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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 전국 첫 초중고 GMO 식품 퇴출

식용유·장류 6개 품목 GMO 퇴출, 올 50%부터 출발해 0% 갈 계획

  • 기자명 한겨레 홍용덕 기자
  • 승인 : 2017.04.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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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광명시 소하중 급식실에서 콩기름을 대신해 비지엠오(GMO) 가공식품인 현미유 식용유로 치즈 돈가스를 만들고 있다. 홍용덕 기자

“급식 정말 맛있어요…”

10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중 1층 급식실의 문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점심용 치즈 돈가스 준비가 한창이다. 문 앞에서 본 2학년 학생 윤승모(15)군에게 “좋은 식재료를 쓴다는데…”라고 기자가 묻자 “선생님께 들었어요…”라며 학교 급식 자랑이 길게 이어진다. 급식실 조리대에 놓인 치즈돈가스 옆으로 우리쌀 현미유가 보였다. 김정아(44) 영양사는 “지난해는 튀김용 콩기름을 썼어요. 공장식이지만 값이 싸요. 현미유를 쓴 것은 올해부터고요. 값은 비싸지만 전통식으로 제조돼 안전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올해 3월1일부터 경기 광명지역의 모든 초·중·고교의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용유와 장류 등에서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로 만든 가공식품이 사라졌다. 2014년 광명지역 초등학생 1만9800여명에 이어 올해부터 중학교 11개교 9800여명, 고교 11곳 1만900여명에도 비지엠오 가공식품이 제공된다. 모든 초·중·고교에서 지엠오 가공식품을 몰아낸 청정 지자체는 전국에서 광명시가 처음이다

올해 3월1일부터 학교 급식에서 식용유와 장류 등 6개 가공식품에서 지엠오 식품을 완전퇴출한 경기 광명시 소하중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 소하중 제공

 지엠오 가공식품은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콩과 옥수수 같은 농산물을 원료로 한 식품으로, 유전자 조작에 따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위해성 논란이 인다. 장류의 주원료인 콩의 국내 유통량 중 20∼50%, 옥수수는 20∼30%가량이 지엠오로 추정된다. 대만이 발육기 청소년을 위해 학교위생법을 고쳐 초·중학교 급식에서 지엠오식품을 내쫓았으나 국내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2014년 경기도 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모든 초등학교의 학교 급식에서 지엠오 가공식품을 퇴출했지만, 중·고교까지는 확대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비지엠오 가공식품은 지엠오 가공식품에 견줘 단가가 1.5∼3배 더 비싸다. 국내산 원료 구매가 어렵고 대량생산의 공장식이 아닌 소규모의 전통제조방식을 따르다 보니 생산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적게 먹는 초등학교는 공동구매로 단가를 맞출 수 있어도 중·고교는 어렵다. 식사량이 많다 보니 현재 급식 단가로는 비싼 비지엠오 가공식품을 살 수가 없다.

여기에다 지엠오 가공식품에 대한 광역자치단체들의 관심도 일선 기초자치단체들에 견줘 낮다. 서울시 정도가 “비지엠오 가공식품 도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쪽은 학교 급식과 관련해 여러 국이 나눠 일하다 보니 주무 부서도 모호하다. 반면 광명시 외에 경기 부천시도 25개 중학교와 고교 1곳에서 올해 시범적으로 지엠오 퇴출에 나서고 있다.

인구 30만여명인 광명시에서는 지엠오 완전 퇴출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결은 시의 차액지원과 공동구매에 있다.

튀김용 기름으로 콩기름을 쓰면 ㎏당 대략 4300원이지만 비지엠오 유채유를 쓰면 값은 ㎏당 7250원으로 훌쩍 뛴다. 광명시가 이 둘 사이의 차액 2950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가공식품의 공동구매로 단가도 낮췄다. 이렇게 차액을 지원하는 품목은 식용유 외에 된장·고추장·간장 등 6개 품목이며 연간 지원액은 4억원가량이다.

올해 당장 지엠오 가공식품이 100%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별로 속도 차이가 난다. 김영훈 광명시 친환경급식팀장은 “학생들이 식품첨가물이 든 지엠오 식품에 길들여져 있어 일시에 바꾸기가 어렵다. 올해는 학교별로 50%부터 시작해 점차 다 바꾸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겁다. 소하중 학부모 김경미(47)씨는 “아이들이 아침 거르기가 쉽고 저녁은 학원 가느라 분식 등으로 때운다. 하루 한 끼 먹는 학교 급식은 그래서 아이들 성장에 정말 중요하다. 한창때 아이들에게 안전한 가공식품을 주는 학교가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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