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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그림으로 우리들 가슴에 오래오래 기억될 너부대마을, 어반스케치

  • 기자명 시민필진 현윤숙
  • 승인 : 2021.08.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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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 주택 건설로 곧 사라지게 될 너부대 마을을 그림으로 기록해온 시민들이 있다.
광명 공공임대주택 건설 사업이 시작되면서 사라지게 되는 너부대 마을을 기억하고자 주민모임인‘너부대 어반스케치’에서도 너부대 마을을 그림으로 기록해왔다.

‘어반스케치(Urban sketch)’는 이름 그대로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가볍게 그릴 수 있는 스케치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리거나 내 주위의 풍경을 그리는 것 까지 소소하게 취미로 그리는 그림은 대중화 되었다. 최소한의 재료로 가볍게 시작 할 수 있는 미술 중 하나로 다양한 도구와 표현 기법에 따라 작품마다 다른 느낌으로 그릴 수 있다고 한다. 비슷한 풍경의 그림이라도 도구와 재료가 다르면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 되고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 만으로도 다양하고 멋진 작품이 된다는 사실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주민들이 그린 작품은 독립출판 도서 『어반스케치, 기억해요, 너부대마을』로 출간 된 것은 물론 ‘너부대의 사라지는 모습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전시회로도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쉼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기 위해 중앙도서관(광명시 원광명안로 48)1층 아트갤러리에 36점의 그림을 전시하여 8월말까지 전시회가 진행된다.
도시재생이라는 변화를 닮은 그림이 담긴 소책자와 풍경을 스케치한 그림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그 시대상을 알 수 있듯,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과 회한을 달래는 소중한 작품들이 아닐 수 없다.
그림을 통해 각각의 풍경이 지닌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고 삶을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이다.

 

 

 

 

기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림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약 6회차에 걸쳐 너부대문화모임 회원 8인(장은진 외 7명)이 모여 진행되었고 광명5동의 독립출판서점 ‘꿈꾸는 별책방’을 통해 지난 7월 출간 되었다.
책방 주인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에도 필터 한 장이 끼어 있는 것 같은 시간, 소중한 마을의 추억을 담은 이 책을 펼치는 분들이 잠시 멈춘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펜으로 세밀하게 그려나간 섬세함이 돋보이는 스케치와 채색은 마치 한 장의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며 해맑은 수채화처럼 감성을 설레게 하고 있다.
너부대 문화모임 회원들은 한편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추운겨울 부터 사라져 가는 너부대 마을의 현장을 수도 없이 답사 했을 것이다. 그림 안에는 주민의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 우리 동네의 모습엔 따스함이 온전히 담겨 마음을 쓰다듬고 있다. 어떤 회원은 사진에 담아 풍경을 면밀히 관찰 했을 것이고 그리고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했을 것이다. 물론 그림을 좋아하고 그려본 경험이 풍부한 주민들로 구성되었지만 그림과 사라져가는 마을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주민들은 내 기억 속에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꿈꾸고 싶어 어반스케치 주민모임을 시작 했을 것이다. 사라져가는 마을 속에 잊고 지낸 내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을 것이다. 너부대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마을이지만 이 동네가 주는 다정함이 있고 작은 손길이 골목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운 너부대 마을만의 풍경을 잘 엮은 한 폭의 수채화는 감동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 살아가는 것이 무료할 때 우리가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정든 마을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마을은 변하는데 내가 변해야 마을도 변한다. 내가 사는 마을이 사람들이 멀리서도 찾아오고 싶은 마을이 되길 도시재생을 통해 우리 모두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아름다운 선화 채색을 하며 사라져 가는 어느 마을의 의미를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전봇대보다 높은 나무는 모두 품어 줄 것 같은 미소로 내려다보며 인사합니다...
언제 눈이 마주쳐서 응원이 되도록 매일매일 묵묵히 배웅하던 친구들입니다“

“스치듯 지나는, 매일 보는 거리들이 어떤 색을 갖고 있는지 떠올려 봅니다, 거친 벽돌도 오래된 나무기둥도 세월의 흔적을 담은 장독대도 만져 봅니다”

“작은 길 하나에도 지나는 사람을 위한 배려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문득 온세상에 감사할 것들로 가득해 보입니다, 혼잡한 도시에서 돌아보지 못했던 너부대 마을이 준 감사한 시간입니다”

“책방이 있는 골목과 너부대 마을 사이에는 제가 어릴 적 뛰놀던 골목이 있습니다, 열명도 넘는 아이들이 뛰놀던 골목, 다시 찾아가 보니 차 한 대 다니면 가득할 작은 골목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속 너부대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보다 큰 애뜻함이 남는 다정함을 가득 주던 골목골목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헤지고 금이 간 골목의 모습들을 보며 이렇게 오랜 시간 골목을 지켰구나, 삶의 터를 묵묵히 지탱해 왔구나 문득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내가 살 공간을 정성들여 직접 만들어가던 오래전 너부대 마을의 사람들 모습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라는 모 시인의 글이 생각나는 길. 물감으로 붓으로 그리다 보니 조금 가까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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