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첫날, 최차랑(철산동. 76세)씨는 도덕산 정상에서 서서히 어둠을 걷어내며 힘차게 떠오르는 붉은 해를 가슴으로 안으며 희망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셀 수는 없지만 반드시 이곳에서 일출을 보며 새해를 맞이하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한 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이제 1만 시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자원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공군 준위로 정년퇴임을 하고나서 국가로부터 받았던 은공을 사회에 되돌리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던 중 우연하게 2004년 KTX광명역 개통과 함께 '금빛평생교육자원봉사'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광명 8경중의 2경으로 꼽히는 KTX광명역은 역사가 넓어, 찾고자 하는 위치를 모르는 승객에게 시설 안내나 대중교통과의 환승을 돕고 무거운 짐도 나누어 들어준다.
청소년 교육도 하고 외국인에게 간단하게나마 광명관광을 안내하고 있다. 최 어르신은 "앞을 못 보는 분이 지팡이 대신 양손에 보따리를 들고 길을 찾는데 그냥 보고만 있기가 불안했어요. 얼른 달려가서 택시까지 모셨는데 다음 날 운전기사로부터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셨다는 말을 듣고 작은 일이지만 이런 것이 보람이구나라고 했지요" 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KTX광명역 주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광명을 찾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 최 어르신은 이를 위해 꼼꼼하게 주변 학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깔끔한 은발에 반듯한 외모로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해 보이지만 지난해 대장 수술을 받았다. 자원봉사로 얻어진 긍정적인 생각 덕인지 회복도 빨랐다. 앞으로도 서로 지지하고 힘이 되고 있는 봉사활동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과 사진/시민기자 김정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