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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광명에 '피켓맨' 떴다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01.19 11:57
  • 수정 : 2012.09.19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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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맨 김종근 팀장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나의 길, 나의 삶, 그리고 끝없는 도전! 탐험가 허영호를 아십니까? 세계 최초 7대륙 최고봉 등정! 도전의 끈을 놓지 않는 강한 사내, 허영호의 강의를 놓치지 마세요!”

광명에 '피켓맨’이 나타났다. 매달 한번 꼴로 두 손에 피켓을 들고 광명시청 부서를 돌아다니는 김종근 인재양성팀장. 매달 직원 대상 강의가 있는 날이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강의를 '예보'하는 김팀장을 시청 직원들은 언제부터인가 ‘피켓맨’으로 부른다. 보기만 해도 유쾌한 홍보맨이다.  

피켓 맨의 홍보 멘트를 킥킥거리며 듣던 직원들의 발길은 어느새 ‘광명희망포럼’ 강연회장으로 향한다. “팀장님이 ‘몸으로 뛰는 홍보’를 하는 걸 보면 강연 내용이 기대도 되고, 미안해서라도 안 갈 수가 없다”는 게 직원들의 이야기다.  
   
“유명한 강사 모셔다가 멋진 강의를 듣는 기회인데, 직원들이 많이 참석해야죠. 그래서 고민 끝에 낸 아이디어가 피켓입니다. 마음 같아선 현수막으로 러닝셔츠 만들어 입고, 머리띠에 글자 새겨 홍보하려다 너무 야할 것 같아 피켓으로 대신했어요(웃음).”

오한숙희, 허영호… 김팀장 퍼포먼스에 감탄

김종근 팀장의 독특한 퍼포먼스에 끌려 ‘와보기를 잘했다’고 공감하는 게 바로 광명희망포럼이다. 광명희망포럼은 지난해 광명시 자치행정과 인재양성팀에서 매달 1회 야심 차게 진행해온 직원 대상 강연 프로젝트다. 오한숙희, 허영호, 홍혜걸, 암도스님, 김영식…. 내로라하는 유명 강사도 강사지만, 강의 전에 풀어놓는 직원들의 장기자랑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됐다.

“제가 층층이 부서마다 빼놓지 않고 돌아다닌 게 ‘약발’을 받긴 조금 받는 것 같아요. 성의를 봐서라도 참석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허허~ 그런데 여기에 또 문제가 생겼어요. 강사가 강의하기 전에 교육생이 미리 와서 기다리는 것이 학생의 도리일 텐데, 시간에 맞춰 오는 사람이 대다수. 이거 정말 큰일 났더라고요. 그래서 개발한 것이 강의시작 전 10분간 우리 직원의 장기자랑 무대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래서 특별활동무대에 출연할 ‘귀인’을 섭외했으며, 그 결과 공연장에 찾아온 제1회 무대가 그렇게 멋있고 아름다운 성악일 줄이야!  2회 색소폰 연주, 3회 단소 연주, 4회 우쿨렐레 연주도 모두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어요.”

김팀장 메모이렇게 준비한 ‘특별한 무대’ 전후로 김종근 팀장이 맛깔스럽게 풀어놓는 강사 안내 멘트는 무성영화시대 변사를 방불케 한다. 특유의 저음으로 리듬 있게 이어가는 김팀장의 유머에 강사들도 배꼽을 잡는다. 지난해 6월 행복포럼 강단에 섰던 송길원 행복발전소 대표는 “안내 멘트가 아주 인상적이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겠다”고 강의 서두를 열기도 했다.    

강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도 철저하다. 지난해 5월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가 ‘성희롱 및 성교육 예방 교육’을 주제로 강의하러 왔을 때는 강의 전에 청중들에게 인터넷과 책에서 발췌한 자료를 짜임새 있게 만들어 보여줬다. 오한숙희 씨는 무대에 서자마자 “수많은 관공서를 다녔지만 이렇게 막간을 이용해 담당부서에서 강의 관련 정보를 미리 준 적이 없었다”며 감탄했다.  

김종근 팀장이 이끄는 광명시 인재양성팀이 지난해 희망포럼 운영을 비롯해 교육훈련 컨설팅, 직급별 역량강화 교육 분야 등에서 쌓은 성과는 외부 수상으로 이어졌다.

