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깔. 아이! 신난다. 오늘이 최고야~” 천진한 웃음소리에 작은 캠핑장이 들썩인다.
지칠줄 모르는 아이들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에 춥지도 않은지 물 속에서 나올 줄 모르고 신나게 놀고 있다. 아이들은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것이다. 물장구치며 노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은 엄마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니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가수 이용복이 부른 <어린시절>의 노랫가락이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아름다운 시절은 꽃잎처럼 흩어져/ 다시 올수 없지만 잊을수는 없어라.
6월 마지막 토요일, 도덕산 캠핑장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때이른 여름에 연일 폭염과 오존주의보 발령에 사람들이 지쳐간다. 구름이 낮게 도덕산 하늘을 덮고 있지만 무덥기는 마찬가지다. 빗방울도 기온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폭염을 피해서 사람들이 도덕산 캠핑장으로 몰려 든다. 오전에 텅 빈 캠핑장에 오후들어 하나씩 텐트촌이 형성되고 물놀이장이 개장하면서 활기가 넘친다. 서울 봉천동에서 온 시영이네 가족은 물놀이장 개장을 기다린다. 부모들은 우산을 받혀들고 아이들은 문이 열리자 그대로 물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물놀이장의 백미는 역시 미끄럼틀이다. 무서운 줄 모르고 다이빙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도덕산 캠핑장은 도심 속에 있어 캠핑마니아들에 인기가 높다. 멀리가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도덕산 산행을 겸할 수 있어 좋다. 캠핑장에서 도덕산 등산로가 바로 연결된다. 캠핑도 하고 산행도 하는 두 가지 재미를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도덕산에는 야생화 공원과 메타세콰이어 숲이 있다. 캠핑장에서 20여분만 투자하면 꽃구경과 초록향기는 캠핑의 덤이다. 지금 야생화공원 가는 길에 여름꽃이 한창이고 길가에는 달콤한 열매가 유혹한다.
가뭄이 극심한 한 땅에서도 꽃이 피고 눈부신 초록물결에 오감이 저절로 열린다. 나빠지면 얼마나 더/ 나빠지겠나/ 고개를 들었을 때/ 꽃이 되었고//좋아지면 얼마나 더/ 좋아지겠나/ 고개를 숙였을 때에도/ 꽃이 되었다//더 좋은 꽃이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좋은 꽃>한 구절이 마음을 붙잡는다.
6월이 끝나가고 7월이 눈앞이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물놀이장과 볼거리가 완벽한 도덕산 캠핑장은 휴가 명소이다. 일명 ‘놀고-쉬고-먹고’가 보장된다. 도덕산은 도심 속의 휴식 명당이다.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캠핑장에 음식냄새가 진동한다. 음식은 눈보다 코가 먼저 유혹한다. 아이들은 물 속으로 풍덩, 더위를 쫓고 어른들은 텐트촌에서 삼겹살을 구으면서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초록물결이 출렁이는 도덕산 캠핑장에 빗방울이 굵어진다. 첨벙첨벙 물장구 치는 물놀이에 더위는 없다. 도덕산 캠핑장에서 여름 밤의 추억은 아이들에 평생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