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시정뉴스

앞으로도 계속 반짝일 한 남자의 땀방울

인 터 뷰 | 시민안전국 전선권 국장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5.06.09 10: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다. 그늘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40여 년 동안 공직자로서의 외길인생을 걸어온 광명시청 시민안전국 전선권 국장의 말이다.

 
# 공무원이 된 계기는 우연 같은 필연이었다.

1956년생인 전선권 국장은 우리나라의 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부고속도로가 놓여지고 영동고속도로 작업이 시작되던, 한마디로 새마을운동이 한참 진행되던, 1974년 11월 공무원이 됐다. 전 국장이 공무원이 된 계기는 우연 같은 필연이었다.
 1973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공을 차고 놀다가 그만 다리가 부러져서 두 달 동안 깁스를 해야 했다. 꼼짝 못하고 자리에만 누워있는 그에게 ‘요즘 새마을운동이 한참인데, 이기회에 공무원 시험 준비해보면 어떨까?’는 주위의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는데, 덜커덕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다.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사무소 토목직으로 처음 발령 받은 그는 마을주민들의 지붕 개량도 하고, 개울이랑 도로 정비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통일벼도 심고, 세금도 받으러 다녔다. 그렇게 성실히 공무원 생활을 다져온 그가 35년 전인 1980년 시흥군 광명출장소 지금의 광명시로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40년 공직생활을 빛나게 해 준 두 가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 40년 공직생활을 빛나게 해 줄 두 가지 업무

“1980년대 후반에도 광명동과 철산동 일부 지역 1만 5천 가구는 수돗물이 아니라 지하수를 식수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광명시 전체에 수돗물을 공급하라는 업무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정수장을 만들고 상수도관을 설치해서 수돗물을 공급하면 되는 일이었다. 당시 1만 5천 가구는 개인사업자 10여 명이 운영하는 물 보급관을 이용해서 지하수를 공급받고 있었다. 그런데 수돗물을 이용하려면 가정집은 100만원, 영업장은 2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지금까지 지하수로 잘 먹고 살아왔는데 적은 금액도 아니고 100만원, 200만원을 내고 수돗물을 먹으라고 하니까, 부담스럽다며 수돗물 공급을 거부하시는 분들이 계셨죠. 그리고 지하수를 보급하던 개인사업자들과의 관계도 현명하게 해결해야 했습니다. 마찰음이 없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수장 준공부터 상수도관 설치, 각 가구별 접수, 기존 사업자와의 관계 정립까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건만 그는 이 모든 과정을 2년 만에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냈다.

광명시 상수도를 완전 정비하자 1990년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광명시 하수도를 점검하라는 업무가 주어졌다. 당시 광명동과 철산동 일부 저지대는 3~4년 주기로 침수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1990년 9월 한강변 일산둑이 폭우로 붕괴되던 날도 어김없이 광명시 저지대는 물난리가 났다. 광명사거리와 하안사거리는 물론 입주한 지 6개월도 안된 철산동 우성아파트도 물에 잠겼다. 그래서 배수 펌프장을 새로 짓고, 목감천 주변에 2.5km에 이르는 홍수벽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1년 7월 15일 자정 무렵 3시간 동안 300mm라는 집중호우에 홍수벽은 아슬아슬하게 범람 직전까지 갔다.
“홍수벽을 설치해서 큰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배수 펌프장을 증설하고 하안동 밤일마을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안양천으로 바로 내려 보내는 수로 개설작업을 했습니다. 이듬 해 장마 전까지 마무리해야 해서 전투하듯이 작업했던 게 기억납니다.”
이 두 가지 치수사업은 지금도 그에게 잊을 수 없는 프로젝트로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큰 일을 하다 보면 자잘한 상처를 입게 되는 게 세상살이. 공사기간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과감히 밀어붙여야 할 일도, 갑작스런 변수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예상치 못하던 징계로 돌아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억울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배우고 깨우치는 게 있더라고요. 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라고 할까요?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이죠. 그늘로 들어갈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다음 출격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광명시민을 위해 일하던 지난 시간이 너무 행복했노라

그의 공직생활은 우연처럼 시작했을지 몰라도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진한 필연이 되어 갔다. 이제 40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빛과 그늘을 모두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과 함께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싶다면, 나보다는 주변을 먼저 둘러보고 항상 협업에 충실해라는 조언을 남긴다.

지금 그의 손에는 1989년 광명시 수도공급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부터 사용하던 손때 묻은 공학계산기가 들려있다. 그는 괜스레 계산기를 두들기며 말한다. 광명시민을 위해 일하던 지난 시간이 너무 행복했노라.

 

글 시민필진 김은정, 사진 홍보실

 

 

 

저작권자 © 광명시 뉴스포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위 기사는 "공공누리"제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