잊지 못할 '1박 2일' 선물

광명시는 지난해 10월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1년 인적자원 개발 우수기관(Best HRD)’ 인증을 받았다. 인재개발 우수기관 인증제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인재의 능력을 꾸준히 길러준 성과가 뛰어난 기관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재양성팀은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 ‘가슴이 뜨거운 교육’으로도 광명시 직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광명 365행정서비스 교육’이 그것이다.

광명시 직원 600여 명을 10기로 나눠 평생 잊지 못할 ‘1박2일’을 선물한 것이다. 교육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1박2일 동안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웃다보니 광명시의 5대 핵심가치와 인재상이 머리 속에 쏙쏙! 우리 광명시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저절로 강해졌다. 교육이라면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내년에 또 받고 싶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사회 첫 발은 인쇄소, 온도계 공장 거쳐 공직으로

언제나 웃는 얼굴로 별 어려움 없이 살아온 것 같은 김종근 팀장. 하지만, 그는 지난 87년 광명시 공무원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인쇄공장, 온도계 공장에 다녔으며, 광명시에 오기 직전에는 교도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고교를 졸업하던 해인 1977년에 바로 입사한 곳이 인쇄공장입니다. 고무 롤러 수십 개가 달린 큰 윤전기에 인쇄할 판을 색깔별로 걸고 인쇄를 했는데, 그 당시에는 어느 한쪽에 잉크가 진하게 나오면 스펀지에 물을 묻혀 그 부분에 떨어트려 잉크 농도를 낮춰 주었습니다. 그런데 스펀지 잉크를 떨어트리다 아차 하는 순간에 스펀지가 회전하는 롤러에 말려들어가면서 사람 손까지 같이 딸려 들어가는 것입니다. 아찔하죠. 그 순간에 손가락이, 어느 사람은 손바닥까지 납작하게 됩니다. 손가락이 잘리면 접합수술을 하면 되지만, 이렇게 종이 한 장 들어갈 틈이 거의 없는 롤러와 롤러 사이에 손이 끼게 되면 모든 혈관과 신경이 다 뭉개져서 사라지게 되지요. 결국은 잘라야 되는 것입니다. 눈앞에서 이런 장면을 보니 더 이상 그곳에서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다음으로 취직한 곳은 맹독성 수은을 취급하는 온도계 공장. 이곳에서 김팀장은 라디오를 위안 삼아 힘든 노동을 견뎠다.

“수은온도계를 만들기 위해 구멍이 송송 뚫린 싸구려 마스크를 쓰고, 가스 불에 수은을 가열하여 코앞에서 온도계에 주입하는 작업을 했어요. 당시 사장님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먼지와 나쁜 독을 제거할 수 있다며 일주일에 한번은 꼭 돼지고기를 사 주셨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라디오(음악)를 듣는 게 낙이었지요.”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김팀장의 18번이 됐다.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와 <베사메 무쵸>. 사회자로 자주 발탁되는 김 팀장이 이 로맨틱한 노래를 부르면 어느새 좌중의 분위기가 눈 녹듯 부드러워진다.    

'짱구박수'의 내력을 아시나요?

김종근 팀장의 짱구박수 김팀장의 부친은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가 몸을 많이 다쳐 해방 후 돌아오신 분이다.  가족이 먹고 사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 수밖에. 하지만, 김 팀장은 자신의 배고팠던 가족사까지 유머로 승화하는 해학을 보여준다.

“제 머리통을 보세요. 태어날 당시 먹을 게 없어 죽다가 겨우 살아나다시피 하여 지금 보시면 머리통이 아주 작고, 이리 비뚤 저리 비뚤 많이 비뚤어져 있습니다. 앞짱구 뒤짱구라고 하여 놀림도 많이 받았고, 그로 인해 열등감에 시달려 왔습니다.”

멘트를 비장하게 끝마치는가 싶더니 엉뚱하게도 김팀장은 사람들에게 ‘짱구 박수’를 주문한다. 몸을 좌우로 비틀면서 ‘울퉁 짜~악, 불퉁 짜~악, 울퉁불퉁 짜~악~짝’ 외치며 개구리처럼 팔짝팔짝 뛰는 김팀장을 따라 박수를 치다보면 웃음소리가 반, 박수소리가 반이다.

