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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스트레스, 실내 암벽 등반으로 ‘훌훌’
학업 스트레스, 실내 암벽 등반으로 ‘훌훌’
  •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2012.05.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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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 운산고 클라이밍 수업
클라이밍 홀더


교내 체육관에 인공 암벽장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체육시간에 스포츠 클라이밍을 가르치고, 심신 수련을 위한 요가가 정식 수업시간에 편성돼 있다니, 참으로 독특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신했다. 과연 광명시 관내 유일의 혁신 고등학교답다. 그곳은 바로 광명시 소하동 신축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자리한 운산고등학교. 경기도 지정 혁신학교로, 지난해 개교한 신생 학교다. 현재 1·2학년 약 670명이 재학 중이고, 아직 3학년 교실은 비어있는 상태다.

운산고는 광명시 혁신교육지구 사업 중 고교 교육과정 특성화사업으로 스포츠 클라이밍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이 학교 박병윤 체육교사가 직접 지도자로 나서, 동아리 뿐만 아니라, 체육수업시간에도 스포츠 클라이밍을 지도한다. 이 같은 수업은 취미생활이나 여가활동에 활용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수행평가로까지 이어져, 내신 성적과 생활기록부 등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처음 예산 5천만원을 지원받아 체육과목 특성화 일환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을 도입했다. 사실 박 교사는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 의정부에서 근무하면서 이미 스포츠 클라이밍을 수업에 접목한 경험이 있다.


클라이밍 장면대학시절부터 암벽등반과 등산을 즐겨온 박 교사로서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그 재미와 장점을 매우 잘 알기에 어떻게든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박 교사는 “의정부에서는 6~7평의 학교 창고를 개조해 인공 암벽장을 만들고 학생들과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이 큰 흥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도전의식과 성취감을 자극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며 스포츠 클라이밍 수업을 도입한 동기를 설명했다.

박 교사가 지난해 운산고에 부임한 후 알게 된 혁신교육지구 사업 공모와 넉넉한 예산 지원에 대한 소식은 그의 수업 욕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학생은 물론, 교사와 지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로서 인공 암벽장을 갖춰, 제대로 수업을 해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예산을 지원 받은 운산고는 박 교사의 주도 하에 여름방학 내내 학교 체육관에 부랴부랴 인공 암벽장을 만들었다. 너비 20m, 높이 3~10m의 각도가 모두 다른 클라이밍 벽 3곳을 설치했다.
인공암벽장
박 교사는 2학기부터 1주일에 2번씩 체육교과 수업시간에 1학년 전 교생을 대상을 스포츠 클라이밍 수업을 시작했다. 실기 수업에 앞서, 등산을 할 때 보행법과 등산 예절을 비롯, 지도를 보는 방법, 응급 처치법, 암벽 등반 때 매듭법, 하강법, 장비 사용법 등 등산과 암벽등반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수업이 이뤄졌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도 적극 활용했다. 2학기 총 20시간을 스포츠 클라이밍을 위한 순발력과 근 지구력 등 기초체력 향상부터, 운동 방법, 테크닉 등을 지도하는 데 할애했다. 인공암벽에는 인공 손잡인 홀드가 박혀 있는데, 박 교사는 홀드의 조합에 따라 난이도와 수준을 달리해 가며, 수업을 진행했다.

클라이밍 수업하는 학생그는 “로또 복권이 여러 숫자의 조합으로 다양한 당첨 번호를 만들어 내듯이 암벽장의 홀드를 어떻게 지정해서 잡거나 딛고 올라가느냐에 따라, 다양한 등반코스가 연출 된다”며 “자연암벽장과 흡사하게 하기 위해서는 홀드의 모양이나 개수가 좀 더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아이들은 팀을 나눠 게임을 하는 방법으로 실력을 겨루기도 하고, 수행평가를 클라이밍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수행평가는 2개 종목으로 나눠 이뤄졌다. 30개 이상의 홀드를 지정, 이를 잡고 이동하는 ‘난이도’는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으로, 떨어지지 않고 몇 번 홀드까지 이동했는가를 겨루는 것이다. 또 5~9개의 홀드로 구성된 5개의 코스를 문제로 내고, 이를 해결하는 종목인  ‘볼더링’은 정해진 홀드만을 잡고 순서대로 이동해 마지막 홀드를 두 손으로 잡으면 성공이다. 근력과 순발력이 관건인 ‘볼더링’은 누가 얼마나 더 많은 문제를 해결했느냐에 따라 성적을 매기게 된다. 시험을 떠나 함성 속에 완등 또는 실패로 희비가 엇갈리며, 체육관은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수업에 열중인 학생
아울러 스포츠클라이밍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학생들 10여명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구성해 1주일에 2~3번 방과 후 활동을 하는가 하면, 교사들도 1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박 교사로부터 등반 기술을 전수받아 학교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게 됐다.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은 인내력과 정신 집중력을 기르게 되고,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완등을 함으로써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게 됐다. 또 횡으로 또는 종으로 인공암벽을 오르내리다 보니, 평소 사용하지 않는 온 몸의 잔근육을 고루 이용하게 돼 유연성과 체력 향상이라는 덤도 얻게 됐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적절한 놀이문화가 없는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이 이런 모험 스포츠와 같은 건전한 여가활동을 통해 잠재된 욕구와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도록 하는 것은 큰 성과중 하나다. 이는 한 발 더 나아가 청소년 비행을 사전에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는 점에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학교 측은 평가하고 있다.

명상요가 수업운산고는 스포츠 클라이밍 수업을 좀 더 보완하기 위해 올해는 새롭게 요가수업을 추가했다. 외부 전문 강사가 초빙돼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 명상과 정신 수련 위주의 요가 수업을 1주일에 한 번씩 전 교생을 대상으로 시행중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집중과 인내심. 따라서 요가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모으는 훈련을 함으로써, 체육수업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학업능률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단 1학기에만 요가 수업을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으나, 학교측은 자체 만족도 평가 등을 통해 2학기에도 지속할 방침이다. 또 홀드와 야영 장비를 보완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스포츠 클라이밍 수업을 보다 다이내믹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름방학이나 토요 휴업일에 등산과 야영 등 보다 그 영역을 확대한 체육교과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운산고등학교는 이와 함께 앞으로 지역 주민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클라이밍스쿨, 방학 중 암벽 등반 체험캠프 운영 등을 추진하는 등 학교 시설물을 적극 개방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한 레포츠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글 : 홍선희 전문기고가/ 사진 : 광명시청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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