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와 이원익 정승, 시(詩)로 통한다
기형도와 이원익 정승, 시(詩)로 통한다
  • 시민필진 옥연희
  • 승인 2017.11.21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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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6일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오리이원익 인문 대강연

지난 11월 10일 ‘영원한 청춘 시인’ 기형도를 기리는 문학관이 소하동에 문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문학관에서 걸어 오 분 거리에는 ‘영원한 영의정’ 이원익의 정신을 계승하는 오리 서원이 있다. 스물아홉에 요절한 현대 시인 기형도와 여든 여덟까지 장수하며 뛰어난 업적을 남긴 조선 중기 정승 이원익이 이웃 사이가 된 것이다.

소하동에 위치한 오리서원과 새로 개관한 기형도 문학관은 이웃 사이가 되었다.

광명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지만 전혀 다른 시대와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의 공통분모를 끌어내는 강연이 문학관 개관 일주일째인 16일 저녁, 광명시평생학습원 강당에서 열렸다. 오리이원익 인문 대강연의 하나로 열린 이번 행사에 이원익과 기형도를 사랑하고 관심 갖는 광명 시민들이 자리를 메웠다.

 

광명시 평생학습원 강당에서 열린 오리 이원익 인문대강연에는 기형도와 이원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메웠다.

강연을 맡은 출판사 서해문집 대표 김흥식 강사는 두 사람을 묶을 수 있는 키워드로 ‘시(詩)’를 들었다. 기형도야 시인이니 당연하겠지만 이원익 대감의 삶도 왜 시로 설명할 수 있는 걸까? 그는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을 위해 반드시 공부해야했던 시경(詩經)에서 이유를 찾았다.
 “고대 중국의 시가를 모아 엮은 시경은 유교 경전이기에 이 책을 무수히 읽은 선비들은 공감과 정서라는 시의 특징을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관리들은 관직 출발부터 백성에게 마음을 주고 왕을 포함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봐야할 것이다.”

 

백성에 대한 공감능력이 큰 오리 이원익은 애민정책을 펼쳤다.

김흥식 강사의 얘기를 듣다보니 이원익 대감이 백성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대동법을 실시하고 군역 제도를 개선한 마음도 짐작이 된다. 양반 지주들의 반대를 무릅쓰며 요즘도 어려울 세제와 군사 개혁을 실시했던 힘은 바로 백성의 곤궁함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었으리라.

 

오리 이원익 대감의 영정 사진.

강사는 대중가요 가사부터 동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를 예를 들며 시와 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설명하였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가운데 최고봉으로 꼽히는 <봄날은 간다> 가사를 보면 사랑의 순간에도 ‘봄날은 간다.’고 노래함으로써 생각지도 못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신혼 첫 날 달아난 신랑을 기다리다 고스란히 재가 된 여인을 그린 서정주의 신부(新婦)를 읽다보면 ‘이 시를 모르고 죽으면 억울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영향을 우리는 받는다. 이렇게 시는 ‘나’를 확장시키며 몰랐던 경험, 감각, 상상을 선사한다.”

 

대중가요부터 동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를 보면 시인이 해야할 역할을 알 수 있다.

김흥식 강사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형도 시가 젊은 독자들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도 같을 것이다. 어둠과 절망, 겨울을 노래하는 기형도의 시는 청춘들의 영혼에 새겨지는 상처를 보듬으며 그들 아픔을 대변한다. 이렇듯 기형도가 시로 청춘을 위로했다면 2012년 중앙일보에서 오늘날 불러오고 싶은 대한민국 국무총리로 선정하기도 한 오리 이원익은 시에서 배운 대로 정치했기에 탁월했다.

 

오리 이원익 시에 곡을 붙여 연주한 정가 공연은 늦가을 밤의 정취를 더해주었다.

강연에 앞서 오리 이원익의 시에 곡을 붙인 정가 공연이 있었다. 이원익 대감이 말년을 보낸 관감당 앞에는 선생이 거문고를 탔다는 탄금암이 있고 기형도 시인은 문인 가운데 가장 먼저 CD를 낼 거라고 주변에서 말할 정도로 노래를 잘 불렀다. 시를 품고 살았던 광명의 두 인물의 정신과 작품은 앞으로도 음악처럼 연주되며 퍼져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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