온도계 공장을 거쳐 김종근 팀장은 1985년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교도관(간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곳도 만만치 않았다. 재소자들이 죽으려고 못을 집어 먹는다든가, 점심 먹고 일터로 돌아와 갑작스레 벽돌을 집어 앞에 사람 머리를 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광명시 공무원으로 온 때가 1987년. 오랫동안 찾았던 천직을 발견한 것이다. “광명시야말로 평생 다녀본 직장 중 가장 좋은 직장”이라고 김팀장은 말한다.

"울 팀장님은 분위기 메이커"

광명시에서 일한 지 벌써 26년째. 김종근 팀장은 광명시 직원들 사이에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팀원 생일에는 손수 제작비를 들여 만든 플래카드에 생일 축하 문구를 넣어 ‘행복한 탄생 축하 기념식’을 치르는 걸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3월 생일에 기념식을 치른 오하정(39) 인재양성팀 주무관은 “기념식을 하는 음식점에 가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뜻밖의 파티라서 깜짝 놀랐다. 내 생애 최고의 생일 파티였다"고 말한다. 김팀장에 대해 “평소에 얌전하고 조용해 보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치고 솔선수범하는 최고의 팀장”이라고 추켜세운다.

김종근 팀장의 유머와 아이디어는 거저 생긴 게 아니다. 김 팀장은 평소 양복 속주머니와 지갑이 두툼할 정도로 ‘유머 메모지’를 잔뜩 넣어 갖고 다닌다(사진 두번째). 언제 어디서고 써먹을 수 있는 유머를 깨알같이 쓴 종이뭉치다. 몸의 일부처럼 간직하고 다녀서 너덜너덜 헤진 종이를 보면 누구나 그의 유머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평소 유머와 자기개발 관련서를 자주 사보고, ‘펀 fun’이나 ‘유머’ 폴더에 차곡차곡 정리해 넣는다.

김종근 팀장은 자신의 카카오톡 소개 글에 ‘생각만 하여도 좋다’는 글을 적어놓았다. ‘좋은 생각은 생각만 해도 푸근해지고, 주변을 살찌게 한다’는 신념을 담은 글이다. 공무원으로서 내가 먼저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생각이 동료에게 전달되고, 시민들에게 저절로 좋은 가치가 전달된다는 논리다.

어떤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실천하지 않다보면 생각조차 막힐 수 있다. ‘아이디어 뱅크’ 김종근 팀장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긴다. 피켓맨, 변사, 별종…. 그는 왜 튀는 말과 행동을 하는 걸까? “소통하기 위해서”란다. 왜 소통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종근 팀장은 “소통을 통해 가치를 같이 창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통이 화두인 시대에 귀 기울일 말이다.


공무원이 먼저 변하자! ‘광명365서비스교육’ 이렇게 했어요

356 교육 참가생 


광명시에서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2월 27일까지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있는 오션빌연수원에서 7급 이하 및 기능직 공직자 600여 명을 10기로 나눠 1박2일 동안 ‘광명365서비스교육’을 실시했다(위 사진).

이 교육은 광명시 공무원 5대 핵심가치(시민중심, 장인정신, 열정, 변화, 협력)와 5대 인재상(생각하는 광명인, 행동하는 광명인, 사랑하는 광명인, 함께하는 광명인, 미래지향 광명인)을 키워드로 삼았다.

교육의 목적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자신을 사랑하며, 동료와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시민을 향해 나아가자는 것이다.

교육과정은 나를 알고, 동료를 알고, 광명시를 알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시대별로 광명시와 자신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나? 앞으로 광명시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또 새롭고 창의적인 시책을 어떻게 시민에게 홍보할 것인가? 주제별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포스터를 그려서 팀별로 발표하니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졌다(아래 사진).

또한 부시장, 국장 등 리더와 터놓고 소통하면서 ‘시민고객’의 가치를 공유하며, 행정서비스를 개선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장자의 소통철학에 따르면 소통의 3단계는 ①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기 ②다른 사람의 니즈(필요)에 맞는 소통하기 ③소통을 통한 내 자신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광명365서비스교육은 공무원부터 변화시키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교육을 진행한 김종근 인재양성팀장은 “시민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꼭 필요한 소통의 지혜를 배우는 기회를 앞으로 더욱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시 직원들의 아이디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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