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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흑립, 주립, 백립...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광명시 청소년수련관 문화예술교육강좌 '전통 갓 만들기'

  • 기자명 시민필진 정현순
  • 승인 : 2014.12.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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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은 순수한 우리말로서 남자들이 머리에 쓰던 입자(笠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흑립을 갓이라고 하며 백관들이 관청에 드나들 때 착용했으나 조선시대 초기부터 백관의 편복에 착용했다. 

‘갓’은 삼국유사에서는 '소립'으로 그리고 계림유사에서는 ‘갇’으로 조선초기에는  ‘갈’이라 표기하였다. 그러던 것이 조선후기로 오면서 ‘갓’ 으로 불리게 되었다. 흑립, 주립, 백립은 모두 갓의 종류이며 특히 흑립은 조선시대 500년을 이어온 대표적인 관모다. 단순히 머리에 쓰던 것으로만 알고 있던 갓에도 이런 깊은 뜻이 있었다.

 


 

지난 11월29일 광명시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전통 갓 만들기’ 체험이 있었다. 대상은 개인, 가족 등으로 이뤄지며 청소년이나 초등학생이 참가할 경우에는 보호자가 함께해야 한다. 준비물은 앞치마, 문구용 칼, 가위로 간단하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신청한 사람들 모두가 참석했다.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동생과 언니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갓’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갓’에 대해서 참가자들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우리문화 라고 말했다.

 

‘갓’의 대한 인간문화재 박창영 님의 설명이 시작되자 모두 신기해하며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질문도 이어졌다.
 
열심히 강의도  질문도 많이 했던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김은영 씨(광명동)는  “40대인 저도 ‘갓’을 접하는 것이 처음이고 더군다나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잖아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딸과 함께 하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강의를 듣고 보니 추상적으로 알았던 ‘갓’과는 천지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총 6회 체험 중 5번 남았는데 열심히 배울 생각입니다. 전통체험을 직접 하게 돼서 아주 좋아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김예원 양과 그의 어머니는 “딸과 같은 경험을 하고 싶고 좋은 추억도 만들고 싶어서 왔어요. 그런데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네요. 재미있고 ‘갓’ 만드는 것을 직접 경험한다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다 싶어요.”라고 말했다.

 인간문화재 박창영 님

50 여년 동안 전통 갓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 온 인간문화재 박창영 님은 “빠르고 쉽고 현대적인 것만 찾는 요즘이 점점 아쉬워요. 우리의 것이 많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갓’은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 일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어 어려움이 많지요.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렵사리 이어져 가는 것이 무척 다행이기도 해요. 보유자가 기획을 하고 재료를 모두 사서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기본적으로 공개행사나 기획행사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단순히 기술만 보여줄 뿐이죠" 

 

"일반적으로 다른 체험 행사에서는 기껏해야 한 두 시간 정도 보여줬는데 이번 경우에는 조금 달라요. 똑같은 기법으로 하루에 세시간씩 6일 동안 작업을 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가 있지요. 즉 다른 체험에서는 보여주기 식이었는데 이번 경우에는 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지요. 그런 면에서 여러 가지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장소까지 마련해 준 광명시 청소년수련관측에 감사하지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 전통 갓 만들기 일정 
 

광명시 청소년수련관 문화팀의 정다이씨는 “올해 ‘문화로–움 맛보기’를 마치고 내년에는 좀 더 깊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할 예정입니다. 현대적인 것만 찾는 요즘  우리의 것은 점점 잊혀져 가는 경향이 있잖아요. 하여 우리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잊혀져 가는 우리의 것을 청소년들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전통적인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마침 우리 광명시에 ‘갓’을 만드는 인간문화재 박창영 님이 계셔서 ‘전통 갓’만들기로 첫발을 떼게 된 것입니다. 말총(말꼬리)으로 만든 것이 아닌 순수 죽사(대나무)로 만드는 ‘전통 갓’은 쉽게 맛볼 수 없는 우리의 문화잖아요. 청소년들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많이 참여해서 배우고 그리고 지역으로 환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 모두가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아름다운 추억 한 페이지를 만든 하루였다. 이들이 남은 체험기간 동안 과연 어떤 모습의 갓을 만들지 무척 기대된다. 전통 갓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죽사(대나무를 실처럼 가늘게 만드는 작업)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어린 아들과 딸들에게서 우리 전통을 지켜가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해온다.

글과 사진/시민필진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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