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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득 만남] 103세 노인 모시며 4대가 함께사는 백남운 씨 가족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05.08 15:46
  • 수정 : 2012.09.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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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득 만남> 103세 노인 모시며 4대가 함께사는 백남운 씨 가족
 
광명5동 백남운(67), 황영주(60) 씨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백 씨는 14년간 103세의 장모 이명순(103) 어르신을 극진히 모시고 살면서 주변 이웃들의 본보기가 돼 지난 1일 광명시 효행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까지 모두 4대에 걸쳐 8명의 대가족이 한 집에 모여 오손도손 살고 있는, 현대 가족사회에서 보기 드문 가정입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대가족 특유의 화목한 기운이 전해져왔습니다. 백남운 씨와 아내 황영주씨가 반갑게 맞이하는 뒤편으로는 손자 손녀들이 예의바르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합니다. 효행상 수상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네니 아무것도 아닌 일이 소문이 났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아이구, 사위가 장모 모시고 사는게 무슨 별일인가요? 저는 내세울 것도 없이 이렇게 소박하게 사는데 시장님이 효행상도 주시고 이렇게 집에도 와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정말로 고생하는 것은 우리 마누라하고 며느리죠.”

주저하는 아내 설득해 14년간 직접 장모 봉양
 
울산에서 자동차 정비와 중장비 운전을 하던 백 씨는 1997년 장모가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해지자 지체 없이 자신의 집에서 모시기 시작했습니다. 손아래 처남이 있었지만 딸과 함께 살기를 원했던 장모의 바람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입니다.
 
유일한 생계 수단인 승합차마저 팔아 치료비에 보탤 정도로 장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던 백 씨 내외는 맞벌이를 하는 아들 부부의 육아를 돕기 위해 2002년 광명시로 옮겨 오면서 장모와 잠시 떨어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녁마다 전화해 딸과 사위를 찾는 장모의 울음에 마음이 괴로웠던 백 씨는 장모를 다시 모시기로 결정했습니다. 혹시라도 남편과 아들 내외에게 부담이 될까 주저하던 아내 황영주 씨를 큰소리까지 내며 적극적으로 설득한 결과입니다.
 

“저는 안 모시려고 그랬어요. 남동생도 있고 그러니까 엄마한테도 아들 집에 계시라고 몇 번 그랬죠. 자식들한테도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그랬는데 저보다 더 친정엄마를 걱정하고 모시고 싶어하는 남편 생각을 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 때 엄마를 모시고 온 뒤부터는 늘 남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죠”
 
“그저 ‘부모 공경하라’는 성경 말씀 실천할 뿐”
 
병세가 좀 낫는가 싶던 장모는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아 아예 거동을 할 수 없게 됐고 고령으로 인해 청력도 거의 상실했습니다. 가끔씩 낮과 밤을 헷갈릴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지만 사위인 백 씨가 목욕을 시켜주거나 외출하고 돌아오며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사 오는 날에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백 씨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장모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살다가 행복한 미소와 함께 돌아가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른 건 없고 장모님 사시는 동안에는 마음 불편하지 않게 해드리려고 노력하는 것 뿐이죠. 누구한테도 부끄럽지 않게 성경에 있는 부모 공경하라는 말씀 잘 실천하고 살았다는 얘기 들을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세대간 장벽없는 배려와 예절 자체가 가정교육
 
3대 가족도 흔치 않은 요즘 시대에 백 씨 가족은 한 집에 4대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목회자의 길을 걷는 아들 경태(38) 씨와 유치원 교사인 며느리 이민혜(40) 씨, 손녀 예린·예원 양과 손자 하음 군까지 모두 8명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좁은 집에서 4대가 함께 살다보니 불편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가족 모두가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며 서로를 사랑으로 감싸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재롱은 어른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청량제가 되기도 합니다.
백 씨 가족은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을 거창하게 챙기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4대가 모여 하루하루를 어린이날처럼, 매일매일을 어버이날 처럼 살고 있으니 굳이 특정한 기념일을 챙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 며느리 이민혜씨의 설명입니다.

“엄마가 일을 하니까 같이 있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데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을 많이 받고 구김없이 자라는 것 같아서 엄마 입장에서는 좋죠. 가족사랑이라는 것이 뭔지 이제 아이들도 아는 것 같아요”

"4대가 함께 살면 가정교육은 저절로 이뤄집니다"

대가족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 자녀 교육입니다. 아이들을 잠시만 봐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김이 없고 표정이 밝습니다. 세대 간의 장벽 없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절이 그 자체로 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살며 예의범절을 몸에 익힌 손자 손녀들에 대한 이웃들의 칭찬도 자자합니다.
 

“가정교육은 저절로 되는겁니다. 제가 우리 장모한테 하는 행동이나 아들, 며느리가 저한테 하는 행동을 손자, 손녀가 그대로 하는 걸 보면서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면 잘못된 행동을 할 일은 없구나 싶었습니다. 4대가 살면 이런 게 복인 것 같습니다”
 
요즘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로 사상이 퇴색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대가족의 구조 안에서는 가족의 기능만으로도 개개인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을 백남운 씨 가족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가정이 행복해야 나라가 편한 법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것 같습니다. 얼마 전 통계청 발표를 보니 올해부터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가족해체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백남운 씨 가족과의 만남이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광명시장으로서 광명시를 가족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다짐도 새삼 해보게 됩니다.


광명시장 양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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