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로 저렴하게 드리고 진심으로 대하니 한번 오신 손님이 또 오시고 다른 손님을 소개해주고 하더라고요. 가실 때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하시면 그럴 때 보람을 느끼죠.”

광명시의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한 식당 사장님의 말이다.

착한가격업소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저렴한 가격과 청결한 위생 등 다른 업소보다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말한다. 이러한 착한가격업소는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며, 지정된 업소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20만원 상당의 필요 물품을 지원받는다. 2017년 광명시는 음식업 27곳, 미용업 10곳, 이용업 1곳, 세탁업 5곳 등 총 43곳의 착한가격업소를 지정하였다. 이 중 음식업 3곳과 세탁업 1곳을 방문하여, 착한가격업소 지정 이후의 변화와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음식업 #1. 옛날뚱보냉면

 광명전통시장 내에 위치한 ‘옛날뚱보냉면’ 식당에는 시원한 냉면으로 무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옛날뚱보냉면’은 식당영업이 어언 40여년 되었다는 사장님(박영태, 66세)과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냉면집을 운영한지는 13년 되었다. 착한가격업소 지정은 2년 정도 되었는데 그 이름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장사가 옛날같지는 않지만 착한 가격으로 운영하는 것은 나름의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를 써서 부담 없는 가격(냉면 4500원)으로 손님들이 맘편히 사 먹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그 진심을 알아주신 손님들이 가격이 싸고 맛있다는 인사를 해 주실 때 자부심이 생긴다. 이사를 가셨는데도 일부러 찾아주고 또 타지에서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많다. 그만큼 알아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착한가격업소로 운영하며 서서히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살며시 웃는 사장님의 얼굴에 따뜻함이 묻어났다. 가게의 번창을 기원하며 나서는 필자에게 사장님은 특유의 푸근한 표정으로 활짝 웃어 주었다.

음식업 #2. 삼미식당

다음으로 광명새마을시장에 자리한 ‘삼미식당’을 찾았다. 식당에 들어서며 착한가격업소에 걸맞는 청결함과 정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박문순, 63세)에게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과 식당운영자로서의 철학을 물어보았다.

“식당영업을 오래 했다. 우리 식당은 착한가격업소인 동시에 모범 업소로 지정되었다. 그만큼 위생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것이 손님을 맞는 서비스업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착한가격업소라고 가격만 싸고 질적으로 낮으면 안된다. 인건비와 공과금을 줄이고 제철 재료를 써서 내 손으로 직접 반찬을 만들어 제공한 덕분에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마음을 알아주시고 맛있는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는 소문을 내 주는 분들이 많다. 덕분에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그 보답으로 나또한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역 분들을 대하게 된다.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 정이 많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내가 덕을 많이 보는 편이다.”

사장님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착한가격으로 제공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따뜻한 이웃사랑을 표현하는 사장님의 미소에 신뢰감이 묻어났다.

음식업 #3. 천수식당

 다음 방문지는 광명시민회관 맞은 편 뒷골목에 위치한 ‘천수식당’이다. 뒷골목 위편에 자리잡고 있는 천수식당을 가려면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에게 사랑받으면서 착한가격업소로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국산재료를 시댁과 친정에서 공수해 오기 때문에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들어 손님들께 제공하는 것이 착한 가격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지나가다 들어오기는 쉬운 위치는 아니다. 한번 오신 손님들이 다시 찾아주고 또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 해주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맛과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단골손님도 많이 생겼고 그분들과 친해져 가족처럼 대한다. 손님으로 왔다가 서로 이해해주는 친한 사이가 될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손님들을 가식 없이 진실하게 대할 때 손님들이 그 마음을 알고 또 찾아 준다.”

진실한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는 것이 비결이라는 사장님(신인자, 48세)의 얼굴에서는 뿌듯함이 엿보였다. 이렇게 만나 본 세 곳의 식당 사장님들께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을 진실한 마음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세탁업 #동네 명품 세탁소

마지막으로 찾은 착한가격업소는 철산동 도덕파크 상가에 위치한 ‘동네 명품 세탁소’다. 세탁업에 30년을 몸담고 있다는 신병완 사장님은 투박하지만 친근한 표정으로 필자를 맞아주었다. 명품세탁소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세탁소는 깨끗하고 완벽하게 세탁을 한다는 자부심이 명품이라는 이름에 담겨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봄철에 손님이 가장 많고 여름은 가장 어렵다. 가격을 떨어뜨리면 손님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큰 기업에서 운영하는 체인점들이 워낙 많다보니 착한 가격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사실 착한가격업소 지정 후 달라진 점은 잘 모르겠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하는데서 그치지 말고 시에서 적극적인 홍보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 세탁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세탁의 올바른 기술을 잘 지켜서 제공하는 것이 나의 서비스다. 연구와 공부 없이는 도태되기 때문에 나 또한 끊임없이 배운다. 우리 업소를 찾는 단골손님들에게는 나만의 기술로 무료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은 해준다. 기술이 있기에 가능하고 이것은 나의 자존심이다. 체인점에 밀려 동네세탁소 운영이 열악하긴 하지만 나를 찾는 단골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는 마음으로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착한가격업소를 운영해 나가고 싶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양심을 버리고 음식에 나쁜 짓까지 하는 비윤리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래도 어느 곳에선가는 오늘 만난 사장님들처럼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들이 있기에 세상은 살 만하고 절망적이지 않다. 착한가격업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소신과 그 가치를 소비자들의 밝은 눈이 알아봐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