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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 ‘삶을 낭독하다’

  • 기자명 시민필진 김정옥
  • 승인 : 2022.11.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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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는 40~60세 지역 신중년들이 은퇴 전후 이모작 준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2의 인생 설계 및 안정적인 일자리 발굴과 취업 역량 강화 등 새 출발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평생학습원의 신중년 인생 다(多)모작학교를 찾았다. 
필자는 ‘신중년 낭독연극 시민 배우 모집’이라는 홍보물이 평생학습원 앞에 걸린 것을 본 순간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슴으로 ‘훅’하고 들어왔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단 10회 동안 ▲낭독 연극 대본 만들기 ▲연극적 기법 ▲표현학습 ▲낭독 연극 발표로 짜인 핵심 프로그램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듯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신청도 못 해 보고 수업 8회째 참가자들의 활동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낭독 연극이란 등장인물을 나누어 대본을 연기하듯이 읽으며 연극을 하는 희곡이다.

신중년 인생 다(多)모작학교의 학습자는 총 14명이다.

수업방식은 연극이 무엇인지 개념을 파악하고 연극을 놀이로 접근했다.

대본은 학습자들이 만들었다.

처음에는 우리의 이야기로 대본을 만들어서 연극 한다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기존에 있는 대본으로 재미있게 기법만 배워서 하고 싶었다.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고개를 갸웃하게 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중압감으로 그만둔 학습자도 생겼다.

강사는 자녀 남편 이야기는 빼고 나만 생각하라고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미처 못했던 가슴속의 말만 하라고 했다.

우리가 주인공이다.

학습자들은 만남을 계속하면서 사진도 가져와 자기를 소개하고 서로 조금씩 가까워졌다.

친해지니까 남아서 차 한잔하게 되고 이때 자유롭게 했던 말들이 지난주에 ‘영희의 일기’와 ‘그녀들의 수다’로 2권의 대본이 완성됐다.

‘영희의 일기’는 다섯 명의 학습자가 20대부터 60대까지 그 시절마다 일어났던 자신들의 고민을 엮었는데 마치 한 사람의 인생처럼 이어졌다.

‘그녀들의 수다’는 현재 찜질방에서 아홉 명의 여자들이 만나 계란 까먹으면서 주고받은 소소한 이야기다.

학습자들은 대본에 상당히 흡족했다. 내용도 꽤 괜찮았다.

직장인이거나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들로 비전문가들이지만 자기가 말한 대사를 자기가 말하니까 자연스럽다.

남이 만든 대본으로 연극을 하려면 그 역할을 연구하고 작가의 의도에 맞춰 연기해야 하는데 자신이 한 말을 자신이 하는 것이니 평소에 말하듯이 하니 당시 상황도 떠오르고 더 좋은 생각이 났다. 

 

 

이날 강의 시간이 되자 학습자가 한 명 한 명씩 강의실로 들어왔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을 누르고 표준어로 낭독하려니 힘들었다는 유희경 씨는 “저, 그냥 사투리로 말하면 안 될까요?”라고 제안하자 강사는 “좋습니다.

방송에서 사투리를 꺼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니죠“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영희의 일기’와 ‘그녀들의 수다’는 두 팀으로 나눠 각 다른 강의실에서 연습하고 끝나면 다시 모여 마무리를 한다.

 

 

‘그녀들의 수다’팀은 책상을 사각으로 정리한 후 강사는 노트북을 펴고 자리에 앉았다. 낭독이 시작되었다.

흐름이 어색한 대사는 서로 의논하며 수정 보완했다. 대본을 보고 낭독하는 것이라 자칫 책 읽는 것처럼 되기 쉽다. 일상 대화하듯 대사가 끊어지지 않게 강사는 각자 역할이 올 때마다 사인을 넣는가 하면 두 손은 오케스트라 연주 지휘하듯 열정적이다.

학습자는 어느덧 노련한 배우가 되어 맛깔나게 극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악기에 맞춰 부르는 합창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유희경 씨의 사투리는 극을 더욱 실감이 나게 살렸고 재미를 더 했다.

 

 

직장에서 2시에 조퇴하고 왔다는 천혜주 씨는 “이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오길 잘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단지 연극기법만 얻은 것이 아니다.

은퇴 후의 삶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행복해야 하고 열정 있을 때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배웠다.

연극은 자기 치유도 될 수 있고 남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멋진 분야다. 주변에는 연극에 관해 관심 있는 분들이 많다. 이번 프로그램이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연극 관련해서 광명시에 심도 있는 강습을 제안하고 활동도 하고 싶다. ‘신중년 삶을 낭독하다’는 내 삶에 있어 가능성을 보게 된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신중년 창작 낭독 연극발표회는 
2022년 11월 11일(금) 오후 4시~5시, 광명시평생학습원 1층 강당에서 연다.


*글 : 김정옥 시민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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