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희망백일장’ 시상식이 열렸다. 광명시평생학습원 등 광명시 내 9개 기관 문해학습생 250여 명과 가족들, 기관 실무자, 교사,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수상자는 초급 부문 최선분(65), 중급 부문 최춘자(76), 고급 부문 이순자(77) 씨가 각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애들 다 결혼시키고 3년째 공부하고 있어요”
하안복지관에서 공부해 온 최선분 씨는 “태어나서 한 달도 안 돼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력도 나빠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었어요. 늘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먹고사는 게 바빴지요. 이제야 애들 다 결혼시키고 3년째 공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식구’라는 제목의 산문으로 수상했다. 삼시세끼 반찬을 닮아가는 식구들의 선한 얼굴을 잘 표현한 수작이다.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누구보다 행복해요”
‘따르릉... 수화기 너머 반가운 목소리가 들리면 창 밖의 스산함이 푸른 화사함으로 바뀌고.’ 여성회관 최춘자 씨의 수상작인‘전화는 나의 해바라기’의 내용이다. 최 씨는 “학교 문전에도 못 가보고 앞만 보고 살아왔다. 이젠 누구보다 행복하다. 딸처럼 살갑게 대해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어 여성회관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늦으면 밥해놓고 기다려준 남편이 고마워요”
평생학습센터 이순자 씨는 “배고픔보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더 심했죠. 아이들 공부할 때 등 너머로 한글을 익혔어요. 한문은 8년 전부터, 한글은 3년째 공부하는데 하면 할수록 좋아요. 표현은 안 하지만 늦으면 밥해놓고 기다려주는 남편이 고맙고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존경하는 당신께’라는 제목으로 수상했다.
글/시민기자 신현숙 사진/시민기자 손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