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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현장] 우리 학교 수호천사, 배움터지킴이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1.08.31 18:21
  • 수정 : 2012.09.1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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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광명시 배움터지킴이

            하안북초등학교에서 아침 등굣길에 아이들을 안내하는 배움터지킴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방과 후 수업을 하느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하교가 늦어집니다. 오후 6시 30분이 넘어야 그 아이들도 모두 집에 돌아가거든요. 제가 그 아이들을 일일이 집에 바래다 줄 수는 없지만 아이들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교문 앞에 서서 지켜보곤 합니다.”

광명시 하안북초등학교에서 2달째 배움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이 순(69) 씨. 아이들이 집에 가는 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그 뒷모습을 지켜본다.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 손주들과 다름없는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사실에 보람이 더 크다. 종종 운동장에 아이들이 놔두고 간 장난감이며 딱지들도 챙겨 놓았다가 찾으러 오면 되돌려 준다. 이 씨는 이 학교 아이들에게 마음 넉넉한 할아버지이자, 만능 해결사다.

한편, 연서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인 이철의(58) 씨와 안동진(63) 씨는 폐쇄회로(CC)TV화면이 보이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들은 “저희 시야를 벗어나는 외부인이나 외부차량은 단 한 사람도,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등하교 외 시간에는 출입문을 모두 잠그고, 배움터지킴이실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학교를 출입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배움터지킴이 근무일지

            배움터지킴이는 근무일지에 아이들의 활동시간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운동장에서 싸우는 아이들을 말리는 소소한 학생 계도활동부터 교내 순찰, 등하교길 교통지도까지 도맡는다. 이들은 “교통지도는 특히 아이들 생명과 직관된 일인데 어떻게 소홀할 수 있나요. 내 새끼들이라고 생각하면 그 어느 아이라도 소중하지 않는 아이가 없다”며 사명감에 차 있다.

이들은 또 “솔직히 돈 보고 이 일을 하라면 선뜻 나서지 못할 일”이라며 “하지만, 지킴이 대부분이 책임감과 사명감이 투철한 공무원 출신들이라 그런지 지역을 위해 봉사하며 노후를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고, 오히려 손자 같은 어린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니 에너지를 얻어간다”며 굉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현재 광명시내 초등학교 24곳에는 배움터지킴이가 배치돼 활동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배움터지킴이실 설치와 운영에 대한 계획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해 10월 발대식을 가진 뒤 광명교육지원청 및 경찰서와 협력해 배움터지킴이를 운영하고 있다.

광명시 배움터지킴이 전국에서 배운다

배움터지킴이란 퇴직 경찰과 교사, 군인 등으로 구성된 50~70대의 전직 공무원들로, 모두 43명이 초등학교 내 아동성폭력 및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학생 등·하교 지도, 교내 선도활동, 교내 안전 취약지대 순시·순찰 등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광명시는 전국 최초로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 지킴이실을 설치해 CCTV모니터링 등 감시 순찰 활동을 체계화했다. 또 방문일지 작성과 방문증 교부, 방문차량 통제 및 외부인의 무단출입 차단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무모들의 호응도 굉장히 높다. 실제 6월말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전체 참여 학부모 1천 882명 가운데 71%인 1천 244명이 안전효과가 크다고 응답했다.

올해 4학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맘 박모(40) 씨는 “간혹 아이와 시간이 엇갈릴 때는 아이가 지킴이 아저씨 휴대폰을 빌려 엄마에게 전화를 하기도 하고, 나 역시 지킴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아이가 학교를 나갔는지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지 등 등하교 상황을 확인 한다”며, “지킴이분들을 통해 선생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의 내 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니 훨씬 안심이 되고, 아이도 자신을 꼼꼼히 챙겨주는 지킴이를 할아버지처럼 따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인 주부 김모(36) 씨 역시 “지킴이실이 설치되기 전까지는 학교 출입구에 경비실 하나도 없이 학교가 무방비상태로 외부인에 노출돼 오히려 범죄 사각지대로 여겨졌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지킴이실이 설치돼 있으니,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무나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시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지킴이분들이 더운 날씨에도 수시로 학교 내 구석구석까지 살펴주시니, 믿음이 간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학교는 아이들의 100% 안전지대

           아이들의 하굣길 안전도 배움터지킴이들이 책임진다.

실제 외환위기 이후 초중고교들이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수위실이나 경비실의 인력을 없애고, 대부분 현재의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3~4년 전부터는 공공기관 담장 허물기 사업이 추진되면서 외부인의 교내 출입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그에 따른 학생들의 범죄 노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광명시 소하초교의 배움터지킴이 황인권(64) 씨는“제가 지난 2월부터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인근 중고생들이 마구잡이로 드나들며 아이들 놀이시설을 점령하기도 하고, 간혹 어린아이들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인근 청소년들 사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려면 신분과 방문목적 확인 등 제재가 따른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는지 일체 얼씬도 않는다”며 뿌듯해 했다.

배움터지킴이의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와 호응도 덕분에 현재 서울시와 안산시 등 다른 지역에서도 광명시의 제도를 모태로 한 보안관 제도 등을 시행중이다. 특히 광명시의 배움터지킴이실 운영은 2011년 경찰청 7대 과제 추진 우수사례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광명시는 앞으로 배움터지킴이실의 CCTV를 U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해 이르면 내년부터는 학교 내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긴급상황 발생 때 경찰에 즉시 통보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광명시 교육지원과 황희민 팀장은 “배움터지킴이실 운영 이후에 경찰 관계자들로부터 학교 폭력 등 각종 교내 범죄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경기도 부천시와 서울시 금천구 등 전국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팀장은 이어 “지역사정에 밝은 광명출신 실버 세대들이 아이들을 지키고 있으니 학부모들의 믿음도 크고, 배움터지킴이들에게도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킴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반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글과 사진 / 홍선희<자유기고가>

      
  배움터지킴이 추진 현황

 ▲2010년 7월 20일-배움터지킴이실 설치 공통안 마련
 ▲2010년 7월 29일-관련자 회의 및 배움터지킴이실 운영 설명회
                  (광명시청, 광명교육지원청, 경찰서, 관내초등학교장, 시민단체 등 참여)
 ▲2010년 7월~12월-관내 23곳 초등학교에 배움터지킴이실 설치(6억 2천100만원 투입)
 ▲2010년 10월 19일-배움터지킴이 발대식 개최
 ▲2010년 12월 14일 배움터지킴이 간담회 개최
 ▲2010년 5월-신설초교인 충현 초등학교에 배움터지킴이실 설치
 ▲2011년 4월11~5월 12일 배움터지킴이실 운영상황 일제점검
 ▲2011년 6월 24일~29일-배움터지킴이실 운영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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