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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오랜 시간 준비하고 다듬어야 진정한 명품

5대를 ‘갓일’로 이어가는 중요무형문화재 박창영님

  • 기자명 시민필진 정현순
  • 승인 : 2015.01.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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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대나무는 쫙쫙 갈라지지만 우리나라 대나무는 쫀쫀해서 갓을 만들어 놓으면 아주 단단합니다.” 중요무형문화재 박창영님의 우리나라 대나무 예찬론이다. 그만큼 대나무는 ‘갓’을 만드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중요무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가 문화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보호대상으로 지정한 것으로 연극, 무용, 음악, 공예, 기술 등이 해당된다. 이만큼 중요무형문화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간문화재인  것이다. 문화재청 자료에 의하면 2012년 현재 중요무형문화재는 180 여명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게 귀한 중요무형문화재중 한 분이 우리 광명시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어 한걸음에 달려갔다. 광명시 소하동에 거주하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 보유자 박창영님을 찾았다.

 

그의 아담한 작업장에 들어서니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창영님이 갓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어느덧 50년이나 되었다. 그의 아들도 15년째 갓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5대째 130 여년에 걸쳐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갓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든 줄은 몰랐는데  갓을 쓰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이 있지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이일을 하면서 후회하거나 아쉬워 한 적은 없었다"“옛 선비들의 삶을 떠올리면서 갓을 만들고 있어요. 지금 내가 하는 이일이 참 귀한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맥이 끊길 수도 있잖아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합니다.”라고 전했다.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박창영님 자택 한켠에 마련된 '갓 전시장'

갓 만드는 일은 어떻게 배우게 되었으며, 혹시 개인적으로 사사를 받은 적은 있었나요? 
  “경북 예천이 고향인데요. 고향 주민의 80%가 갓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상인들이 몰려와서 갓을 떼어 가는 곳이기도 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보고 배운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배우지 않았지요. 그곳 사람들이 모두 장인정신을 가지고 갓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보다 더 정교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갓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여럿이서 여러 방면으로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갓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요. 예를 들어 조선시대 18~19세기에 쓰던 갓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것은 모두 죽사(실처럼 가늘게 만든 대나무)로 만들어야 합니다. 족히 5~6개월이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처럼 '갓일'을 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동안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작업인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는다고 했을 때 반대하거나 말리신 적은 없었는지요? 
  “아들아이가 디자인  관련학과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갓을 공부하게 되었는데요. 군대 갔다 오고 난 후 본격적으로 아들 자신이 이 길을 택했고 나도 한 번도 말리지 않았어요.”

그의 아들도 “갓일을 후회하거나 다른 길을 가봤으면 했던 적이 없었어요. 아버님이 하는 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갓일을 하게 되었지요”라고 전했다. 갓일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이 더러 오긴 하지만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가버리는 일이 다반사라 후손이 아니면 이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광명시청소년수련관에서 ‘전통 갓 만들기’ 행사를 가졌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고 아주 흐뭇했어요. 그 프로그램에 참석한 학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만족해하는 것을 보고 희망도 생겼습니다.”며 정기적으로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고 전했다.

요즘 빨리 더 빠르게, LTE급 등 속도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면 우리 전통 문화는 천천히, 기다림이 필요한 ‘느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통 갓 만들기'행사와 같이 6일간의 수업을 위해 재료만 20일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옻칠만 해도 일주일 사이에 3번 이상을 해야 한다는 기다림이 없었다면 제대로 된 우리의 문화는 출생도 하지 못할 것이다.

 

많은 어려움 속에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고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쭈~~욱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중요문화재 박창영님께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제발 몸 건강히 우리 전통문화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광명시와 광명시민들의 깊은 애정과 관심도 기대해본다.

글/시민필진 정현순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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