 만으로도 오늘 가을은 빛났다.

글/시민필진 옥연희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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