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하게 가는 데까지 가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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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하게 가는 데까지 가보는거야"
제13회 광명시평생학습축제, 평생학습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 시민필진 옥연희
  • 승인 2014.11.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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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할머니가 나물 무치는 법을 가르쳐주고, 이웃집 대학생이 왁스로 머리 손질하기를 말해줄 순 없을까? 강의실이 아니라 집에서, 아파트 놀이터에서 심지어 시장 골목에서도 배우고 가르치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는 모임이 열렸다. 지난 11월 20일 오후,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는 [느슨한 학교]라고 이름 지은 시민주도 평생학습을 위한 컨퍼런스가 있었다. 11월 한 달간 진행 중인 제 13회 광명시평생학습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행사는 광명시의 평생학습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종래의 학습이 시민 아닌 학습원 중심은 아니었는지, 함께 사는 삶이 아닌 개인 스펙을 위한 학습은 아니었는지를 물었다. 이런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만들어갈 [느슨한 학교]는 어떤 것이어야 할지를 놓고 평생학습원 관계자와 패널, 참여 시민들은 다양한 논의를 펼쳤다.

 

패널로 참석한 박종호 씨는 학교 술래는 “[느슨한 학교]에서의 학습이란 실천이 따르고 재미가 있어야한다.”고 했다. ‘좋은 월세 집 고르는 법’이나 두 시간 만에 두 줄 기타로 두 곡 배우기‘를 예로 들었다. ”가르치고 배우는 가운데 이웃끼리 가까워지는 학습“도 강조했다. 또 다른 패널인 강옥희 광명 YMCA 사무총장은 “[느슨한 학교]는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행정이나 관리가 우선이 되면 안된다.”며 평생학습원이 역할을 명확히 해주길 당부했다.

[느슨한 학교]를 놓고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느슨한」이라는 말은 예쁘지만  [느슨한 학교]의 시작과 범위는 어디까지냐?”는 것이 가장 큰 궁금증, 이에 대해 패널들은 각자 생각을 밝혔다. “범위를 정하려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가는 데까지 가보면 어떨까?”, “ 확실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이 학교는 그냥 오픈시키는 것도 좋겠다.” 컨퍼런스 좌장을 맡은 신민선 광명시평생학습원장의 말대로 [느슨한 학교]는 여백이 있는 학교이지 않을까 싶었다.

“항상 그랬듯이 [느슨한 학교] 도 참여하는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니냐?” 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배움의 문턱도 낮추고, 배우겠다는 필요를 느끼게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투표장에 한 사람 더 데리고 가서 투표율 높이듯이 이것도 그렇게 해보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두려움을 없애야한다. 해보다가 깨지는 실패 경험도 끌어안는 너그러움이 [느슨한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패널들에게서 나왔다. 소통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들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의 제안도 있었다. 김하진 씨(광명 6동)는 “많이 만들려고 하지 말고 하나라도 제대로 된 [느슨한 학교]를 만들자. 또 학습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명예가 따랐으면 좋겠다.”는 말로 공감을 샀다.

행사를 마치고 나오며 정현미 씨(철산 3동)는 “결과로 나온 프로그램만 늘 봤는데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런 과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노광순 씨(광명 7동)는 “누구나 두려움 없이 참여하고 도움 받는 프로그램이 [느슨한 학교]에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해 주었다.

이 날 컨퍼런스는 [느슨한 학교]의 모습을 처음 그려본 의미 있는 자리였다.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나 배우는 마법 같은 일을 구체화해 본 자리이기도 했다. 이제 35만 광명 시민의 관심만 모아진다면 [느슨한 학교]는 어느 새 우리 곁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글과 사진/시민필진 옥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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