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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행복한 종합병원이다.

느림의 미학 '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만나다

  • 기자명 시민필진 최지연
  • 승인 : 2015.10.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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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광명시민회관에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특강이 있었다.
십여 년 전에 광명시 철산동에 산 적이 있었다는 서명숙 이사장은 제주도 서귀포시의 현재 인구가 18만인데 비해 그 두 배에 가까운 광명시의 인구수에 놀랐다고 한다.
제주올레는 비영리단체로 후원금과 기념품 판매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올레를 통해 건강과 가족관계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서명숙 이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걷기 중독에 빠져 스페인, 산티아고로 떠나기까지

언론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적이 있다는 서명숙 이사장. 그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명숙 이사장은 과거에 기자 생활 25년을 하였다. 시사저널 편집장의 위치에 오를 정도로 열심을 다해 일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여자로서 편집장으로서 일하면서 너무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오고 아팠던 그녀는 불면증으로 시달리기까지 했다.
병원에서 의사는 운동을 권유했고 여러 종류의 운동을 시도하다가 '걷기'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걷기 운동에 돌입했다.
처음엔 15분 정도만 걸어도 지쳤으나 점점 그 양이 늘어났고, 후에 스페인 산티아고에 가서는 하루에 15시간을 걸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저는 걷기 중독증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중독은 나쁜 걸로 알려져 있지만, 긍정적인 중독도 있다고 말하는 서명희 이사장은 좋은 중독 증상 중의 하나가 '걷기'라고 말한다.
하면 즐겁고, 안 하면 불안하고, 강도를 점점 높이고 싶은 세 가지 중독 증상을 가졌지만, 건강해지기 때문에 '걷기'는 즐거운 중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걷기에 점점 빠져들다가 그녀는 스페인 산티아고에 가기로 결정을 내린다.
언론사의 높은 자리를 내려놓자 친정엄마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아들의 지지에 힘을 얻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다고 한다.

"꿈을 이루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
산티아고 떠나기 3년 전부터 경제적인 준비와 걷기 연습을 했다.
비공식적인 친목모임에서 6명의 동반 여행자가 생겼으나 막상 떠날 때가 되니 서명숙 씨만 남았다.
친구들은 서명숙 씨마저 가지 말라고 했지만,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고 한비야 씨의 격려에 힘입어 떠나게 된다.
"남 때문에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내가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절실해야만 하는 것이다.“

​'제주올레'가 생겨난 배경

 
산티아고를 걷다 보니, 고향인 제주도 생각이 났다는 서명숙 이사장.
열흘 동안 지평선을 보며 비슷한 길을 걷다 보니 제주도에서 보낸 즐거웠던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올라왔다고 한다.
'아름다웠던 제주 숲길, 오솔길이 지금도 남아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걷다 보면 바다, 걷다 보면 곶자왈 숲, 걷다 보면 오름이 있는 제주, 이런 길들이 모두 이어지면 정말 아름다운 길이 될 텐데...
돌담들과 돌담 밑에 수선화도 보면서 걸어가면 좋을 텐데...
제주는 바다 빛깔, 돌멩이 하나 색이 다르고 마을마다 풍습도 다르다.'
서명숙 이사장은 자신의 고향인 제주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한 내용을 글로 써서 언론사에 낼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의미 있는 한 여성을 산티아고 길을 거의 다 걸었을 때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영국 여자 친구였고, 그때가 서명숙 씨가 가장 행복했던 편안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영국 친구가 서명숙 이사장에게 물어본다.
"여행이 끝나 너의 나라로 돌아가면 뭘 할 거니?"라고 물음과 동시에"우리 길을 내자"라고 제안한다.
한국을 몇 차례 가보았다는 그녀는 한국 사람들의 지나치게 분주하고 경쟁에 치우친 삶을 지적하며 한국에 길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 우울증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굉장히 편리한 동시에 굉장히 지친 나라,
사람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적이며 스트레스가 많은 나라, 공부가 전부처럼 인식되는 나라.
한국이란 배에서 뛰어내리지 못하는 대도시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 오해받는 제주(단지 며칠 만에 제주를 다 볼 수 있다는 생각)를 바꾸어 놓기 위한 중요한 기회라는 생각을 서명숙 이사장은 이때 하게 된다.

'걷기'가 좋은 이유

 
그녀는 '걷기'가 좋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산티아고 길을 가면서 모든 부담과 문제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고 그때가 처음으로 마음이 가볍고 편안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걷다 보면 몸에 지방이 빠져나가고 근육이 생기듯이, 정신적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생긴다.
쓸데없는 걱정, 남과 비교하는 마음, 질투 등이 정신적 지방이다.
압력밥솥에서 공기가 빠져나가야 되듯, 다른 공간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걸으러 밖으로 나가야 된다.'

올가을, '걷기 중독'에 빠져보자

2007년 9월 첫 번째 코스를 개장한 제주올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올레길 이용료는 무료라고 한다.
도보여행자들이 즐겨 찾고 있는 제주올레는 느림의 미학을 깨달을 수 있는 곳이다.
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2015 제주 올레 걷기축제가 진행된다.
관심 있는 사람은 꼭 참가해 온몸으로 체험하며 평화와 치유를 길을 통해 경험하길 바란다.

행여 멀리 갈 수 없다면, 가까운 올레길을 찾아 걷는 건 어떨까.
올가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벗 삼아 '걷기 중독'에 빠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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