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둥∼
“어서와, 날씨가 춥네, 오늘도 힘내고 파이팅∼”
간밤에 내린 비로 쌀쌀해진 10월 12일 아침 광명고등학교 교문 앞, 박직희 교감은 여느 때처럼 북을 치며 반갑게 학생들을 맞았다.
박 교감이 북채를 잡은 것은 올 2학기부터. 그 전에는 교문 앞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아침부터 지친 모습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아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친 경험을 살려 북을 치고 있다. 그는 “날씨가 아주 안 좋으면 못 치겠지만 여건이 되는 한 북소리로 아이들을 응원해 주겠다”고 말했다.
교감 선생님 별명은 ‘인사기계’, ‘북치는 남자’
옆에서 지켜보니 박 교감은 1200여 명의 재학생 대부분을 아는 듯했다. 1, 2학년 학생들에게는 주로 “안녕, 어서 와” “좋은 하루 되세요” 라고 인사했고, 3학년 학생들에게는 “힘들지 한 달만 참자” “광명고 다 잘 될 거야, 수능대박!” 이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으며, 검도부 학생에게는 “언제 경기하느냐”고 물었다.
그가 인사말을 건넬 때마다 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감사합니다” 하고 화답했다. 2학년 한 남학생은 “등굣길에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오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힘이 생기고, 학교 분위기도 활기차진다”며 “이른 아침부터 고생하시는 교감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어제는 ‘인사기계’, 오늘은 ‘북치는 남자’ 라는 별명을 달고 묵묵히 제자사랑을 실천하는 박 교감에게서 참스승의 모습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