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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광명가족문학탐방단, 1930년대 군산 거리를 걷다.

중앙도서관 '채만식 문학관' 가족문학탐방

  • 기자명 옥연희 시민필진
  • 승인 : 2015.11.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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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벼)는 백만 석이 부두에 쌓였더니 /여름이 나기 전에 다 어디로 가았느뇨/

산머리 움막집에선 배고프다 울어라“

이병기가 쓴 시조 ‘군산항’ 일부이다. 일본 총독도 감탄했다는 쌀의 도시 군산은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에 실어가기 위해 19세기 말부터 건설된 도시이다. 항구를 향해 반듯하게 뻗은 길들과 세관, 은행, 일본식 가옥들은 이제 근대역사문화 거리로 불리며 관광객을 맞이하지만 일제강점기 우리 농민들은 피땀의 결실인 쌀이 실려 가는 것을 한스럽게 바라봤을 것이다. 가을 단풍이 절정인 지난 10월 31일 광명시 중앙도서관 가족문학탐방단 열한 가족 마흔 명은 소설 <탁류>의 작가 채만식 문학관과 193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군산 거리를 걸으며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되새겨보았다.

▲ 광명시 중앙도서관 가족문학탐방단 일행이 채만식문학관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2012년부터 해마다 두 차례 실시되는 광명시 중앙도서관 가족문학탐방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매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데 특히 이번 탐방은 광복 70년을 맞아 선정한 장소이기에 참가 가족들의 기대는 유난히 높았다.

▲ 문학관 내에서 해설사 설명을 등는 아이들 모습

탐방단이 처음 들른 곳은 백릉 채만식 문학관, 2001년 금강 변에 세워진 문학관은 200 여 편의 작품을 통해 일제강점기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고 풍자했던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곳이다. 전시실에서 탐방단 초등학생들은 “(일제가) 못 박힌 방망이를 휘두르고 집을 뒤져 쌀을 다 뺏어가니 우리 조선 사람들은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얘기가 다 (채만식) 소설에 나온다. ‘ 는 해설사 설명에 특히 눈을 빛내며 숨죽여 들었다.

이어 찾은 집집마다 금고가 있었다는 일본인 가옥과 여의도 열 배 크기의 농토를 소유했다는 구마모토 별장(현재 이영춘 가옥)은 조선 수탈로 누렸을 일본인들의 부유함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전경

점심을 먹고 둘러본 군산근대역사문화거리는 채만식의 대표 소설 <탁류>의 무대로 군산항을 눈앞에 두고 펼쳐진 거리이다. 탐방단 일행은 근대역사박물관과 군산세관 지금은 미술관이 된 (구)일본제18은행군산지점과 역시 근대건축관이 된 (구)조선은행군산지점 등을 보며 민족의 수난기로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보기도 했다.

▲ 근대건축관 2층에서 바닥 스크린에 펼쳐지는 군산 소개 영상을 내려다보는 탐방단 일행
▲ 박물관 3층 근대생활관을 둘러보는 탐방단 일행

한 나절 짧은 탐방이었지만 참가자들은 각기 나름의 추억을 쌓았다. 김영심 어르신은 “박물관 3층 근대생활관에서 각설이 타령을 들으니 옛 생각이 난다.”고 하였다. 초등학교 2학년 한채원 학생은 “근대역사박물관에서 제기도 차보고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사진도 찍었는데 다 재미있었다.”며 체험 내용을 밝혔다. 김지애 씨는 “큰 애가 6학년이라 국사를 학교에서 배웠는데 특히 근대 거리를 직접 보게 하고 싶어 신청했다.” “나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행동을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참가 소감을 말하였다. “학생들이 역사 탐방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광명에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학부모의 바람을 강조하기도 했다.

식민지 역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다가 과거에 대한 향수가 겹쳐서일까? 군산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며 광명도 장차 관광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게 되었다. 광명은 충현박물관, 영회원 등의 문화유적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광명동굴이나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과 같은 근대산업문화유산도 풍부한 곳이다. 게다가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고 했던 시인 기형도의 고장이지 않은가. 문학과 역사가 온전히 남아있는 공간이 곧 미래 문화와 산업이 꽃피는 터전이 된다는 것을 일제강점기 역사 모습과 함께 깨닫게 해준 군산 행 가족문학탐방이었다.

 

글, 사진  시민필진 옥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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